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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도 매일 저녁 촛불 "국민들이 벌레처럼 산다"

등록|2009.06.03 09:48 수정|2009.06.03 09:48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지난 달 24일 저녁부터 부산 서면 일대에서는 매일 저녁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사진은 2일 저녁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시민 30여명이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는 모습. ⓒ 윤성효



"부산에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뒤 매일 저녁 촛불문화제 엽니다. 내일부터는 주변에 한 분씩 더 연락해서 같이 나옵시다. 지난해 6월 10일 서면에 수만명의 촛불이 모였는데, 오는 10일 다시 거대한 물결을 이루도록 합시다."


2일 저녁 7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부산에서 촛불문화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다음 날인 지난 달 24일 저녁부터 시작되었다.

'국민장' 기간에는 한때 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국민장 이후 줄어들었다. 2일 저녁에는 30여명이 촛불을 들고 있었다. 이들은 노 전 대통령이 즐겨 불렀던 노래 <상록수>를 부르기도 하고, 노 전 대통령 관련 영상과 서울 대한문 앞 분향소 철거 장면이 담긴 영상을 상영하기도 한다.

이날 촛불문화제 참가자는 학생부터 70대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40대 여성은 이날 자유발언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국민들이 우는 것은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안타까움도 있지만, 지금 우리 국민들이 벌레처럼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의 살길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으며, 수도 민영화 등 각종 민영화정책이 확산될 경우 더 힘들어진다"면서 "지난 1주일간 인터넷만 보았는데, 엊그제는 잠을 잔 뒤 오늘 나오기 전 사실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을 것이라 여겼지만, 그렇지 않다, 주변에 널리 알리자"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한 시민은 "지금까지 부산시민들은 선거 때마다 무조건 한나라당을 찍어 주었다"면서 "부산시민은 이제 각성할 때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촛불문화제 사회를 본 강지혜(부산대 4년)씨는 "지난해 6월 10일 촛불문화제 때는 서면에 수만명이 모였는데, 오는 10일에도 그렇게 모이도록 해야 한다"면서 "조중동과 이명박 대통령, 한나라당이 마음만 먹으면 되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강씨는 "지난 달 24일 저녁부터 부산에서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는데, 국민장이 지난 뒤 숫자가 많이 줄었다. 많은 시민들이 촛불문화제를 계속 하는지 모르고 있다"면서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안되고, 움직여야만 이명박 정부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김진성(27)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안타깝고, 그런 의미에서 촛불이라도 든다"면서 "이번 조문은 이명박정부에 대한 저항이며 민심표출의 성격도 있고, 답답한 세상에 저항하는 시민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곽종석(72)씨는 "매일 저녁 이곳에서 촛불문화제를 한다는 사실을 시민들이 많이 모르는데, 언론 보도도 하지 않아서 더 그렇다"면서 "많이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촛불문화제 옆 도로에는 경찰버스가 배치되어 있었지만,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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