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전경, 의경들이 소모품인가?

등록|2009.07.03 20:12 수정|2009.07.03 20:12
어제는 제 아는 아이가 의경으로 입대한 후 외박을 나와 들렀습니다. 그가 하는 말이 '사회에서 가보지 못한 전국을 거의 매일 다닙니다'였습니다. 난 영문을 몰라 물었더니 '시위현장은 어디든 전국의 전,의경들이 소집되어 모이기 때문이지요'라고 대답하더군요.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완수하기 위해 입대한 우리의 젊은이들이 왜 시위현장에서 원치 않는 행동들을 해야 할까요. 나라 밖의 적들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국민의 안위를 책임지기 위해 대한민국 정상적인 남자라면 반드시 완수해야 할 국방의 의무가 왜 시위현장에서 행해져야 합니까? 이건 아니지요. 형태만 바뀐 7,80년대의 계엄군과 뭐가 다를까요.

이건 도대체 누가 시킨 겁니까? 내 아들, 내 가족, 내 친구, 내 애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이건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시위현장에서 전,의경 및 무고한 시민들이 무수히 다치는 모습들을 우린 언론을 통해 수없이 봐 왔습니다.

이젠 국방의 의무를 완수하러 입대한 전,의경들이 더이상 시위현장에 동원되지 않도록 우리 일반인들이 다같이 일어서야 합니다. 이젠 이런 악순환을 끊어야 합니다.

저는 79년부터 81년까지 살벌한 시기에 해병대 생활을 한 평범한 한 시민입니다. 제가 군대생활 할 때 박정희 대통령이 살해되고 5.18민주화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80년 5월17일 밤 전두환 군부세력이 전국에 계엄령을 선포해 저는 아무 영문도 모른 채 비상소리에 완전무장하고 군용트럭에 올라 타 어느 산속에 텐트를 쳤습니다.

아침에 보니 제주대학 옆 산속에 진을 쳤더군요. 그때부터 몇개월을 제주대학, 경남대학에서 계엄군으로 근무를 했습니다. 다행히 저희가 있었던 곳에서는 지휘관들의 애민정신으로 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지휘관 훈시가 '시민들은 적이 아니고 보호해야할 우리 국민이다'였습니다. 또 한가지는 제가 기억  못 하지만 '만약 시민들이 때리면 맞되 총만은 뺏기지 말라'고 했다 합니다.

그땐 명령에 죽고 명령에 사는 일개 병사였기에 별 생각없이 상부에서 시키는 대로 근무를 섰지만 나중에 돌이켜 보니 그 당시 위정자들이 정말 엄청난 일들을 저지르려 했음을 알았습니다.

만약 무고한 시민들에게 불상사가 일어나고 서로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었다면 그후 제 인생은 아마 망가질 대로 망가졌으리라 생각하니 소름이 돋기까지 합니다.

지금의 전,의경들이 그러지 않으리라고 누가 보장합니까? 우리의 사랑하는 자식, 형제, 애인인 전,의경들을 시위현장에 서게 하지 말아주세요. 인터넷 '다음' 아고라 청원 '이슈청원'란에 청원을 올렸습니다. 많이 서명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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