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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금정 팔경, 청련암 대밭의 밤비 소리

[금정산 다시 오르기. 6] 청련암에서 고당봉까지

등록|2009.06.28 12:15 수정|2009.06.28 12:15

범어사 청련암 양익 대선사 머물었던 자리 ⓒ 김찬순



푸른 산이 좋아 요즘에는 주중에도 2- 3회 금정산을 오른다. 금정산 찾다보면 범어사는 자석처럼 발길이 가서 사찰 안을 둘러보고 예불도 드리게 된다. 사실 금정산에는 범어사 외 많은 암자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산행에 목적을 두고 금정산을 찾다보면 다른 암자를 구경할 시간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너무 뒤늦게 범어사 양익 대선사께서 오래전에 입적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고당봉 오르는 길에 잠시 예불 드리려고 들렸다. 범어사 청련암은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금정산 고당봉 올라가는 길 옆에 자리하고 있다.

범어사 일주문을 가볍게 나비처럼 넘었다는 전설적인 일화가들리는 양익 스님에게, 한 검도의 도수가 도전장을 내밀자, 스님은 썩은 나뭇가지로 응수했다는 전설도 들리는 양익스님이 머물었던 청룡암 곳곳에는 놓인 불상의 표정은 현묘하다. ⓒ 김찬순

범어사 청련암은 주지 스님이셨던 양익 스님이 머물던 암자. 스님은 지난 2006년 5월에 좌탈입망하셨다. 스님은 한국 불교 무술(선무도)의 대가로 널리 알려지고 있다. 선무도는 부처님으로부터 면면히 이어온 승가의 전통적인 수행법을 이르고, 이 수행법을 통해 심신의 안정과 더불어 깨달음의 길을 걸을 수 있다고 한다. 스님은 이곳에서 '금강영관 수련원'을 열어 본격적으로 불교무술을 지도하셨다고 전한다. 이러한 선무도를 통해 작게는 심신의 안정을, 크게는 깨달음을 향한 구도의 길을 걸을 수 있다고 한다.



하나의 불상에하나의 중생이 머물다 ⓒ 김찬순

청련암대숲소리, 금정산 팔경 ⓒ 김찬순

범어사의 이름의 유래는 금정산 금샘의 전설과 무관하다. 이러한 범어3기(梵魚3奇)의 비경은 첫째 원효석대(元曉石臺)인데, 이는 원효암의 원효대사 좌선 터를 이르고, 둘째 자웅석계(雌雄石鷄)라 하여, 금정산 계명봉의 암탉과 수탉 모양 바위를 이르고,  세째 암상금정(岩上金井), 바위 위의 금빛 물고기 노는 우물인 금샘을 이른다.    금정산, 금정8경(金井8景)의 첫째는 어산노송(魚山老松) 어산교의 노송을 이르고, 둘째 계명추월(鷄鳴秋月)이라, 계명암의 가을 달을 가리키며,  세째 청련야우(靑蓮夜雨)라 하여, 청련암 대밭의 밤비 소리를 말한다. 넷째 대성은수(大聖隱水)대성암의 시원한 개울물 소리 그리고 다섯째 내원모종(內院暮鐘), 이는 내원암에서 듣는 저녁 종소리, 여섯째 금강만풍(金剛晩楓)이라 하여 금강암의 불타는 단풍을 칭한다. 일곱째 의상망해(義湘望海)라 하여, 의상대에서 보는 동해의 절경을 이르고, 여덟째 고당귀운(姑堂歸雲)라, 고당봉에 걸린 구름을 가리킨다.  

범어사 청련암금정산 팔경의 하나 대숲소리 ⓒ 김찬순



금정산 8경고당봉에 걸린 구름 ⓒ 김찬순



먹음직한금정산 산딸기 ⓒ 김찬순

어제는 산벗도 산벗 형님한테도 연락하지 않고 혼자 다박다박 걸어서 범어사 청련암에서 고당봉으로 올랐다. 그리고 야생 산딸기 밭도 만나 산딸기 몇 개 따 먹기도 하고 구름도 고개 아프게 쳐다보는 한가함을 누렸다. 집에서 내가 직접 간단하게 싸온  점심도시락과 냉동실에 꽁꽁 얼여서 가지고 와서 시원해진 막걸리 한통을 쭈욱 단숨에 마셨다. 막걸리는 산행 중에 느끼는 갈증 해소에 아주 좋다고 한다. 막걸리 한통에 정말 행복이란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깨닫게 하는 것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이란 것, 선이란 것 쉽게 이야기하면 아주 단순한 삶에서 오는 충일한 행복감, 그런게 아닐까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인생이란 온 곳을 모르니 갈 곳도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싶기도 하지만, 신분의 높낮이 없이 죽음은 평등하게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 같다. 삶과 죽음이 하나라고 하지만, 나 같은 속인에게는 그래도 죽음보다 삶이 낫고, 사는 동안 얼마나 내 마음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까 하는 일만 연구해야 겠다…  

나만의 행복한산행 식사 ⓒ 김찬순





고당봉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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