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까매서 안 더워?마음의 국경을 허무는 따듯한 이야기로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 대한이야기를 담고 있다. ⓒ 서해문집
이제 지구촌은 말 그대로 국경과 인종을 초월해 한 가족이 돼가고 있다. 한국만 하더라도 다섯 명에 한 명꼴의 국제결혼 가족들이 살고 있다. 그들이 낳은 자녀를 우리는 흔히 혼혈아라 부른다(그들은 혼혈아보다는 국제 가족이라고 불러주기를 바란다). 우리와 한 가족이 된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같은 동남아 인종은 한국인보다는 좀 더 검은 피부를 가지고 있다.
<까매서 안 더워?>는 현재 백만 명 이상 살고 있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안산에서 이주노동자 코시안과 함께 생활한 경험이 있는 저자는 안산에서 겪은 일을 토대로 생동감 넘치는 3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첫 번째 이야기인 <티나, 기다려 줘!>는 외국에서 생활해 본 적이 있는 민영이 필리핀 아이인 티나와 한 반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민영은 한국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다르게 생긴 용모 때문에 한 반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티나를 보면서 자신이 외국에서 겪었던 일들이 떠올라 일부러 냉정하게 대한다. 한국말을 잘 모르는 티나와 영어를 할 줄 아는 민연은 과연 마음의 국경을 허물고 서로 친하게 될 수 있을까? 독자들이 들려 줄 대답은 다 다를 것이다.
두 번째 이야기 <새로 사귄 친구>는 이주 노동자를 단속하기 위해 이주노동자 자녀를 미행해 엄마를 추방한 실화를 근거로 썼다. 성완은 자신을 경찰이 미행하는 줄도 모르고 중국말을 했다가 중국인인 엄마가 강제 출국을 당하게 된다. 그 일로 성완의 아버지는 술만 마시고 성완은 자기 잘못으로 엄마와 헤어졌다는 죄책감에 의욕을 잃고 방황한다. 2006년 4월 교육부에서 '다문화가정 자녀교육 지원 대책'이 발표된 뒤 학생들의 등하굣길을 추적해 이주노동자를 단속하는 일은 없어졌다고 한다.
<까매서 안 더워?>는 코시안인 동규가 학예회연습을 하면서 겪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통해 다문화 가정 친구와 마음의 벽을 허무는 과정을 보여준다. 남을 잘 웃기는 명랑한 코시안 동규는 같은 반 여학생 윤서를 마음 속으로 좋아하지만 감히 고백하지는 못한다. 우여곡절 끝에 아라비아 왕자와 공주로 연극의 주인공을 맡게 된 동규와 윤서는 서로를 조금 더 잘 알게 된다. 과연 동규는 윤서에게 자기의 마음을 고백할 수 있을까?
유학생, 이주노동자, 결혼 등 다양한 경로로 한국에 들어와 사는 이들은 모두 대한민국에서 행복한 생활을 꿈꾼다. 더군다나 대한민국 사람을 엄마나 아빠로 둔 처지라면 어디서든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신나게 뛰놀고 당당하게 친구들 앞에서 자기의 엄마와 아빠를 소개하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와 다른 용모나 말투 때문에 소외감을 느끼거나 왕따를 당하기도 하고 자기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기도 하는 것이 이주 노동자 가족 아이들이나 국제결혼 가정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이다.
<국경 없는 마을>의 저자로 다문화 가정과 이주노동자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지닌 저자는 우리 아이들이 조금은 특별한 친구와의 만남을 통해 지구촌 저편에서 온 다른 피부를 지닌 친구들이 모두 우리의 친구이며 우리는 모두 지구촌의 이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까메서 안 더워?>는 박채란 글. 이상권 그림으로 서해문집이 펴낸 다문화 가정을 알려주는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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