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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20억 명 '보이지 않는 기아'로 괴롭힘 당해!!

개발원조 규모 확대??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먹을 것!!

등록|2009.06.05 15:23 수정|2009.06.05 15:23
리마의 칼람파, 상파울루의 파벨라, 마닐라 스모키마운틴의 지저분한 빈민가의 사람들은 양철을 엉성하게 이어 만든 허름한 집에서 남자, 여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산처럼 쌓인 쓰레기 더미에서 찾아낸 음식 찌꺼기로 연명한다.

이들은 때때로 충분한 열량과 음식을 섭취하기도 하지만, 만성적인 영양 결핍에 시달리고 있다. 이 영양 결핍-불균형은 때로 치명적인 질병을 야기하는데, 유엔은 이를 '보이지 않는 기아'라 부르고 지구상의 20억 명이 이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 한다. 현재 제3세계 122개국에서 전 세계 인구의 80%가 살고 있고, 이들 나라에 만연한 영양 결핍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말 그대로 떼죽음을 면키 어렵다 한다.

▲ 한국의 공적개발원조로 추진 중인 남부통근열차프로젝트로 철로변 빈민가가 이주대책없이 철거되고 있다. ⓒ 아시아NGO센터


영양 결핍으로 가장 흔하게 가장 널리 퍼져 있는 질병으로는 콰시오커, 빈혈, 구루병, 실명 등이 있다.

특히 '동생이 태어남에 따라 첫째 아이가 걸리는 질병'이라는 콰시오커(Kwashiorkor)는 아프리카나 인도 등 저개발 국가에서 만 1~1.5세 아이가 어머니가 다시 임신을 하거나 동생을 출산하게 되면 첫아이에 대한 모유 수유가 불가능해 대신 풀뿌리나 묽은 죽 등을 먹이게 되면서, 단백질 섭취가 매우 낮아지는 가운데 복부가 부플어오르고 머리카락이 붉은색으로 변하고 안색이 노래지고 치아가 빠지는 증세를 보인다.

여기에 감염, 기생충 감염 또는 곡류 곰팡이 등에 의한 독성물질에 노출되면 열량 필요량과 단백질 필요량은 더욱 증가하지만 영양 결핍으로 필요량을 충족시키지 못해 아이들은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에 처하게 된다.

충분한 양의 비타민A를 지속적으로 섭취하지 못할 경우 실명할 위험도 있고, 비타민D 결핍에 의한 구루병에 걸린 아이들은 뼈가 제대로 자라지 않고, 다리가 굽어 O자형이 된다. 빈혈은 혈관체제를 공격하며, 혈액순환(산소 운반)이 순조롭지 못하면 에너지 공급이 원활치 못해 집중력이 떨어지고 쉽게 피로해진다.

일례로 세계은행이 2006년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시조르다니와 가자지구에 사는 10세 미만의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의 15% 이상이 만성적인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고, 칸유네스, 라파, 베이트하눈 등지의 UNRWA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영양실조로 쓰러지거나 빈혈로 정신을 잃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고, 소아 영양 결핍의 결과 팔레스타인 영아 수천명은 돌이킬 수 없는 뇌손상을 입고 있다 한다.

이렇게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영양결핍으로 고통받는 이유는 농경지 파괴, 지하수층 유용 그리고 이스라엘 점령군의 인종분리장벽과 봉쇄, 보복공습과 전쟁위협 때문이다.

▲ 필리핀 아이들,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철도가 아니라 먹을 것이다. ⓒ 아시아NGO센터


배고파 움직이지도 못하는 이들에게 '낚싯대 쥐어주자'는 세계화 지상주의자

또한 혈액 형성시 반드시 필요한 철분이 부족하면 빈혈(적혈구 부족)을 일으키는데, 빈혈로 고생하는 전 세계 13억 명 중 약 8억 명 정도가 철분 부족으로 인한 빈혈을 앓고 있다.

남반구 국가에 사는 여성의 50%, 남성의 20%가 철분 부족에 의한 빈혈을 앓고 있고, 생후 6개월에서 24개월 사이의 영유아에게는 철분 섭취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49개국의 경우, 30%의 영유아가 철분 부족에 시달리다 뇌신경 세포 형성에 치명적인 손상을 초래해 평생 정신 장애로 고통받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해마다 약 60만 명의 여성이 임신 기간 중에 심각한 철분 부족으로 목숨을 잃기도 하고, 출산 중에 죽는 산모들의 20%는 철분 부족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사망한다 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실명하게 되는 가장 큰 요인인 비타민A의 부족으로, 4분마다 한 명씩 시력을 잃고 있다. 5세 미만의 어린이 4천만 명이 비타민A 결핍으로 고통받는데, 이 가운데 1300만 명이 해마다 시력을 잃고 있다 한다.

균형잡힌 신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오드 부족에 시달리는 인구도 남녀노소 구별 없이 10억 명이 넘는다 한다. 특히 모체의 요오드 부족은 태아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데, 지난 2006년의 경우 2천만 명의 신생아가 치료 불가능한 뇌 손상을 입고 태어났다 한다.

매일 음식을 통해 충분한 양의 비타민B를 섭취하지 못해 신경계통의 기능이 서서히 마비되는 각기병과 만성적인 비타민C 결핍으로 인한 괴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도 많다.

이렇게 영양 결핍으로 출산 중 사망하는 수십만 명의 산모들, 뇌를 비롯한 신경기관 장애를 안고 태어나는 수백만 명의 신생아들, 노동력을 상실하게 되는 수천만 명의 성인 남자들, 이 모두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개발원조'가 아니라 '먹을 것'이다.

영양 결핍은 특별한 기술적 지원이나 엄청난 경비를 지출하지 않고도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지구상에서 퇴치할 수 있다고 한다. 제3세계에서 소비되는 음식물에 서구 사회에서 통용되는 똑같은 처방을 적용하기만 하면 된다.

일례로 서구 유럽처럼 소금에 요오드를 첨가하는 방법이 있다. 이를 법제화 하면 철분 부족에 의한 빈혈은 막을 수 있단 말이다. '보이지 않는 기아'와 그에 따른 결핵-에이즈 등 질병으로 해마다 고통받는 수십억 명의 사람들을 해방시키는 데 일정액의 자금만 확보된다면 말이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 등 국제기구들은 영양 결핍을 뿌리 뽑기 위한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려 하지만 돈이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하지만 세계화 지상주의자들은 영양 결핍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제3세계 자원과 노동을 착취-약탈해 번 엄청난 부(돈)의 일부조차 내놓지 않는다. 그들은 '물고기가 아니라 낚시대를 쥐어줘야 한다'며 배고픈 이들을 기만-우롱한다.

▲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한국정부는 공적개발원조 규모를 늘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공적개발원조 규모를 늘려도 기아와 빈곤으로 고통받는 이들은 줄어들지 않는다. ⓒ 청와대


아세안 경제협력 강조한 한국정부는 이미 제3세계 약탈국가!!!

일례로 지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http://www.asean-roksummit2009.kr/)에서 한국정부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들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2015년까지 지난해의 두 배인 4억달러로 대폭 증액시켜 '녹색원조' '경제협력'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무상원조가 아닌 공적개발원조는 아세안 국가 특히 빈곤과 만성적인 영양결핍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많은 국가의 소수 지배층과 국익과 자원개발을 노리는 탐욕스런 한국정부-나쁜기업들만 살찌우는 데 이용되고 있는데, 그것을 늘리겠다는 소리를 자랑삼아 했다. 

그런데 지난 5월 24일 파이넨셜타임즈에 따르면, UN 산하 세계식량농업기구(FAO)와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영국 싱크탱크인 환경개발국제연구소(IIED)는 '토지 강탈 혹은 개발 기회?'란 보고서에서 아프리카 토지를 약탈해가는 상대 국가로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식식민주의' 국가라 비난한 바 있다.

고용창출과 사회간접자본(인프라) 건설 등 모호하고 강제력이 없는 약속만으로, 한국(기업)이 '보이지 않는 기아'로 고통받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광범위한 농지를 최소한의 지가만 지불하거나 아예 무상으로 토지를 약탈하고 있다고 말이다.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아세안 회원국인 필리핀의 경우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는 필리핀 건설-조선노동자들의 무덤으로, '경제협력' 떠벌리는 한국정부의 ODA로 개발중인 남북통근열차프로젝트로 사회기반시설 조차 없는 허허벌판으로 가난한 주민들을 강제퇴거해 수많은 이주민을 낳고 있고, 인도에서는 포스코가 현지 주민들의 인권을 침해해 국제적 지탄을 받은 바 있다. 미국의 침략전쟁으로 황폐화된 이라크를 재건하겠다고 미국의 세금이 투입된 프로젝트의 돈을 자이툰 장교들이 횡령-갈취하는 일들도 벌어진 바 있다.

다시 말해 '보이지 않는 기아'와 추악한 빈곤을 양산하는데 한국도 알게 모르게 일조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공적개발원조 규모만 늘리겠다고 하니, 밑빠진 독에 물붓는 격이다.

그래서 이명박정부의 신외교전략(아시아구상)과 이명박정권을 '중도실용'이라 추켜세워준 소설가 황석영의 몽골개발론은 지극히 위험하고 터무니 없는 발상이 아닐 수 없다. 허울뿐인 '경제-개발-성장-녹색'이란 이름의 삽질을 한국뿐만 아니라 가난한 이들의 나라에서도 벌이려 하기 때문이다.

▲ 이런 요란하고 알맹이 없는 정상회의 하는 비용으로 국제기구에 기부하는게 더 훌륭할 듯 싶다. ⓒ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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