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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없애야 말 된다 (219) 초인적

― '초인적인 힘을 발휘', '초인적인 노력' 다듬기

등록|2009.06.10 11:16 수정|2009.06.10 11:16
ㄱ. 초인적인 힘을 발휘

.. 때로는 평범한 인간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  《폴 콜먼/마용운 옮김-지구를 걸으며 나무를 심는 사람, 폴 콜먼》(그물코,2008) 123쪽

"평범(平凡)한 인간(人間)"은 "여느 사람"으로 손보고, '발휘(發揮)할'은 '보여줄'이나 '뽐낼'로 손봅니다. "있다는 것을"은 "있음을"로 다듬고, '실감(實感)할'은 '느낄'이나 '알'로 다듬어 줍니다.

 ┌ 초인적(超人的) : 보통 사람으로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난
 │   - 초인적 의지 / 초인적 힘을 발휘하다 / 초인적인 능력 /
 │     이 젊은 식물학자의 초인적인 노력과 치밀한 논리
 ├ 초인(超人) : 보통 사람으로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
 │
 ├ 초인적인 힘을
 │→ 어마어마한 힘을
 │→ 엄청난 힘을
 │→ 생각하지 못한 힘을
 │→ 놀라운 힘을
 │→ 대단한 힘을
 └ …

아기를 함께 낳고 보낸 첫 석 주를 돌아보면, 제 삶은 거의 제 몸을 다 바친 하루하루였습니다. 몸무게가 부쩍 줄어들 만큼 온힘을 쏟았고, 밥때를 챙길 수 없도록 모든 땀을 바쳤습니다. 그러나 그때 석 주 힘과 땀으로 끝이 아닙니다. 이제 첫 끈입니다. 앞으로 걸어갈 길이 깁니다. 아이하고 함께 살아간다는 일은, 제가 늙어서 눈을 감게 되는 날까지도 함께 걸어가는 길인 만큼, 이제는 더 힘을 내고 더 추스르면서 살아가야 할 길이라고 느낍니다.

 ┌ 초인적 의지 → 굳센 뜻 / 대단한 매무새
 ├ 초인적인 능력 → 사람 같지 않은 힘 / 놀라운 재주
 └ 초인적인 노력 → 뼈를 깎도록 애씀 /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애씀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합니다. 마음 굳게 먹어야 합니다. 마음 야무지게 먹어야 합니다. 어설픈 마음도 어리석은 마음도 어줍잖은 마음도 안 됩니다. 아니, 안 될 까닭이야 없을 테지만, 이런 모양으로는 살고 싶지 않아요.

 ┌ 여느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힘을 낼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 수수한 사람이 대단히 힘을 낼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 보잘것없던 사람이 생각지 못한 힘을 낼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 …

하루를 살아도 즐겁게 살고 싶은 만큼, 하루하루 제 힘을 다 내어서 신나게 부대끼고 싶습니다. 잠깐을 어울리더라도 즐겁게 어울리고 싶은 만큼, 늘 한결같이 모든 마음을 쏟으면서 어우러지고 싶습니다. 아이하고도, 옆지기하고도, 또 저 스스로하고도.

ㄴ. 초인적인 노력

.. 노랑가방은 또다시 무거워졌다. 내 어깨에 그걸 둘러메느라고 초인적인 노력을 해야 했다 ..  《리지아 누네스/길우경 옮김-노랑 가방》(민음사,1991) 69쪽

"노력(努力)을 해야"는 "애써야"나 "힘써야"로 손질합니다. "땀을 빼야"나 "힘을 내야"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 초인적인 노력을 해야 했다
 │
 │→ 어마어마하게 애써야 했다
 │→ 온힘을 다해야 했다
 │→ 젖먹던 힘을 내야 했다
 └ …

'초인'이란 여느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서 여느 사람이 내지 못하는 어마어마한 힘을 낼 수 있는 사람입니다. 여느 사람은 꿈꾸지 못하는 대단한 힘을 내기도 합니다. '초능력'이 있는 사람이 '초인'이라 할 텐데, '초능력'이란 다름아닌 '초 + 능력', 곧 '(여느 힘) + 뛰어넘음'이기에, "여느 힘을 넘는 놀라운 힘"입니다.

 ┌ 이를 악물어야 했다
 ├ 낑낑거려야 했다
 ├ 용을 써야 했다
 ├ 진땀을 빼야 했다
 └ …

한자로 짜여진 낱말을 차근차근 풀어내 보면, 말뜻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딱히 깊은 뜻이 담겨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아무것 아닌 한자말을 말 그대로 아무렇지 않게 씁니다. 어쩌면, 낱말뜻이 어떠한가를 제대로 안 살피며 쓴다 할 수 있고, 말짜임이 어떠한가를 곰곰이 안 돌아보며 쓴다 할 수 있습니다.

말뜻을 헤아렸다면, 서로서로 한결 살갑고 손쉽고 깨끔하며 아름다울 우리 말을 가꾸었을 테니까요. 말짜임을 돌아보았다면, 우리 모두 우리 터전을 곰곰이 되짚으면서 우리 삶과 생각과 말을 북돋우는 길이 어디에 있는가를 살피며 이끌었을 테니까요.

 ┌ 내 어깨에 그 가방을 둘러메느라고 죽는 줄 알았다
 ├ 내 어깨에 그 가방을 둘러메느라고 힘이 다 빠졌다
 ├ 내 어깨에 그 가방을 둘러메느라고 다리힘이 다 풀렸다
 └ …

먼저 우리 스스로 우리 삶을 볼 일입니다. 우리 삶을 보아야 우리 살아가는 모양새를 알게 되고, 우리 살아가는 모양새를 알아야, 지금 우리가 붙잡는 일과 놀이가 얼마나 우리한테 즐겁거나 도움이 되거나 아름다운가를 깨닫습니다. 이런 우리 삶자락을 깨달아야 비로소 우리가 어떤 말과 글로 우리 이웃과 식구와 동무와 어깨동무하고 있는가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둘레를 둘러보는 눈이 되어야 올바른 길을 가든 그냥저냥 대충대충 살든 마음을 다스립니다. 둘레를 둘러보는 눈이 되지 못하면, 그예 이도저도 아닌 세상 흐름에 휘둘리면서 우리 모든 삶을 내팽개치게 됩니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우리 말과 헌책방 이야기] http://hbooks.cyworld.com
[인천 골목길 사진 찍기] http://cafe.naver.com/ingol
[작은자전거 : 인천+부천+수원 자전거 사랑이] http://cafe.naver.com/inbu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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