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재단 전입금 100% 낸 사립고 화제
광주 보문고 매년 3억 원 납입... 광주 고교 76%는 전체 예산 1% 미만
▲ 지난 10년 동안 법정 재단 전입금의 100% 내온 광주 보문고. 이는 전체 예산 중 약 3%에 가깝다. 반면 금호그룹은 자신들이 세운 학교 재단 전입금으로 전체 예산 중 1%만을 납입했을 뿐이다. ⓒ 광주 보문고 제공
광주의 한 사립고등학교가 지난 10년 동안 법정 전입금을 100% 납입해 화제다. 법정 전입금은 학교 전체 예산 중 약 3%에 해당하며, 금액으로는 약 3억 원 안팎이다. 특히 광주지역 사립중고등학교의 76%가 전체 예산 중 재단이 부담해야 하는 법정 전입금을 1% 미만으로 내고 있는 상황에서 이 학교의 사례는 더욱 귀감이 되고 있다.
이 발표에 따르면 광주 광산구에 있는 보문고(교장 정승로)는 2009년도 예산에서 재단 전입금 2억1천만 원여를 확보해 광주시내 사립 중·고교 중 가장 높은 재단전입금 확보율을 기록했다.
보문고는 지난 2007년을 기준으로 한 전체 예산 중 재단전입금 비율에서도 98%를 기록해 광주지역 학교 중 가장 높았다. 특히 이 학교는 지난 10년간의 재단전입금 납입비율 역시 매년 100%를 유지해왔다.
보문고의 재단 전입금 납입율이 화제가 되고 있는 까닭은 금호그룹이나 송원그룹 등 지역 굴지의 그룹들이 운영하는 학교 자체 재단 전입금 비율이 형편없이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금호그룹은 자신들이 설립한 금호고에 2009년도 전체 예산 중 1%에 불과한 재단전입금을 납입하겠다고 밝혔다. 굴지의 건설회사를 거느린 송원재단 역시 자신들이 설립한 송원고에 학교 전체예산 중 단 0.1%만을 재단 전입금으로 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특수목적고로 전환신청을 한 대광여고도 2009년 재단전입금을 430만원만 확보해 전체예산 중 재단전입금 비율이 0.1%에 불과해 전교조 광주지부 등으로부터 자격미달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정승로 보문고 교장은 "원래 사립학교 법정 부담금은 내는 게 원칙인데 많은 학교들이 이를 어기고 무조건 정부에 기대기만 해서 문제"라며 "일부 사립학교들이 자신들이 해야할 의무는 방기한 채 권리만 주장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 교장은 "재단 전입금 100% 납입 등의 공로로 우리 학교는 사학기관 우수법인 표창을 여러 번 받았다"면서 "안정적인 재단의 지원을 바탕으로 외국어고 전환을 신청한 상태"라고 소개했다.
정 교장은 "내년 신학기에 강원외고와 울산외고가 문을 열면 전국 시·도중에서 외국어고등학교가 없는 곳은 유일하게 광주가 될 것"이라면서 "그동안 서울로, 부산으로 지역의 우수인재들이 모두 유출됐는데 광주에 외국어고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문고의 설립재단인 '보문학숙'의 한 관계자는 "우리 재단은 현재 약 200억 원의 재산을 학교운영을 위해 확보하고 있으며, 그동안 현금으로 투자해온 돈도 70억 원 이상이 된다"면서 "더 이상 사립학교를 사윤 챙기기의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건실하게 재정운영을 해온 지방 사립고등학교가 앞으로 지역사회의 기대에 어떻게 부응해갈 것인지 교육계 안팎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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