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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에서 마시는 차 맛은 어떨까?

<전통다례회의> 열린 경복궁 현장

등록|2009.07.05 17:07 수정|2009.07.05 17:07

▲ 다례회의에 참가한 시민과 외국인들이 배례를 하고 있다. ⓒ 나영준



"궁궐에서 마시는 차라 그런지 맛이 색다르게 느껴지네요."


지난 4일 오후 3시 서울 경복궁 내 건청궁(乾淸宮)에는 200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더운 날씨였지만 손에 쥔 차와 고궁의 그윽한 향기에 취한 모습들. <전통다례회의>라 이름 붙여진 이 날의 행사는 고궁의 관광자원화를 도모하기 위해 문화재청이 기획한 것.

경복궁 내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건청궁은 1873년 고종이 경복궁 중건을 마무리하면서 국가 재정이 아닌 내탕금(왕의 사비)을 들여 마련한 곳이다. 그러나 일본 제국주의의 칼날에 '명성황후'가 명을 달리한 슬픔이 맺힌 곳이기도 하다.

▲ "모두 손을 들어 보세요." 이 날 현장에는 많은 외국인들도 참여해 한국전통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 나영준



2007년 완전 복원 후 올해 1월부터 일반관람객에게 상시 개방하고 있는 건청궁은 흥례문, 근정전을 지나 침전인 강녕전, 교태전 그리고 이어진 향원정을 통과해야만 비로소 만날 수 있다. 궁궐 가장 안쪽의 신비 속으로 찾아온 많은 시민들과 외국인 관람객들은 연신 땀을 닦아낸다.

그러나 곧 우리의 전통 다례시연이 이어지고 차문화사에 대한 강의가 시작되자 너나할 것 없이 귀를 기울인다. 이날 행사가 끝난 후엔 참여한 시민들에게 각종 전통차와 궁중떡을 나누어 주어 호평을 얻기도 했다.

박종갑 경복궁 관리소장은 "국민과 함께하는 역사의 장을 만들기 위해 오늘의 자리를 마련했으며, 앞으로 보다 많은 이들이 함께 해 우리의 것을 세계에 널리 알리게 하도록 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 "쟤 잘 하고 있는 건가?" "왜 이리 손이 떨리지." 외국 관광객의 차 따르기 시연이 그리 미덥지(?) 않아 보이는 걸까. ⓒ 나영준



▲ 관람객을 위한 차를 준비하는 여인의 모습 ⓒ 나영준



<전통다례회의>는 8월 1일, 9월 5일, 10월 3일 등 매월 첫째 주 토요일에 3차례 더 시행 될 계획이며, 차의 종류와 제다법· 차의 효능· 추석차림과 배례법 등에 대해 강의가 진행된다. 또한 외국인 관람객을 위해 영어 번역이 함께 뒤따른다.

▲ "저도 차 한 잔만요!" 전통차를 맛 보려는 시민들의 간절한 눈길. ⓒ 나영준



▲ 날렵한 곡선미를 자랑하는 건청궁. '명성황후' 시해의 아픈 현장이기도 하다. ⓒ 나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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