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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달걀상자를 소개합니다

등록|2009.07.03 17:00 수정|2009.07.03 17:00

▲ 포장도 신뢰를 쌓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 오창균

며칠 전에 생산자와의 직거래로 무농약참외를 주문한 것 중에서 대부분이 깨져 있었다. 한두 개 정도는 이해 할 수 있지만, 이것은 안 되겠다. 더 실망스러운 것은 충격을 방지할 수 있는 에어비닐(일명 뽁뽁이)도 없는 것이 파손의 주요 원인이겠다 싶어 전화를 걸어 환불을 요청하고 포장에 문제가 있으니 포장방법을 바꾸라고 했더니 알았다면서도 택배사에도 항의전화를 해달라고 한다.

판매자도 속상하겠지만, 책임을 택배사로 돌리기보다는 안전한 포장을 먼저 했어야 한다고 본다. 게시판에도 많은 구매자가 파손된 참외에 대한 항의글이 올라왔고 판매자는 무게를 줄이는 포장으로 재판매 하겠다는 것을 보고는 실망보다는 안타깝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는 신뢰를 기본으로 하는 것이다. 열심히 땀 흘려 친환경으로 재배한 농산물을 허술한 포장 때문에 손해를 보는 것은 생산자나 구매자도 가슴이 아픈 것이다. 가까운 마트를 두고도 택배를 이용한 직거래의 첫 번쨰 이유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힘들게 일하는 농부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그 마음이 오래가기 위해서는 정직하게 농산물을 재배하는 것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안전하게 배달이 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달걀(유정란)도 직거래로 구매를 한동안 했었는데 한두 개 또는 서너 개씩 깨지는 경우가 있어서 직거래를 끊고 마트를 이용했었다.

최근 몇 달 전부터 다시 달걀(유정란)을 택배를 이용하여 정기적으로 받고 있는데 이곳의 생산자는 계란을 먼저 보내주고 후불로 돈을 받는 방식이다. 깨진 달걀이 있으면 그 값을 제하고 달라고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단 한 개도 깨진것이 없었고 그 비결은 포장박스에 비밀이 있다.

처음에 달걀을 받아 볼 때 세심한 달걀포장과 특허 감인 포장박스를 보면서 감탄을 했었는데 물건에 대한 신뢰도 같이 높였다. 일반적인 한 겹 상자가 아닌 두 겹으로 된 상자는 1차로 충격을 막아줄 수 있게 겹과 겹 사이에 공간이 있고 열 개씩 포장된 네 개의 작은 포장은 고무밴드를 이용해서 공중에 떠있게 하여 2차로 충격을 방지한다.

또한, 달걀에는 충격흡수를 할 수 있도록 그물망 스펀지를 사용했는데 계란이 공기를 숨 쉴 수 있게 하여 신선도를 높이도록 한 것이라고 한다. 현재의 상자를 만들기까지 6개월 동안 고민하고 디자인하면서 여러 차례 포기의 순간을 견뎌낸  '인내와 끈기'의 결과라고 하는데 주변의 농가들에서도 동의를 구하고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 독특한 달걀상자는 조심스럽게 보내야 할 물건이 있을 떄는 내가 다시 재활용하고 있다.

▲ 문구 하나에도 정성이 보이는것 같습니다. ⓒ 오창균


▲ 두겹으로 된 박스 내부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정할수 있게 제작이 되었다. ⓒ 오창균


▲ 고무밴드를 이용해서 달걀상자가 공중에 떠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 오창균


▲ 달걀에도 그물형 스펀지를 씌워서 충격도 방지하고 숨쉴 수 있도록 했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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