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환경농업', 이어갑니다"
참여정부 인사, 자원봉사자, 봉하마을 주민 등 100여 명, 오리 방사 행사 열어
▲ 유시민 전 장관과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등이 14일 오전 봉하마을 들판에서 오리를 방사하는 행사를 했다. ⓒ 사람사는세상
▲ 유시민 전 장관과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등이 봉하마을 들판에 오리를 방사하고 있다. ⓒ 사람사는세상
김해 봉하마을 들판에 1년 만에 다시 오리가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참여정부 인사와 마을주민, 자원봉사자 등 100여 명은 14일 오전 모내기를 끝낸 논에 오리를 풀어 넣는 행사를 했다.
1년 전 이 날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을주민과 함께 오리 입식 행사를 연 날이다. 지난해 봄 경남 일대에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병해 오리 입식 여부가 불투명했는데 다행히 AI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2008년 6월 14일 오리를 봉하마을 들판에 풀어놓았던 것.
이날 하루 동안 참가자들은 2만4000여 평(약 8만㎡) 논에 오리 2000마리를 방사했다. 오는 17일에 나머지 1600마리의 오리를 1만9000여 평(약6만2천㎡)의 논에 풀어 넣을 예정이다.
이날 방사된 오리는 앞으로 두 달 가량 마을 들판에서 잡초와 물바구미 등을 먹으며 제초와 살충작업을 담당하게 된다. 또 오리 배설물은 자연 비료로 활용된다. 이 오리는 이후 봉하마을 테마식당 등에서 오리 백숙이나 오리탕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올해 봉하마을의 친환경농법 규모는 지난해보다 10배 가량 늘어났다. 노 전 대통령이 주민들과 함께 처음으로 오리농법을 했던 지난해에는 시범으로 2만4000여 평(약 8만㎡)에 했다. 올해는 오리농법과 우렁이농법 등 친환경농법으로 짓는 벼농사 규모가 24만 평이다. 마을 주민 51명이 참여하고 있다.
▲ 유시민 전 장관과 이병완 전 비서실장,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등이 14일 봉하마을 들판에 오리를 방사하기 위해 들고 서 있다. ⓒ 사람사는세상
올해는 오리농법 4만3000여 평(약14만㎡), 우렁이농법 19만7000여 평(약65만㎡) 등 봉하들판 24만평(약80만㎡) 전체에 친환경농법으로 농사를 지어 약 500여 톤의 쌀 수확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오리농사를 지어 50여 톤의 쌀을 생산했다.
이병기 이장은 "봉하마을에서는 올해 일체 농약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며 "작년 겨울 마을에 건립한 미생물 배양센터에서 나오는 천연 생물약제만을 사용하여 무농약으로 벼농사를 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 참여정부 인사와 자원봉사자 등 100여명은 14일 봉하마을 들판에 오리를 방사하는 행사를 가졌다. ⓒ 사람사는세상
노 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웠던 이봉수(54)씨는 "이전에 청와대에서 만났더니 노 전 대통령은 농업을 개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하더라"면서 "친환경농업이 하나의 방법이라는 의견을 나누었다"고 말했다.
그는 "봉하마을은 인근 화포천에 홍수가 나면 침수되고, 1.5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공단에서 폐수가 흘러 올 수도 있어 친환경농업을 하기엔 적합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면서 "어느 곳보다 적합하지 않은 봉하에 친환경농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고인이 몸소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인이 귀향해서 하고자 했던 뜻을 참모진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들이 잘 알아서 해 친환경농업의 모범으로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충격과 피로 누적 등으로 병원에 입원했던 권양숙씨는 14일 퇴원했다. 권씨는 양산부산대병원에 입원한 지 1주일 만인 이날 오전 봉하마을 사저에 도착했다. 권씨는 지난 12일 봉화산 정토원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의 49재 중 삼재 때는 병원측의 만류로 참석하지 못했다.
▲ 참여정부 인사와 마을 주민들은 14일 봉하마을 들판에 오리를 방사했다. 노란색 구조물은 논 귀퉁이에 설치된 오리 집. ⓒ 사람사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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