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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우리 정부의 바람직한 대북정책

'이념보다는 상생' 남과 북 손 잡아야 한다

등록|2009.06.19 16:05 수정|2009.06.19 16:05

남남갈등

지금 한국은 보수와 진보로 갈라져 있다. 물론 보수들 입장에서는 진보를 진보라 부르지 않고 그냥 좌파라 한다. 일부 열렬보수들은 좌파와 우파의 정확한 개념과 정의가 없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진보는 좌파! 좌파는 빨갱이! 빨갱이는 적! 이라고 박혀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후 남남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 첨예하다. 소통은 먼 나라의 이야기다. 결국 서울대학교 교수들이 시국선언문을 낭독했고, 그리고 전국의 대학교 교수들이 줄을 이어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그 뒤를 이어 사회단체, 문화계단체, 종교단체, 전국의 한의사 대표들, 외국교포들, 영화인들, 시민들, 그리고 어제는 전교조가 덕수궁 앞에 모여 추락하고 있는 민주주의를 성토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도 오늘도 마이동풍이다. 지난 해, 그렇게 국민을 상대로 겸허한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습니다, 라고 한 그 맹세가 헛맹세가 되어 가고 있다.

위험에 빠진 민주주의

우리 국민들 중 많은 사람들이 지금 우울증에 빠져 있다. 노인들은 노인들 끼리, 직장인들은 직장인들 끼리, 아주머니들은 아주머니들 끼리, 청년들은 청년들 끼리 삼삼오오 짝을 지어 답답한 마음을 허공에 내뱉고 있다. 더러는 술과 담배로 끓어오르는 가슴을 다스리고 있다. 이 모두가 추락한 민주주의 때문이다. 뒤늦은 후회가 밀려오고 있지만 그러나 가슴을 치고 통곡을 해본들 이미 기차는 떠나버렸다. 지난 총선에서의 뉴타운이 그랬고, 대운하가 그랬고, 미국산 쇠고기 협상이 그랬고, 미네르바 사건이 그랬고, 용산참사가 그랬고, 대북정책이 그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수사가 그랬고, 그리고 지금도 이명박 정부가 쏟아내고 있는 정책들이 국민들의 마음을 어둡고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정신이 멀쩡한 계층은 청와대, 행정부, 검찰, 경찰, 뉴라이트, 보수단체, 그리고 여당인 한나라당의 친이 세력뿐이다. 많은 국민들이 뜨거운 울분을 토해내며 돌아서고 있다. 만약 다시 대통령 선거가 있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 그 점을 이명박 정부는 깊이 새겨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 중 상당수가 이제는 등을 돌릴 것이다.

지금 한국의 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해 있다. 헌법에 나와 있는 언론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 그리고 표현의 자유가 상당히 침해당하고 있다. 서울광장은 시민의 것이 아니라 서울시와 이명박 정부의 것이다.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어느 나라 경찰이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을 향해 무지막지 방패를 휘두른단 말인가? 뿐만 아니라 겁을 먹고 도망을 가는 시민들을 추격해 방패로 뒷머리를 미친 듯 내리찍을 수 있단 말인가? 소통과 대화는 뒷전이고 공포와 억압정치가 한국을 뒤덮고 있다. 지난 몇 십 년간 피를 흘려 찾은 민주주의가 이명박 정부에 의해 무너져 내리고 있다.


21세기는 脫! 이다

한국은 그 어느 때보다 이념으로 갈라져 있다. 노무현의 서거를 놓고 여당과 야당의 평가는 극과 극이다. 노무현의 서거를 놓고 보수단체와 진보단체의 평가 역시 극과 극이다. 보수언론을 대표하는 조중동과 진보를 대표하는 경향과 한겨레도 마찬가지다. 한쪽은 정치적 타살이다 고 주장을 한다. 다른 한쪽은 서거가 아닌 자살이다 고 주장을 한다.

지난 10년간의 대북정책을 놓고도 여당과 야당의 평가는 극과 극이다. 지난 10년간의 대북정책을 놓고도 보수단체와 진보단체의 평가 역시 극과 극이다. 지난 10년간 대북정책을 놓고 보수언론들과 진보언론들의 평가도 극과 극이다. 특히 한 입으로 두 말을 아무런 부끄러움 없이 내뱉고 있는 조중동을 보면 몸에 소름이 돋는다.

보수들의 주장은 ▲천문학적인 돈을 김정일 위원장에게 바치는 바람에 그 돈으로 핵을 개발해 저렇게 설레발을 치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를 개발하는데 도운 전직 대통령인 김대중 씨와 노무현 씨는 역적으로 다스려야 한다. 반대편 진보들의 주장은 ▲지난 10년간의 대북정책으로 말미암아 남북한에 대결구도가 아닌 해빙무드가 조성되었다. ▲지난 10년간 다져온 평화무드의 결과가 10, 4와 6. 15공동선언이다. ▲그 공동선언을 바탕으로 남한과 북한이 정치적으로 뜻을 모은 게 바로 금강산 관광이고 개성공단이다. ▲남북한이 그렇게 어렵게 쌓아올린 평화의 탑을 이명박 정부가 지금 깨어버리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센터에서 김대중 평화센터 주최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9주년 기념행사에서'6.15로 돌아가자!' 의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유성호

통일비용

우리 속담에 곳간에서 인심이 나온다고 했다. 통 크게 보면 우리 정부가 그동안 북한에 제공한 그 돈은 통일비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통독이 그랬듯이 어차피 한반도가 통일을 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통일비용이 들어가야 한다. 그 통일비용을 지금부터 지불한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억울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남한과 북한의 경제를 비교할 때 아무래도 우리 남한이 한 수 위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도 도와주는데 같은 동포를 도와주지 못할 이유는 없다. 생각하기에 따라 다른 것이다. 간단하다. 여러 명의 형제들 중 못 사는 형제가 있으면 십시일반으로 도와주어야 한다. 반대로 여러 형제들 중에 잘 사는 형제가 있으면 못 사는 형제를 도와주면 어려움에서 탈출할 수가 있다.

대한민국의 헌법과 전직 대통령의 고언

여기서 우리는 민주주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헌법 1조에 나와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 두 가지가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지난 11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국민에게 호소를 했다. 지금 이명박 정부는 민주주의를 크게 후퇴시키고 있다. 아울러 "과거 50년간 피를 흘려 쟁취한 민주주의가 역행하고 위태로워졌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전직 대통령 두 사람이 함께 밝혀 놓은 6·15, 10·4 선언을 이명박 대통령은 반드시 지키십시오." 라며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며 "옳은 줄 알면서도 무섭고 손해보고 시끄러워지니까 도피하는 국민의 태도 때문에 의롭게 싸운 사람들이 죄 없이 이 세상을 뜨고 여러 가지 수난을 받는다. 모두 행동하는 양심이 돼 자유, 서민경제, 평화로운 남북관계를 지키는 일에 들고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 연설을 놓고도 두 가지로 갈라지고 있다. 진보단체는 그렇다 치더라도 보수단체 쪽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분노의 함성은 고뇌의 끝에 나온 유리알 같은 투명한 이성이 아닌, 뿔난 감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독기인 것이다.

생각해보자. 남한과 북한은 어떤 나라인가. 같은 뿌리의 한 형제다. 같은 피를 가지고 있는 한 형제이다. 다른 점은, 이념으로 갈라져 있다. 이념의 울타리만 걷어내면 남한과 북한은 한 언어와 한 문화를 쓰는 한 형제다.


열강들 속에 끼어 있는 작은 한반도

우리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열강들 사이에 끼어 있다. 미소중일이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다. 특히 북한의 입장에서는 우리 남한보다 운신의 폭이 좁다. 언제든 국제사회가 협력을 하면 협공을 당하게 되어 있다.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늘 위험 속에 노출되어 있는 북한 이 취할 수 있는 입장과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빠른 길은 군사대국밖에 없다. 핵 보유가 그것이다. 핵은 공격무기이기 전에 방어수단으로 다시없는 무기다. 핵만 보유하면 강대국도 마음대로 공격을 하지 못한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북한으로써 자국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은 핵무기 보유이다.

사고의 발상이 필요하다

바다의 게를 보자. 게는 살아생전 여러 번 껍질을 벗는다. 만약 게가 탈각을 하지 못하면 더 큰 게로 자랄 수 없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우리 인간은 죽을 때까지 두 번 태어나야 한다고 한다. 한번은 생물학적 탄생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 자신으로부터의 탄생이 그것이다. 두 번 태어나야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이 세상의 사물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살얼음 같은 이념의 남북구도에서 우리 정부의 바람직한 대북정책은 무엇일까? 대립일까? 대결구도일까? 전쟁일까? 아니다. 대립과 대결구도가 아니다. 전쟁은 더더욱 아니다. 삼척동자에게 물어도 안다. 길은 하나다. 상생과 공존이다. 남한과 북한이 같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은 상생과 공존이다.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남한과 북한은 그날로 공멸이다. 지난 50년간 피와 땀을 흘려 건설한 그 모든 것들이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해버리고 말 것이다.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이명박 정부는 지금까지의 화해무드 대신 대결구도를 고집하고 있다. 당연히 우리 국민은 팔을 걷어붙이고 말려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민족은 다혈질이다. 한번 손에서 칼을 뽑으면 감정의 분노가 사라질 때까지 죽기 아니면 살기식이다. 피를 보고 나서야 비로소 아와 타가 눈에 들어오는 민족들 중에 하나가 우리 민족이다. 그리고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은 지금까지 일어난 세계전쟁을 보자. 한 번도 이성의 판단에 의해 전쟁이 일어난 일이 있는지를. 다스려지지 않는 뿔난 감정과 강대국들의 무지와 탐욕에 때문에 전쟁이 일어났고 그리고 그 전쟁 끝에 우리 인류는 숱한 죽임을 당하였다. 당장 6, 25전쟁만 보아도 답은 나온다.

세상에 어느 바보가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전쟁을 좋아한단 말인가.
죽어도 전쟁은 아니다.
우리가 기댈 수 있는 언덕은 뿔난 감정이 아닌 이성이다.
그 어떤 어려운 난제도 지혜와 대화로 풀어나가야 한다.

그리고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뒤에서 박수를 칠 나라들을 생각해야 한다.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면 막대한 이익을 챙길 나라들을 생각해야 한다. 한반도에 전쟁을 부추기는, 병을 주고 약을 주는 나라가 없는지 우리 국민은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하나의 세계를 위해

내가 편하려면 내 형제가 편해야 한다. 우리 가족이 편하려면 우리 옆집이 편해야 한다. 우리 동네가 편하려면 우리 옆 동네가 편해야 한다. 우리 경상도가 편하려면 경상도 옆 전라도가 편해야 한다. 전라도가 편하려면 우리나라가 편해야 한다. 우리 남한이 진정 편하려면 북한이 편해야 한다. 우리 대한민국이 편하려면 우리 동북아가 편해야 한다. 우리 동북아가 편하려면 아프리카와 남미가 편해야 한다. 미국이 편하려면 중동국가가 편해야 한다. 중동국가와 미국이 편하려면 온 세계가 편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21세기에 살고 있다.
무지와 탐욕의 사고로부터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답은 하나다. 이념에 사로잡혀서는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이념의 벽을 뛰어넘어야 한다. 진실로 이념은 아니다. 그리고 첫째도 둘째도 그리고 마지막도 상생이다. 나도 살고 너도 살고 우리 모두가 어깨동무를 하며 살아야 한다. 그런 삶이 우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삶이고 가치 있는 삶인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하루 빨리 청산해야 한다. 지난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가 닦아놓은 그 길을 유지해야 한다. 새로운 역사도 뿌리와 몸통을 자르고서 이을 수는 없다. 단절이 아닌 계승이다. 웃는 얼굴에 침을 뱉을 수 없다. 지금까지의 대결구도를 말끔하게 걷어내고 남과 북이 상생할 수 있는 평화와 화해무드로 나아가야 한다. 그 길만이 7천만 민족이 웃으며 살아갈 수 있는 길이다.
덧붙이는 글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사고의 발상이다. 구태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손에 쥘 수 없다. 남북관계도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서 성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념보다는 상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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