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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아사히가 공개한 '김정운', 알고보니 한국인 카페지기

지난 2월 한 인터넷 카페지기가 올린 본인 사진으로 드러나

등록|2009.06.10 18:33 수정|2009.06.10 18:42

▲ 일본의 < TV아사히 >가 10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꼽히는 김정운이라며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나 사진 속 인물은 국내 인터넷 포털 사이트 카페의 한 카페지기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TV아사히 화면 캡쳐 사진. ⓒ



일본의 < TV아사히 >가 10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꼽히는 김정운이라며 공개한 사진은, 국내 인터넷 포털 사이트 카페의 한 카페지기 사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의 무속 관련 카페인 '산신각'에는, 지난 2월 22일 이 카페의 카페지기가 올린 김정일과 '김정운' 사진이 올라 있다.

▲ 인터넷 포털 다음의 산신각 카페에 오른 사진 ⓒ



이 사진은 'Re: 김정운 후계자 확정 김정일 후계자 사진입니다-도대체 궁금해서리~~~ㅎㅎㅎㅎ'라는 제목이 붙어 있으며,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운'의 사진이 나란히 올라가 있다. TV아사히가 '김정운'이라고 공개한 사진과 같은 사진이다.

하지만, 이 사진의 주인공은 김정운이 아니라, '산지기'라는 아이디를 쓰는 이 카페의 카페지기였다. 이 카페 '회원사진방'에는 지난해 6월 27일자로 '산지기'가 선글라스를 끼고 원두막에 걸터앉아 있는 사진이 올라 있다. 식사를 하는 중년 남녀 3명을 배경으로 한 이 사진이 이번에 문제가 된 사진의 원본사진인 것으로 보인다.

'산지기'가 지난 2월 22일에 김정일 위원장 사진과 나란히 올린 사진에는 '감축드립니다'(2월 22일)와  '형제같아요^&&^'(3월 16일)라는 댓글이 붙어있다. 카페 회원들은 이 사진의 주인공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 문제의 원본사진. ⓒ



TV아사히가 '김정운' 사진을 공개한 10일 오후에는 이 카페에 '김정일 후계자 김정운… 산지기님하고 엄청 닮았다…' 라는 글이 올라왔으며, '작년부터 카페에 나도는 사진이 왜… 김정운이라고 올라온지 모르겠소…'라는 댓글도 달렸다.

TV아사히는 이 사진을 '단독 입수'라고 공개하면서도, 출처나 사진 입수경위는 밝히지 않았다.

국가정보원이 김정운의 청년기 사진은 입수하지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국내 언론사들은 앞다퉈 이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다. 그러나 국내 언론 역시 확인 과정 없이 TV아사히를 인용하면서 대형 오보를 확산하는 데 일조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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