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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선언] 서울시립대 교수 37명(6월10일)

등록|2009.06.10 18:43 수정|2009.06.10 18:58
시국선언문 전문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는 국민들이 현재 느끼는 절망과 슬픔, 분노를 자각해야 한다. 국민들이 느끼는 슬픔과 분노는 이제 이명박 정부에 대한 총체적 불신으로 발전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민주공화국은 자신의 옳음을 공권력으로 관철시키려는 지도자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국론을 통합시키며 합의를 만들어내려는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 '명박산성'과 같은 소통의 부재와 일방적인 국정운영은 민주공화국의 헌정 질서를 파괴할 뿐이다.

지금 국민들은 현 정부와 이명박 대통령이 민주공화국의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 추진에 대한 의혹이 여전히 존재하며, 땅 부자 세금 감면과 부자 중심의 경제 정책으로 경제 위기 속에서 국민의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게다가 미디어법은 방송 장악 음모로 의심받고 있으며, 작년 촛불 시위자들에 대한 탄압뿐만 아니라 '서울광장'의 봉쇄로 국민의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심지어 PSI참여와 같은 국정에 대해서도 정치적 의혹을 보내고 있다. 전직 대통령의 죽음과 용산참사 또한 국민들은 이런 맥락 속에서 바라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는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그간의 국정 운영을 반성하고 국민 여론의 수렴과 야당의 협조 속에서 국민을 섬기는 새로운 국정 운영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만일 이런 새로운 국정 운영 기조의 변화 없이 이전과 마찬가지로 국민들을 길들이기의 대상으로 삼고 각종 법률들과 검․경찰력에 기초한 공권력으로 국민들의 입과 귀를 막는, '공포정치'를 수행한다면 미래는 파국밖에 없을 것이다. 이에 대학에서 진리를 탐구하는 서울시립대의 서명 교수들은 조국과 민족이 위험에 처한 상황을 더 이상 볼 수 없기에 '상아탑'을 벗어나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고 국민들의 뜻을 대신하여 '민주주의의 회복'을 촉구하고자 한다.

1. 이명박 대통령은 그동안의 일방적인 국정운영을 중단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민 주와 화합의 정치를 수행해야 한다.

1. 이명박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사과하고 검․경의 정치적 독립 성을 보장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1. 현 정부와 한나라당은 방송과 언론을 장악하려는 미디어법에 대한 강행 처리를 중단하고 '언론의 자유'를 전면적으로 보장하는 개혁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1. 이명박 정부는 남북 대결을 조장하는 정책들을 중단하고 북핵 문제와 개성공단 의 문제를 포함하여 긴장완화에 기여하는 정치․외교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1. 이명박 정부는 소수 부유층 위주의 경제정책을 중단하고 국민 전체를 위한 경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후퇴와 극단적인 대립을 우려하는
서울시립대 서명 교수 일동

강철규, 곽노완, 곽영권, 권석우, 김민호, 김승욱, 김연옥, 김주식, 김진형, 김태현, 박만엽, 박용찬, 박철수, 백광준, 서도식, 송석휘, 신동윤, 심이성, 양은석, 이근식, 이병덕, 이병혁, 이상일, 이성백, 이세정, 이승훈, 이익주, 이준영, 이중원, 이진원, 이현재, 이현정, 장사흠, 정병호, 정혜숙, 최진희, 홍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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