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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키드' 뉴스 한국상륙, 축하할 일일까?

등록|2009.07.05 15:31 수정|2009.07.05 18:49
오늘 네이버에 들어갔다가 문득 첫 화면 정중앙에 한국에도 '네이키드 뉴스'가 들어온다는 사실을 알리는 링크를 보게 되었다.

▲ 네이키드 뉴스 한국 홈페이지. ⓒ 네이키드 뉴스


별로 새로울 것도 없는 것은, 이것이 그저 야한 인터넷 포르노 사이트의 '각색판' 혹은 복사판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지만, 그것을 더 큰 TV쇼로 만든다는 착상이 나에겐 품위 없게 느껴지기도 하고, 평소엔 병적일 정도로 점잖은 한국에도 들어온다는 점에서 놀랍기도 하다.

하지만 'naked'라는 용어는 실제 이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것과 확연히 다른 의미를 지닌 고로, 정말은 복사판이 아닐지도 모른다. 내 말이 이상하게 들리거나 혹은 호기심이 생기는데 19살 이상이라면, 위키피디아Wikipedia에서 'Naked News'를 검색해 보라. 오리지널 버전이 어떤지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링크를 뺀 것은, 궁금한 사람은 혼자 찾아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다시 한국 버전 얘기를 해보자면, 추측컨대 남자 시청자를 위해 옷을 벗을 여성 진행자들 밖에 없다는 점에서 성차별이기도 하고(원래 캐나다에는 두 가지 버전이 있다- 여자 버전과 남자 버전) 청소년을 타깃으로 특별 버전을 만든다는 생각은 특히 저속한 일이지만, 그것보다 더 나쁜 점이 있다.

잠시만 생각해보자, 이 프로그램의 전제는 뉴스보는 것과 젊은 여자들이 옷벗는 것을 혼합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회 수준을 이보다 더 떨어뜨릴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이 프로그램의 제작자들이 뉴스의 중요성에 대해 보내고자 하는 메시지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나에게 정확하지 않다. 스포츠 조선에서 기사를 읽고 유튜브에 가서 이 프로그램의 오리지널(삭제된 버전)에서 짧게 발췌된 영상을 보았다. 

한 금발 여성이 이라크에서 매복 공격이 있었는데, 군인 5명과 민간인 12명이 죽었으며, 그 중 몇 명이 어린이였다는 보도를 하면서 그 동안에도 계속 천천히 옷을 벗고 있었다. 정말 어떤 미친 사람이 여자 옷벗는 것을 보기에 딱 알맞은 순간이라고 생각할까? 그 사고로 죽은 사람들과 그 가족들에게 이 이상 무례할 수가 있는 걸까?

이 다음은 무엇이 될지 모르겠다. 물론 뉴스가 어떤 사람들에겐 지루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일들도 그렇지 않은가? 그러면 그 일들도 다 그 좋다는 노출로 좀 더 재밌게 만들어도 괜찮은 것 아닌가? 그래서 이제 나는 벌거벗은 학원, 벌거벗은 교회, 벌거벗은 세무서, 또 당연히 통근 길이 얼마나 지루한지 생각하면- 벌거벗은 지하철까지 기다려보려 한다.
덧붙이는 글 마티아스 슈페히트 기자는 독일에서 태어나 10여 년 전 첫 방한한 후 거의 매년 한국에 오다가 2006년 서울로 이주했다. 독일 유러피안 비즈니스 스쿨에서 경영학 학위를 2008년엔 연세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그 후 서울에서 '스텔렌스 인터내셔널(www.stelence.co.kr)'을 설립하여 유럽 라이프스타일 제품 등을 수입판매 중이다. 최근 한국에서의 경험을 쓰기 시작한 개인 블로그는 http://underneaththewater.tistory.co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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