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읍초가집.. ⓒ 정현순
하여 다음부터는 그런 것에 눈길도 안주기로 맹세를 한 것이다. 그런데 나도 그곳에서 주는 식품을 먹어보고 안 사면 미안할 것같기에 아예 그곳을 나와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한번의 쓰라린 경험은 허당이 아니었다. 잠시 후 친구들은 양손에 잔뜩 사들고 나온다.
▲ ..보수 된 성읍 고평오가옥.. ⓒ 정현순
▲ .성읍마을에 있는 부엌.. ⓒ 정현순
요즘은 빌딩, 아파트, 연립주택, 빌라주택 등 콘크리트로 만든 건축물은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가끔은 예전에 많이 살던 초가집이 그리워질 때도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 포선면 성읍리에 가니깐 그런 그리움이 해결이 되었다. 무언가 정겨운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제주도 성읍민속마을 대문에는 커다란 나무가 세 개가 걸쳐 있었다. 한 개 걸쳐 있을 때는 주인이 집에 있다는 것이고, 두 개는 이웃집에 마실간 것이고, 세 개는 멀리 가서 집에 없으니 그 집에 들어오지 말라는 뜻이란다. 성읍민속마을의 봉사자가 제주도의 특색을 설명해 준다 . 우리가 흔히 똥돼지(흑돼지)라고 하는 것에 대한 설명이 시작되었다. 흑돼지를 키우게 된이유는 뱀이 많아서이고, 흑돼지는 뱀을 무서워 하지 않고, 독이 번지지 않아서라고 한다.
▲ 흑돼지들.. ⓒ 정현순
▲ .애기구덕(갓난 아기를 눕혀 놓는곳).. ⓒ 정현순
▲ .물허벅(물동이).. ⓒ 정현순
아기를 키우던 애기구덕은 억새풀을 많이 깔아 푹신하게 만든 다음 아기를 그곳에 눕혀 키운다고 한다. 자신도 그곳에서 자랐고 지금도 그것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물허벅(물동이)과 물구덕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주었다. 그 물허벅은 여자만 지는 것이라 강조했다. 남자가 지면 안 되는 경우는 지금 사는 아내와 이혼한다는 뜻이 있다는 것도 말해 주었다. 현재는 남자들이 많이 변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예전의 풍습대로 생활하는 남자가 많아 젊은 부부들은 이혼율이 많다고 한다. 우리들은 도저히 알아 들을 수 없는 제주도 사투리를 섞어 말을 해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어쩜 같은 대한민국에 살고 있으면서 말이 이렇게도 다를 수가 있는지. 이럴 땐 우리나라도 넓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가 가르쳐 준 제주도 사투리는 큰딸은 큰 년, 둘째는 셋년, 세째 딸은 조금년(말젯년)이라고 한다. 큰아들은 큰놈, 둘째는 셋놈, 세째는 말젯놈이라고 한다. 외동딸은 좋고 크다는 뜻으로 조 큰 년, 외동아들은 조큰놈, 비바리는 쳐녀, 냉바리는 시집간 색시, 좀녀는 해녀 등을 가르쳐 주었다. "얼른 들으면 욕같지만 욕은 정말 아닙니다" 라고 말한다.
▲ 낮은 담, 바나나나무가 있는 뒷마당.. ⓒ 정현순
잊혀지고 사라지는 초가집과 그 시절의 생활분위기는 차분하고 평화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바람이 많이 불어 집집마다 돌담을 만들어 놓았고 그 돌담 위에는 초록의 이파리들이 가리워져 상큼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 돌하르방.. ⓒ 정현순
덧붙이는 글
5월11일~13일까지 제주도 갔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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