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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임대료 인상돼야 개성 통행제한 해제"

돌파구 못찾는 개성공단... 3차실무 회담, 다음 일정도 못잡고 끝나

등록|2009.07.02 14:50 수정|2009.07.03 09:55

▲ '시간별생산현황' 작업표에 종이꽃을 달고 작업하는 개성공단의 북한 여성 근로자들. ⓒ 김당



[3신 : 3일 오전 7시 55분]

<조선중앙방송> 보도, "사업 전도는 전적으로 남측 태도에 달려있다" 주장

북한은 2일 밤, 개성공단 3차 실무회담에서 토지임대료 문제가 해결돼야 남한 기업들의 경영상 애로를 풀어줄 것이라는 입장을 남쪽에 전했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북측이 "토지임대료 문제가 해결되는 차제로 남측 기업들의 경영상 애로조건들을 풀어줄 용의를 다시금 표시했다"며 "성의에는 성의로, 아량에는 아량으로 화답할데 대해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토지임대료 요구액이 5억 달러라는 것은 밝히지 않았다.

이는 토지임대료 인상이 자신들이 지난달 19일 회담에서 그 용의를 밝힌 개성공단 체류통행제한 조치 해제의 전제조건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영탁 남측 수석대표도 이에 앞서 한 회담 브리핑에서 "(북측은) 토지임대료를 우선적으로 협상하자는 것을 강조했고, 통행제한은 저절로 그 다음에 풀린다고 말했다"고 전했었다.

방송은 계속해서 토지임대료 문제와 관련해, 북측이 "우리안의 취지와 타당성에 대해 상세히 언급했다"며 "우리가 제시한 토지임대료의 기준이 남조선과 다른 나라 특구의 보편적 실례로 보나 개성공업지구의 특수성과 가치 그리고 그 전망으로 볼 때 결코 높은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의 개성공단 접촉에서 드러난 북한의 요구는 6·15선언 전면이행 즉, 이명박 정부가 대북정책을 바꾸지 않는다면, 더 이상 '특혜조치'를 줄 수 없다는 것으로 정리된다. 그러나 정부는 대북정책 전환은 물론이고 토지임대료 등의 추가지급 요구를 들어 줄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해, 현재로서 양측의 접점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또 북측이 이날 회담에서 "이런 식이라면 더 이상 회담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간 것으로 알려져, 차기 회담 일정을 잡는 것은 물론 이후 상황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방송에 따르면, 북측은 또 국방부의 국방개혁기본계획과 현인택 통일부 장관의 '비핵·개방3000' 정책 등을 거론하면서 "남측은 민족의 지향과 기대에 역행하는 일들을 더 이상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회담에서의 남측 태도에 대해서는 "개성공업지구 계약 개정과는 관계없는 문제들을 장황하게 늘어놓으면서 기본문제 토의를 회피했을 뿐 아니라 얼토당토않은 궤변에 매달리면서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떼를 썼다"며 "심지어 개성공업지구에서 지금까지 특혜를 받은 것이 없다는 망발도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실무접촉의 운명과 개성공업지구 사업의 전도는 전적으로 남측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개성공단입주기업들이 향후 행보의 판단기준으로 삼았던 이번 회담이 평행선으로 끝나면서, 북측 노동자 감원과 공장휴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신 보강: 2일 저녁 8시 30분]

3차 개성회담, 차기 회담일정 못 잡고 종료


개성공단 문제에 대한 남북간 협의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남북한은 2일 개성공단내 남북경협협의사무소에서 당국자간 3차 실무회담을 열어 억류노동자 문제와 토지사용료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헤어졌으며, 차기 회담 일정도 잡지 못했다.

회담에 참석하고 서울로 돌아온 김영탁 남측 수석대표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개성공단 관련 남북 당국간 제3차 실무회담은 10시부터 11시 10분까지 오전 회의를 진행한 뒤 종료됐다"면서 "차기회담 일정은 잡지 못했으나 이후 북측과 협의해서 확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측이 회담중에 "이런 식이라면 더 이상 회담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말이 돌고 있어, 차기 회담 일정을 잡는 것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수석대표는 "북측도 회담을 추진할 생각이 있기 때문에 그런 말들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그런 발언이 있었는지는 녹음을 확인해 봐야겠다"고 답했다.

이날 회담에서 남측은 50분간의 기조발언을, 북한에 억류돼 있는 유씨의 소재와 건강상태를 즉시 알려줄 것과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는 데 집중했다. '개성공단발전 3대원칙'(▲ 공단 규범 확립 ▲ 경제원리 추구 ▲ 미래지향적 발전추구)에 따라 현안문제를 협의해 나가자는 것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방 중단도 촉구했다. 이어 ▲ 출입체류제한 조치 철회 ▲ 3통문제 개선 ▲ 출입체류공동위원회 구성·운영문제 협의 ▲ 7월 20일에 외국공단 합동시찰 진행 ▲ 탁아소 건설문제 즉각 협의 등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회담은 개성공단의 전반적인 문제를 다루는 실무 본회담과 당면현안을 개별적으로 다루는 실무 소회담으로 나누어서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북의 토지사용료 5억불 요구에 대해서는 반대의 뜻을 거듭 밝혔다.

김 대표는 '실무 소회담'과 '실무 본회담'에 대해 "소회담은 통행제한 해제, 탁아소 건설, 해외공단 합동시찰처럼 바로 할 수 있는 사안들을, 본회담은 조금 더 어려운 것들과 시간이 많이 걸리는 협의사항들을 다루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은 10분 정도의 기조발언에서 1단계 100만평에 대한 토지사용료 5억불을 지급하라는 요구에 집중했으며, 남측의 제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북, "통행제한조치 완화는 토지임대료 협상 다음에"

김 대표는 또 "토지임대료 문제와 (북측이 지난 달 19일 용의를 밝힌) 출입체류제한조치 완화문제가 조건부로 연계된 것이냐"는 질문에 "(북측은) 토지임대료를 우선적으로 협상하자는 것을 강조했고, 통행제한은 저절로 그 다음에 풀린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두 사안이 연계돼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유씨 문제에 대해서도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고 한다.

전체 70분 회담 중에서 양쪽의 기조발언이 60분 정도였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은 양쪽 주장을 듣고 확인하는 수준이었다.

이번 회담에 대해 개성공단기업협회(회장 김학권)는 실망감을 나타냈다. 협회는 이날 저녁에 낸 자료에서 "기업들의 위기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남북당국은 차후 회담을 속개하여 개성공단을 유지, 발전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1신: 2일 오후 2시 50분]

북, 개성기업협회에 "통행제한 등은 남측 정부탓" 통지문

북한의 개성공단 책임부서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하 총국)의 박철수 부총국장이 지난달 27일 김학권 개성공단기업협회(이하 협회) 회장 앞으로, 개성공단 문제에 대한 통지문을 보낸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이 통지문은 지난달 25일 개성공단기업협회가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에 통행·체류제한 즉시 해제, 주재원의 신변안전 보장, '토지사용료 5억불-임금300불안'을 철회하라고 촉구한 것에 대한 답신형태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통행·체류를 제한하고 토지사용료와 임금인상을 요구한 근본원인은 이명박 정부가 6·15선언을 부정했기 때문"이라면서 "협회가 요구해야 할 대상은 우리가 아니라 남측 정부"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또, 북한이 지난 3월 30일부터 억류하고 있는 현대아산 직원 유아무개씨 대해서는 "엄중한 죄를 지었다"면서 "우리 인민이 용서할 수가 없다"고 말해, 유씨 문제 해결이 어려워질 것임을 시사했다. 북한은 이어 "우리가 (이전에) 신변안전을 어렵게 한 게 있느냐, 왜 이런 문제를 제기하느냐"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협회관계자는 "그동안 협회와 북측 총국 사이에 통로가 없던 상태에서, 처음으로 서신이 왔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면서 "북측 통지문에 대해 우리도 개성공단 기업들의  어려움에 대해 알리는 답신을 지난달 30일에 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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