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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나 봤나? 편백 숲속 노천탕

전남 장흥 억불산 우드랜드... 한옥, 황토흙집도

등록|2009.06.05 09:15 수정|2009.06.05 09:15

▲ 전남 장흥 억불산 우드랜드. 치유의 숲이다. ⓒ 이돈삼


반듯한 편백나무가 쭉-쭉- 뻗어있다. 그 기세가 하늘에 닿는다. 원시림이 따로 없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도 상큼하다. 한낮의 햇살은 벌써 초여름이지만 여기선 느낄 수가 없다.

편백나무 사이 길을 따라 한 발짝 한 발짝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온몸의 긴장이 풀린다. 복잡한 세상과 멀어져가는 느낌이다. 한번의 심호흡으로 일상의 찌든 때도 날아가는 것 같다.

숲 향기가 물씬 느껴진다. 부산한 건 다람쥐 뿐이다. 호젓하게 혼자 걷기에 제격이다.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걷는 맛도 좋겠다. 내 몸에서도 숲의 향기가 묻어나는 것만 같다. 온몸에서 활력이 솟는다.

▲ 억불산 편백나무 숲길. ⓒ 이돈삼


▲ 반듯하게 늘어선 우드랜드 편백나무. ⓒ 이돈삼


피톤치드(Phytoncide) 덕인가 보다. 살균력이 뛰어난 방향성 물질이 마음속까지 홀가분하게 해주는 것 같다. 피톤치드는 나무가 해충 같은 것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공기 중에 내뿜는 천연 항균물질이다.

모기 같은 해충도 찾아볼 수 없다. 한여름에도 모기장이나 모기약 없이도 편히 쉴 수 있다는 편백나무 숲이다. 파리도 찾기 힘들단다. 주변환경도 깔끔하다. 이 모든 게 천연의 항균물질 덕분이라고.

숲이 좋다는 건 다 아는 사실. 나무에서 뿜어내는 피톤치드가 더없이 사람에 이롭다는 것도 널리 알려진 얘기. 자연과 최대한 친하게 지내는 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도움이 된다던데. 새삼 그 말에 실감을 한다.

▲ 억불산 우드랜드 들어가는 길. ⓒ 이돈삼


▲ 숲속 물레방아. ⓒ 이돈삼


전라남도 장흥군 장흥읍 억불산 경사면에 있는 '우드랜드'. 오는 7월말 개장 예정으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지만 벌써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숲길을 거닐며 산림욕을 즐기려는 이들이다.

억불산 100㏊의 편백숲에는 숲길 산책로만 있는 게 아니다. 숲에서 하룻밤 묵을 수 있도록 통나무집도 있다. 한옥과 황토흙집도 있다. 편백나무 숲에 들어앉아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노천탕도 만들어져 있다.

나무에 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고, 나무가 우리 몸에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는 목재문화전시관도 있다. 생태건축과 목공건축을 아우르는 목공예 체험장도 들어서 있다. 숲속 전시관이고 체험관에 다름 아니다.

▲ 우드랜드에는 한옥도 있다. 편백나무 숲속에서 하룻밤 묵을 수 있는 집이다. ⓒ 이돈삼


▲ 우드랜드 내 목재문화 체험관. ⓒ 이돈삼


어느 숲인들 아름답지 않으랴. 어느 숲인들 사람에 이롭지 않으랴. 그러나 이곳은 격이 다르다. 한 마디로 '치유의 숲'이다. 아토피 같은 환경성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곳이다. 마음 수련과 심신 안정도 꾀한다. 숲의 풍광은 덤이다.

하루 중에서 가장 피톤치드 농도가 짙다는 오후 시간. 그것도 산림욕의 효과가 가장 크다는 봄 한낮의 우드랜드. 그리 길지 않는 시간이었지만 지친 몸이 금세 싱싱해진다. 고단하던 마음까지도 다독여 준다.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해찰했을 뿐인데…

▲ 편백나무 숲 정자에 앉아 산림욕을 즐기고 있는 아이들. ⓒ 이돈삼


▲ 편백나무 숲길. 숲의 향기가 물씬 묻어난다. ⓒ 이돈삼

덧붙이는 글 우드랜드는 전라남도 장흥군 장흥읍 억불산에 조성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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