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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먹다 연행되고, 관광하다 얻어맞고"

PD수첩 "심층취재- 봉쇄된 광장, 연행되는 인권" 편 2일밤 방영

등록|2009.06.02 16:17 수정|2009.06.02 16:56

▲ PD수첩은 2일 밤 11시 15분에 '심층취재 - 봉쇄된 광장, 연행되는 인권' 편을 방영한다. ⓒ MBC PD수첩 홈페이지 캡쳐




MBC <PD수첩>은 2일 밤 11시 15분에 이명박 정부와 경찰이 보여주는 집회와 시위에 대한 강경 대응의 문제점을 파헤친다.

이날 방송될 예정인 "심층취재 - 봉쇄된 광장, 연행되는 인권" 편에서는 최근 벌어진 촛불집회를 비롯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당시 보여준 경찰의 과도한 대응 사례를 짚어볼 예정이다.

▲ 지난 5월2일 서울광장에서 경찰들이 한시민을 강제 연행해 가고 있다. ⓒ 최윤석




지난 5월 2일, 경찰은 서울광장을 비롯해 청계광장과 서울역 등 서울시내 곳곳에 1만 명이 넘는 대규모 인력을 배치해 시민들의 촛불집회를 강제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일반 시민은 물론 일본인 관광객까지 구타하고 연행해 충격을 준 바 있다.

<PD수첩>제작진은 일본 현지 취재를 통해 당시 경찰에 강제 연행되었다가 풀려난 일본인 '요시이리 아키라' 씨의 말을 들었다.

일본인 '요시이리 아키라' 씨는 <PD수첩>과 한 인터뷰에서 "효도관광차 노모(老母)와 함께 한국에 와 5월 2일 명동 시내를 관광하던 중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에게 구타를 당했다"며 "당시 일본인이라 외쳤지만 소용없었다"고 제작진에게 밝혔다.

그가 한국 경찰에게 받았다며 제작진에게 보여준 '사건사고 사실 확인원'에는 한글로 그를 구타한 대상이 '불상자', 즉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으로 기록되어 있다. 제작진은 한국어를 모르는 그에게 불상자의 의미를 알려주자, 그가 크게 화를 내며 "나는 한국경찰에게 구타당했다고 진술했다"라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구타 후 한마디 사과 없는 한국경찰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며 "당시 함께 있던 예순이 넘은 노모는 그날 우리 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던 일반인들과 학생들이 구타당하고 연행되는 광경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 지난 5월2일 서울 명동인근에서 경찰관들이 한 시민을 강제 연행해 가고 있다. ⓒ 최윤석




또한 <PD수첩> 제작진은 "지난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 집회현장에서 연행된 인원은 총 221명으로 확인되었으며 연행자 중에는 촛불집회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다수 시민들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PD수첩>이 취재한 내용에 따르면 이 아무개씨는 5월 1일 시청광장 잔디밭에 앉아 계란을 먹던 중 연행되었으나, 경찰이 그에게 불법시위 증거로 제시한 채증 사진에는 시위 장면이 아닌 연행 당시 장면 뿐이었다. 또 유 아무개씨는 서울하이페스티벌 개막식 구경을 왔다가 "잠깐 일어서라"는 경찰의 말에 일어서는 순간 그 자리에서 연행됐으며, 경찰의 사전경고도 없었고 연행되는 이유도 몰랐다고 한다.

또 5월 2일 명동에서 여자 친구를 기다리다 연행된 이 아무개씨의 채증 사진 역시 연행 당시 항의하는 광경이 전부였다. 연행 다음날 수사관이 지하철 역무원과 통화해 그의 지하철 이용내역을 파악한 결과 명동에 도착한 지 10여 분 만에 연행된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경찰은 사실 확인 후 28시간, 연행 후 46시간이 지난 5월 4일 저녁 8시경이 되어서야 그를 풀어주었다.

또 "경찰이 브리핑을 통해 훈방조치됐다던 10대 소녀들도 취재 결과 48시간 유치장에 구금된 사실이 밝혀졌다"고 제작진은 덧붙였다.

<PD수첩> 제작진은 끝으로 "지난 5월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분향소를 찾기도 전에 경찰과 마주쳐야 했으며 서울시청을 비롯해 덕수궁 앞 대한문, 시청 인근 청계천은 지하철 통로까지 차단됐었으며 경찰은 심지어 다섯 살 난 꼬마 손에 들린 추모 촛불마저 불법집회로 간주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같은 정부와 경찰의 강경대응은 올해 들어 더욱 심해지는 추세"라며 "집회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 시민단체의 기자회견마저도 불법집회로 간주해 참석자들을 대량 연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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