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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범이 이끈 시향, 기립박수 받다

구자범의 두 번째 무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밤', 관객 1500여명 몰려 대성황

등록|2009.06.25 13:40 수정|2009.06.25 13:40

▲ 구자범 지휘자가 이끄는 시립교향악단과 협연자가 공연하고 있는 장면. ⓒ 오승준




광주시립교향악단 제249회 정기연주회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밤'이 24일 오후 7시30분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공연에는 음악애호가, 시민 등 약 1500여 명의 관객이 몰려 대성황을 이루었다.

'죽음, 그 삶의 달콤한 노래'라는 부제로 열린 이날 연주회는 구자범 상임 지휘자의 두번째 무대로 첫번째 무대에서 '유료좌석 매진'이라는 보기 드문 진기록을 세워 지역 음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구자범 효과가 이번에도 계속 이어질지 이목이 집중되는 공연이었다.

지난 4월 첫 취임연주회에서 말러의 '교향곡 1번 거인'으로 예향을 뜨겁게 달군데 이어 광주교도소에서 '찾아가는 음악회'를 여는 등 의미있는 행보로 관심을 끌고 있는 구자범 지휘자는 연세대 철학과와 독일 만하일 국립음악대학 대학원 지휘과를 졸업하였으며, 독일 하겐 시립극장 지휘자, 다름슈타트 국립극장 지휘자, 독일 하노버 국립오페라극장 수석지휘자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3월부터 광주광역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이번에는 독일 후기 낭만파의 거장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 1864~1949)의 명곡들로 이날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의 혼을 2시간 20분 동안 환희와 감동의 물결로 사정없이 흔들어댔다.

구자범 상임지휘자는 이날 연주회에서도 완급과 격정, 동적인 선율과 정적인 선율을 줄타기하듯 이끌어내는 등 열정의 무대로 객석을 압도해 관객들은 기립 박수를 보내는 등 시종일관 그의 지휘에 눈을 떼지 못했다.

연주회는 오페라 '살로메' 가운데 '일곱 베일의 춤(Tanz der sieben Schleier)'으로 막을 열었다. '살로메'는 세례자 요한과 헤롯왕, 헤롯왕의 의붓딸 살로메의 이야기를 담은 오스카 와일드의 동명 희곡을 오페라로 만든 작품이다. '일곱 베일의 춤'은 살로메가 세례자 요한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일곱 개의 베일을 하나씩 벗으면서 헤롯왕의 욕정을 자극하는 곡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죽음과 정화'(Tod und Verklarung), '네 개의 마지막 노래(Vier letzte Lieder)', 오페라 '장미의 기사' 중 '조곡' 등이 연주되었다.

특히 이날 연주회의 대미는 강렬하면서도 웅장한 '장미의 기사 조곡이었다. 원래 이 오페라는 슈트라우스가 47세 때 작곡한 것으로, 극 음악 창작에 하나의 전환기를 이룬 것이다. '장미의 기사'라는 제목의 뜻은 약혼 때에 은으로 된 장미꽃을 신부에게 바치는 역할을 하는 신랑 측 사람을 가리킨다. 전반적으로 이 작품은 "살로메"와는 양식이 다른데, 즉 관능적으로 강렬한 것이 아닌 명랑하고 알기 쉬운 희극의 오페라이다. 또한 많은 모티브를 사용하여 배역의 성격과 여러가지의 측면을 여실히 표현하고 있다.

한편, 이날 연주회의 협연자로 나온 독일 프라노 엘레오노레 마게르의 무대는 연주회를 더욱 빛냈다. 그녀의 뛰어난 가창력과 음악성은 관객들의 마음을 황홀하게 사로잡았다.

엘레오노레 마게르는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자라나 오스트리아 빈 대학을 졸업, 빈 국립오페라 극장과 밀라노 스칼라 극장, 드레스덴의 젬퍼오퍼, 베를린의 코미쉬 오퍼, 브레겐츠 축제극장, 바이마르 국립극장 등에서 모차르트 '코지 판 투데'의 피오딜리지'역, 베르디 '리골레토'의 '질다'역, 도니제티 '비바 라 맘마'의 '코릴라'역, 마스네 '상드리용'의 '요정'역 등 수많은 역을 지휘자 크리스토퍼 호그우드, 아담 피셔, 브루노 바일 등과 함께 공연하였다.

현재는 브라운슈바이크·다름슈타트·뉘른베르크 국립극장과 소피아 국립오페라극장에서 베르디 `리골레토'의 질다 역 등으로 공연 이다.

평소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는다는 주부 진미화씨(45)씨는 "슈트라우스 음악은 이거다 하고 대중적으로 유명하진 않아도 보석 같은 선율이 곳곳에 숨어 있어서 듣고 있노라면 황홀해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며 "프로그램 구성도 너무나 좋았고, <죽음과 정화>때의 조명 연출, 아름다운 소프라노의 정갈한 노래, 여러 가지로 고심하여 배치한 듯한 앵콜 곡까지 정성과 열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멋진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광주시향과 호흡을 맞춘 엘레오노레 마게르나씨는 "구자범 지휘자가 잘 이끌어주고, 광주시향이 연주나 소리에 대해 유연하게 반응해 줘서 너무나 좋은 무대였다"면서 "뜨겁게 환영해 준 광주시민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 관객들로부터 기립박수갈채를 받고 있는 구자범 지휘자와 시향.. ⓒ 오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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