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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내치다니

[금화조와 놀기(2)]

등록|2009.06.26 11:02 수정|2009.06.26 11:02

쫓겨난 '아롱이'가지마루나무에서 쫓겨나서 벵갈고무나무 가지에 앉다. ⓒ 김영명


새 몇 마리 더 키우자는 아내 제의는 불감청(不敢請)이나 고소원(固所願)이다. 마음속으로 손뼉을 치면서도 내색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러나 그것 모두 소용없는 짓. 아내는 내 속마음까지 다 들여다보고 있는 것을 어쩌랴.

금화조 3쌍 합류초롱이 부부가 자진해서 새장속으로 들어가서 합류함 ⓒ 김영명


이번에는 직접 새농장을 찾아갔다. 금화조 2쌍을 구입했다. 베란다에 새장을 놓자마자 초롱이, 아롱이가 먼저 찾아와서 자기 친구들을 반긴다. 열린 새장문안으로 들어가서 조잘댄다.

그런데 하루가 지난 후 어찌된 셈인지 아롱이가 새로 온 놈(이 녀석을 '구돌이'이라 이름 지음)에게 쫓겨 다니지 않는가. 심지어 잠자리로 애용하던 제일 큰 나무 '가지마루'나무에 조차 접근을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다정하게 붙어 다니던 초롱이조차 못 본 체하는 듯하다.

금화조 3쌍금화조 6마리가 한 가족이 되다. ⓒ 김영명


아내가 초조하고 안타까워하면서 애를 태운다.

"신경 쓰지 마, 새들 세계의 주도권 다툼이겠지."
"그래도 그렇지,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내친다고, 뒤에 온 놈이 깡패처럼 저럴 수 없지요."

초롱이 부부의 자는 모습외세에 의한 일일 쿠데타는 1일밤으로 끝나다. ⓒ 김영명


그 날 저녁 아내의 분노(?)가 폭발하여 가지마루나무 밑 둥지에 곤히 자고 있는 구돌이 부부를 들쑤셔 쫓아내버렸다. 초롱이 부부는 그 덕에 그 날 밤은 가지마루나무 위에서 다정하게 붙어서 잠을 자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단 하루뿐 아롱이는 구돌이에게 밀려서 키 작은 펜드나무에서 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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