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이렇게 기름값이 올랐지?"
[서민이 봉? ③] 경차 가득 채워도 24.238L...서민에 애정없는 정부에 한숨만
딸이 데이트를 하자는 바람에 나들이를 나갔다. 가평에 있는 수목원이다. 맑은 공기 쐬며 여유를 가져보자는 것이었다. 자동차 계기판을 보니 갔다오는데는 지장이 없어 보였지만, 아침 일찍 누군가 이용을 하려면 기름을 넣어놔야 할 것 같았다. 지나가면서 주유소 가격을 살폈다. 다들 1600원대였고, 1700원이 넘는 곳도 있었다.
'언제 이렇게 기름값이 올랐지?'
길가에 있는 주유소 가격을 살피며 가던 중에 좀 싸다 싶어 들른 곳이 1609원이었다.
"가득 채워 주세요."
3만9000원이란다. 24.238L다. 올해는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을 하느라 차는 한 달에 몇 번 정도만 이용했다. 기름값에 신경을 쓸 일이 별로 없었던 것이다. 옆에 앉은 동료의 말이 서울은 더 비싸다 했다. 1700원 하는 데가 더 많을 거라고.
기름값 언제 이렇게 올랐지? 17000원 훌쩍 넘는 곳도
우리 차는1999년 1월 말에 구입한 아토즈 케미다. 만 10년을 넘게 탔고, 21만Km 이상을 주행했다. 작은 차를 너무 혹사시켰나 싶기도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우리 식구와 동고동락을 같이 한 소중한 차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우리 가족의 발이 되어주었다.
그런데 얼마 전 선배 집들이에 갔다가 대리운전을 불렀는데 기사왈,
"이 차 잘 안 나가죠?"
"왜요?"
"차도 오래 된 것 같고 경찬데 이런 차는 100Km 이상은 속도가 잘 안 나던데요."
"안 그런데요. 오래된 건 사실이지만 고속도로에서 140Km까지 속도가 나는데요. 아직 고장나서 서거나 말썽 피워본 적이 없어요."
"그럼 곱게 타셨나보네. 더 타셔도 되겠네요."
그러나 속으로는 사실 "나도 차 바꾸고 싶다고요"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이제 이 애마도 늙어 여기저기서 돈 달라는 소리가 들린다. 상처난 도장 부분에 녹이 슬고 뒷문짝이 잘 안 열리기도 하고. 또 창문이 잘 안 올라가서 손으로 유리창을 당기며 올려야 제대로 닫아질 정도이다.
출퇴근용으로 쓰기도 했지만 그보다 장거리 이용에 훨씬 많이 이용했다. 어떤 때는 진주까지 1년에 4-5회 정도 다녀오기도 했고 시댁이 있는 청주를 비롯하여 주로 장거리용으로 많이 사용했다. 게다가 식구들 모두 여행을 좋아하기에 가족 나들이에도 많이 이용했다.
직장에서도 친구들과 나들이할 땐 주로 내차를 이용했다. 경비가 적게 들기도 하고 주차하기에도 편하다는 이점 때문이었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 '1905여 영원하라"이다. 차 번호가 1905이므로.
기름값과 세금, 고속도로 이용료 등이 저렴해서 불편하나마(방음 효과가 별로 없어 고속도로 주행시에는 소리를 지르다시피 해야 이야기가 들릴 정도) 식구들과 한 몸이다시피 할 정도로 많이 이용해왔는데 이젠 기름값이 비싸 이마저도 사용을 줄여야 할 판이다.
월급 오르는 건 거북이 걸음, 물가 오르는 건 토끼 걸음
요즘엔 모닝이 경차에 포함되면서 '없어서 못 판다'고 했다. 친한 이도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 차를 뽑았다고 했다. 그런데 차는 경차라는데, 가격은 경차가 아닌 듯하다. 1000만 원가까이 한다고 하니 말이다.
자동차 한 번 바꿔볼까 오매불망 때를 기다렸으나 점점 힘들어진다. 꿈은 점점 멀리 달아나기만 한다. 아이 둘이 대학에 다니려면 생활비를 한 푼이라도 줄여야 하는 판이니 자동차를 바꾼다는 건 엄두도 낼 수 없다. 가다가 설 때까지 더 타야 할 모양이다.
요즘은 정말 식구들 좋아하는 과일도 맘껏 못 사 먹는 형편이다. 반찬은 없어도 되지만 끼니마다 과일 없인 지낼 수 없는 집이 우리집인데 말이다. 수박 1통 사기도 겁난다. 수박 떨어진 지 며칠이나 지났건만 살 수가 없다.
마트에 가서 몇 번을 들었다 놨다 하다가 꿩 대신 닭이라고 결국 토마토 몇 개나 다른 과일을 사오거나 아님 그냥 빈 손으로 돌아섰다. 오늘도 결국 수박은 못 샀다. 자두만 2000원어치 사가지고 나왔다.
월급 오르는 건 거북이 걸음이고 물가 오르는 건 토끼 걸음이니 도대체 서민은 어떻게 살라는 것인지! 게다가 도시가스 요금도 일반용 9.1%가 오른단다. 전기요금도 오른다지? 택시비도 이미 올랐다. 택시야 늘 타는 게 아니기에 안 타면 된다지만 도시가스나 전기는 안 쓰고 살 수 없는 것 아닌가? 내수부진으로 인한 세수부족을 소주값 담배값 인상으로 해결하겠단다. 너무 단순한 발상 아닌가?
열심히만 살면 어떻게든 살 수 있을까
공무원은 '국민의 공복'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어리석은 국민의 순진한 생각일까? 담배값을 올려 흡연율을 낮추겠다는 생각을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도대체 이해하기가 너무 어렵다. 정책은 국민에 대한 애정과 관심에서 나온다.
부자에 대한 애정은 지극해 종부세까지 앞장서서 감소시켜주면서 서민에 대해서는 무차별적인 간접세 올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으니 이렇듯 서민에 대한 애정이 없는 정부에 무언가를 기대하는 국민이 어리석은 것일까?
그동안은 열심히 살다 보면, 직장 버젓이 있으니 '어떻게야 살 수 있겠지'라며 스스로 용기를 내며 애써서 안간힘 써가며 살았다. 그런데 이제 아이 둘이 대학에 다니고 직장에선 보조도 한 푼 없고, 내 집은 고사하고 전셋돈 대출 이자 갚아가며 생활해가며 살려니 앞이 캄캄하다.
정말 죽을 때까지 빚만 갚다가 끝날 것 같은 암울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투잡을 해야 하는 것일까? 밤중에 대리운전이라도 해야 하는 것일까? 아님 식당에 나가 설거지라도 해야 하는 것일까? 길거리에 나가 밤중에 포장마차라도 해야 하는 것일까?
백 번 양보해 차 못 바꿔도 좋다. 집 없어도 좋다. 희망이 있다면. 희망만은 갖고 싶다. 우리도 노력하면 언젠가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걸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그래야 열심히 살고 발전된 미래를 바라볼 것이 아닌가?
도대체 희망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서민에게 애정을 가진 정치인은, 대통령은 또 얼마나 기다려야 나타날까?
'언제 이렇게 기름값이 올랐지?'
길가에 있는 주유소 가격을 살피며 가던 중에 좀 싸다 싶어 들른 곳이 1609원이었다.
"가득 채워 주세요."
3만9000원이란다. 24.238L다. 올해는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을 하느라 차는 한 달에 몇 번 정도만 이용했다. 기름값에 신경을 쓸 일이 별로 없었던 것이다. 옆에 앉은 동료의 말이 서울은 더 비싸다 했다. 1700원 하는 데가 더 많을 거라고.
기름값 언제 이렇게 올랐지? 17000원 훌쩍 넘는 곳도
▲ 우리가족의 발 아토즈1999년식 아토즈 케미. 10년 이상을 가족과 동고동락한 자동차. 10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잔고장없이 가족을 위해 봉사했다. 어디를 가던지, 바닷가를 가든 비포장도로를 가든 막히는 길을 가든 군말없이 함께해주었고, 지금도 고속도로에선 살짝 밟기만 하면 140Km까지도 가볍게 나간다. ⓒ 송진숙
우리 차는1999년 1월 말에 구입한 아토즈 케미다. 만 10년을 넘게 탔고, 21만Km 이상을 주행했다. 작은 차를 너무 혹사시켰나 싶기도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우리 식구와 동고동락을 같이 한 소중한 차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우리 가족의 발이 되어주었다.
그런데 얼마 전 선배 집들이에 갔다가 대리운전을 불렀는데 기사왈,
"이 차 잘 안 나가죠?"
"왜요?"
"차도 오래 된 것 같고 경찬데 이런 차는 100Km 이상은 속도가 잘 안 나던데요."
"안 그런데요. 오래된 건 사실이지만 고속도로에서 140Km까지 속도가 나는데요. 아직 고장나서 서거나 말썽 피워본 적이 없어요."
"그럼 곱게 타셨나보네. 더 타셔도 되겠네요."
그러나 속으로는 사실 "나도 차 바꾸고 싶다고요"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이제 이 애마도 늙어 여기저기서 돈 달라는 소리가 들린다. 상처난 도장 부분에 녹이 슬고 뒷문짝이 잘 안 열리기도 하고. 또 창문이 잘 안 올라가서 손으로 유리창을 당기며 올려야 제대로 닫아질 정도이다.
출퇴근용으로 쓰기도 했지만 그보다 장거리 이용에 훨씬 많이 이용했다. 어떤 때는 진주까지 1년에 4-5회 정도 다녀오기도 했고 시댁이 있는 청주를 비롯하여 주로 장거리용으로 많이 사용했다. 게다가 식구들 모두 여행을 좋아하기에 가족 나들이에도 많이 이용했다.
직장에서도 친구들과 나들이할 땐 주로 내차를 이용했다. 경비가 적게 들기도 하고 주차하기에도 편하다는 이점 때문이었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 '1905여 영원하라"이다. 차 번호가 1905이므로.
기름값과 세금, 고속도로 이용료 등이 저렴해서 불편하나마(방음 효과가 별로 없어 고속도로 주행시에는 소리를 지르다시피 해야 이야기가 들릴 정도) 식구들과 한 몸이다시피 할 정도로 많이 이용해왔는데 이젠 기름값이 비싸 이마저도 사용을 줄여야 할 판이다.
월급 오르는 건 거북이 걸음, 물가 오르는 건 토끼 걸음
요즘엔 모닝이 경차에 포함되면서 '없어서 못 판다'고 했다. 친한 이도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 차를 뽑았다고 했다. 그런데 차는 경차라는데, 가격은 경차가 아닌 듯하다. 1000만 원가까이 한다고 하니 말이다.
자동차 한 번 바꿔볼까 오매불망 때를 기다렸으나 점점 힘들어진다. 꿈은 점점 멀리 달아나기만 한다. 아이 둘이 대학에 다니려면 생활비를 한 푼이라도 줄여야 하는 판이니 자동차를 바꾼다는 건 엄두도 낼 수 없다. 가다가 설 때까지 더 타야 할 모양이다.
요즘은 정말 식구들 좋아하는 과일도 맘껏 못 사 먹는 형편이다. 반찬은 없어도 되지만 끼니마다 과일 없인 지낼 수 없는 집이 우리집인데 말이다. 수박 1통 사기도 겁난다. 수박 떨어진 지 며칠이나 지났건만 살 수가 없다.
마트에 가서 몇 번을 들었다 놨다 하다가 꿩 대신 닭이라고 결국 토마토 몇 개나 다른 과일을 사오거나 아님 그냥 빈 손으로 돌아섰다. 오늘도 결국 수박은 못 샀다. 자두만 2000원어치 사가지고 나왔다.
월급 오르는 건 거북이 걸음이고 물가 오르는 건 토끼 걸음이니 도대체 서민은 어떻게 살라는 것인지! 게다가 도시가스 요금도 일반용 9.1%가 오른단다. 전기요금도 오른다지? 택시비도 이미 올랐다. 택시야 늘 타는 게 아니기에 안 타면 된다지만 도시가스나 전기는 안 쓰고 살 수 없는 것 아닌가? 내수부진으로 인한 세수부족을 소주값 담배값 인상으로 해결하겠단다. 너무 단순한 발상 아닌가?
열심히만 살면 어떻게든 살 수 있을까
공무원은 '국민의 공복'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어리석은 국민의 순진한 생각일까? 담배값을 올려 흡연율을 낮추겠다는 생각을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도대체 이해하기가 너무 어렵다. 정책은 국민에 대한 애정과 관심에서 나온다.
부자에 대한 애정은 지극해 종부세까지 앞장서서 감소시켜주면서 서민에 대해서는 무차별적인 간접세 올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으니 이렇듯 서민에 대한 애정이 없는 정부에 무언가를 기대하는 국민이 어리석은 것일까?
그동안은 열심히 살다 보면, 직장 버젓이 있으니 '어떻게야 살 수 있겠지'라며 스스로 용기를 내며 애써서 안간힘 써가며 살았다. 그런데 이제 아이 둘이 대학에 다니고 직장에선 보조도 한 푼 없고, 내 집은 고사하고 전셋돈 대출 이자 갚아가며 생활해가며 살려니 앞이 캄캄하다.
정말 죽을 때까지 빚만 갚다가 끝날 것 같은 암울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투잡을 해야 하는 것일까? 밤중에 대리운전이라도 해야 하는 것일까? 아님 식당에 나가 설거지라도 해야 하는 것일까? 길거리에 나가 밤중에 포장마차라도 해야 하는 것일까?
백 번 양보해 차 못 바꿔도 좋다. 집 없어도 좋다. 희망이 있다면. 희망만은 갖고 싶다. 우리도 노력하면 언젠가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걸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그래야 열심히 살고 발전된 미래를 바라볼 것이 아닌가?
도대체 희망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서민에게 애정을 가진 정치인은, 대통령은 또 얼마나 기다려야 나타날까?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