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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4대강 홍보' 제대로 하라

등록|2009.06.25 12:06 수정|2009.06.25 12:06
문화부가 15년만에 '대한늬우스' 부활을 선언했다. 대한늬우스 첫 작품은 '4대강 살리기'다. 하지만 대한늬우스를 내보내기 전부터 문화부는 홈페이지에서 '4대강 살리기'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우리의 강"이라는 홍보 동영상을 보면 "생명, 자연, 문화, 희망 우리의 강"이 가뭄으로 메마른 강, 2008년 33개 시.군 제한급수, 지구온난화로 급격한 기후변화, 홍수로 인해 범람하는 강, 끊이지 않는 인명과 재산손실, 오폐수로 병들어가는 강 재난이 반복되는 우리의 강"이라고 하면서 4대강 살리기는 피할 수 없는 사업임을 강조하고 있다.

▲ 문화부 '4대강 살리기' 홍보 동영상 ⓒ 문화부




이 동영상을 처음 접하는 순간 어느 누구도 4대강 살리기 사업이 필수불가결한 것임을 믿게 한다. 우리 물길이 다 죽었는데 다시 살리자는 것이 문제될 것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화부 4대강 살리기 동영상에서는 빠진 것은 이 모든 것은 4대강(낙동강·금강·영산강·한강) 본류 문제가 아니라 지류 문제임을 전혀 설명하지 않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중요한 사업 중 하나가 보(洑)설치이다. 보는 자연스럽게 흐르는 물길을 막을 수밖에 없다. 특히 낙동강은 바닥이 완만하여 더 위험하다. 보는 설계변경을 쉽게 할 수 있으므로 대운하의 갑문으로 바뀔 수 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정부는 지난 8일 4대강 살리가 사업을 발표하면서 낙동강에는 보가 8개라고 말했지만 '구담보'와 '하회보'를 빼버린 것이 나중에 밝혀졌다.

오염과 폐수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오폐수는 본류에 직접 흘러들어가는 것보다 지류로 흘러들어간다. 낙동강 지천인 대구 금호강을 보면 알 수 있다. 금호강은 페놀 사건으로 우리들 머리속에 각인 되어 있다. 페놀 충격 이후 금호강 수질을 개선하면서 낙동가 수질도 개선되기 시작했다. 한강이 깨끗해지는 이유도 탄천, 중랑천, 안양천 수질을 개선함으로 가능해졌다.

"우리의 강" 동영상에는 독일 라인강은 "지속적인 관리 및 투자로 생명의 강으로 부활하였다"면서 "우리의 4대강은 훼손과 오염 심각으로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정비 사업으로 "노후제방 보강, 중소규모댐, 홍수조절지 건설, 농업용 저수지 개량, 생태습지 조성, 녹지벨트 조성, 수변친수공간 조성, 자전거 길 조성" 따위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라인강과 낙동강은 자연환경 자체가 다르다. 라인강은 수심 5m를 유지하지만 낙동은 그렇지 못하다. 라인강은 연중 강수량이 일정하지만 4대강은 여름철만 강수량이 집중되어 있다. 한강·낙동강과 라인강 하상계수를 비교하면 자연환경의 큰 차이를 알 수 있다.

하상계수란 연중 최대유량을 최소유량으로 나눈 것으로 독일 라인강은 14, 우리나라 한강은 90, 낙동강은 260이다. 라인강을 기준으로 한강은 6.4배, 낙동강은 18.6배이다. 엄청난 차이다. 라인강과 낙동강과 한강이 이토록 차이가 나는데도 단순 비교해버렸다.

라인강에 운하를 만드는데 30년이 걸렸지만 4대강 살리기는 3년만에 끝내겠다고 했다. 4대강은 운하가 아니기 때문에 3년만에 할 수 있다고 변명할 것인가. 운하가 아니더라도 수십 조가 들어가는 사업을 3년에 끝내버리는 국책 사업이 어느 나라에 있는가.

홍수도 마찬가지이다. 여름철 홍수 피해를 입는 곳은 대부분은 계곡과 작은 하천과 본류와 합쳐지는 지류 하류에서 일어난다.

문화부는 또 다른 동영상인 '4대강 살리기 1000일의 약속'에서 도산 안창호 선생의 1919년 상해 연설까지 인용하면서 4대강 살리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말은 지난 1월 9일 이명박 대통령이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국정설명회 자리에서 인용한 말이기도 하다.

만일 산과 물을 개조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자연에 맡겨두면 산에는 나무가 없어지고 강에는 물이 마릅니다. 그러다가 하루아침에 큰비 가 오면 산에는 사태가 나고 강에는 홍수가 넘쳐서 그 강산을 헐고 묻습니다. 그 강산이 황폐함을 따라서 그 민족도 약하여집니다(도산 안창호 서생 1919년 상해연설 중 일부)

'산과 물 개조'라는 도산 안창호 선생 말에 이명박 대통령으로서는 눈과 귀가 번쩍 띌 수밖에 없겠지만 이는 '개조'라는 말에만 방점을 찍었을 뿐이다. 도산 선생이 정작하고 싶었던 말은 이 말이었다.

강산과 물이 개조되면 자연히 금수, 곤충, 어오(漁鰲)가 번식됩니다. 또 저 울창한 숲속과 잔잔한 물가에는 철인 도사와 시인 화객이 자연히 생깁니다. 그래서 그 민족은 자연을 즐거워하며 만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점점 높아집니다. 이와 같이 미묘한 강산에서 예술이 발달되는 것은 사실이 증명하오(도산 안창호 서생 1919년 상해연설 중 일부)

콘크리트와 둑을 쌓아 자연을 파괴하는 개조가 아니라 흐르는 강물을 그대로 방치하고, 오히려 더 오염시키는 인간의 탐욕을 꾸짖고 있다. 도산 선생은 울창한 숲과 잔잔한 물가를 바라고 있다. 자연을 즐거워하고 만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4대강 살리기는 보를 만들고, 둑을 높인다. 이런 사업이 자연을 살리는 사업일까? 자기 논리를 정당화하기 위해 도산 선생 말까지 이용하는 이명박 정권의 논리가 궁색할 뿐이다.

홍보 동영상은 2011년 "꿈틀대는 생명의 몸짓"과 "철새도 쉬어가는 자연의 소리"를 만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그것은 이명박 정권 희망일 뿐 4대강은 '죽음'으로 보답할 것 같다. 지금 멈추지 않으면 2011년 우리는 '4대강 살리기'가 아니라 '4대강 죽이기'를 경험할 것이다. 이 비극을 막아야 한다. 하지만 저 불도저를 어찌 막을 것인가. 통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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