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자 발행한 '행복 원주' 제230호 12면에 게재된 문제의 만평. 비석 아래 제단 옆에 적힌 문양을 세로로 세워 자세히 살펴보면 '이명박 ○○○, 이명박 ○○○'이라고 적혀 있다. 해당 글이 좌우가 뒤바뀌어져 있고 제단을 가로질러 있어 세심히 보지 않으면 알아보기 힘들다. ⓒ 원주시청 '행복원주'
강원도 원주시에서 지난 1일자로 발행한 <원주 행복> 제230호 12면 만평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욕설을 담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라는 제목으로 그려진 만평을 보면 '호국영령'이라고 쓰인 비석 앞에 가족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이와같은 모습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호국영령'이라는 비석 아래를 자세히 보면 글자가 있는데 이를 세로로 보면 '이명박 XXX, 이명박 △△△'이라는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을 욕한 글자는 지난 17일 지역구 국회의원인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의 공식 블로그에 한 시민이 캡처 화면과 함께 공개하면서 알려지게 됐다고 <쿠키뉴스>는 보도했다. 원주시는 2주가 지났어도 이와 같은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던 것이다.
만평을 그린 최아무개씨와 인터뷰한 <강원일보>는 "시보에 실을 만한 내용이 아니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시사만화가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좋은 이야기만 한다면 시사만화의 생명력은 없는 것"이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만평을 본 누리꾼 반응은 뜨겁다. <경향신문> 누리꾼 '바람이고싶다'는 "시사만화가가 시국을 제대로 반영했네. 그 용기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냅니다"라고 했다. '신화동' 역시 "관보를 많이 맡아 진행하시다보면 답답할 때가 많았을 것"이라면서 "올바로 가지않는 국가정책과 대통령을 오히려 홍보해야 하는 입장이었을 것"이라면서 "시사만화가로서의 양심이라고 느껴진다"고 했다.
하지만 <야후> 누리꾼 'ds20910'은 "지난 좌파정권에서 임명되거나 계약된 수구좌파들이 각계각층에서 이렇게 왜곡 선전선동을 일삼고 있다"고 만평을 맹비난하면서 색깔론을 제시했다.
하지만 대부분 누리꾼들은 만평에 대해 호응하는 분위기였다. 'sunbinim625'는 "한나라당이 지난 정권 때 노무현 대통령을 대놓고 욕했던 동영상에 비하면" 비난 강도가 약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사만평이 아니라 기초자치단체에서 발행되는 시정홍보지 만평이 대통령을 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자세히 살피지 못하고 발행한 원주시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을 욕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만평을 그린 화가가 매도 당하거나 처벌받는 일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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