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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방학 3주 동안 학교에서 공부해라?

충남도내 일부 초중학교 '학력증진 프로그램' 운용 논란

등록|2009.07.01 18:10 수정|2009.07.01 21:30

향교에서 예절교육을 받고있는 중학생들 시험성적의 높고 낮음으로 학교와 학생에 대한 평가를 하는 비교육적 교육방식으로 인해 학교에서는 앞으로 이같은 예절교육은 사라질지도 모른다. ⓒ 안서순


충남도내 초중학교 중 일부 학교가 '여름방학기간 중 학력증진 프로그램'을 운용키로 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1일 학부모들에 따르면 도내 일부 초중학교에서 학기 중 학력 미달 학생에 대한 보충지도와 심화학습을 시킨다는 명목으로 여름방학 기간 중 3주 동안 이 프로그램을 운용키로 했다는 것. 

여름방학 특별 프로그램은 운용하는 초등학교는 대부분 1학년에서 5학년까지 기초 부진학생은 무학년제로 특별반을 편성하고 6학년에 대해서는 기본학력 다지기 차원에서 전학생이 참여토록 하고 있다.

충남도교육청은 지난 3월 전국 일제고사 이후 성적이 부진한 것으로 평가된 학교에 대해 '학력신장' 명목으로 800만원씩을 지원해 주었고 각 초중학교는 이 재원으로 '여름방학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일부 학교에서 학력증진을 위한 여름방학 계획을 세우자 이런 분위기가 다른 학교로 옮겨가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는 각시군마다 3-4개교 정도가 이같은 계획을 세워 놓고 있으나 여름방학 이전에 참여학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교조 충남지부는 "학력 증진 프로그램은 학력 미달 학생뿐만 아니라 실제 전교생이 참여하는 것으로 여름방학이 단축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방학은 학교수업을 받느라 하지 못한 여러 가지 종류의 다양한 배움을 갖자는 의미에서 만든 것인데 이를 무시하고 오로지 시험성적만 올리기에 급급한 보충수업을 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홍성군 ㅎ 초등학교의 박아무개(28) 교사는 "여름방학동안 개인연수도 받고 대학원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학교에 정상 출근해 학교수업을 하라고 하니 난감하다"고 밝혔다.

서산시 ㅅ 중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이 아무개(45) 교사는 "교사도 공부를 해야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는데 공부할 수 있는 방학을 없앤다면 결국 학생들만 피해를 입는 꼴이 된다"며 학력증진 프로그램 철회를 요구했다.

서산 ㅅ 초등학교의 한 학부모(49)는 "우리집 아이들은 여름방학 보충 수업에 불참시키고 이미 계획된 '가정 프로그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지역 초등학교에서 '달맞이' '해넘이'학교 등의 해괴한 이름으로 야간자율학습이 시작되고 여름방학기간을 단축해 '전국일제고사를 대비한 문제풀이'로 변경시키는 등 비교육적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학교를 학원화시키려는 움직임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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