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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고? 오빠들이 채워줄게!

뮤지컬 <펌프보이즈> 프레스콜 현장

등록|2009.07.06 20:37 수정|2009.07.06 20:37

도로변 컨셉으로 지은 무대<펌프보이즈> 간담회 모습, 배우들은 자유롭게 앉아 기자들의 질문을 기다렸다 ⓒ 조재환



날씨가 많이 더웠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비도 내렸다. 더위에 비까지 내린 날씨였던 6일은 나에게 마땅한 취재거리가 없었다. 하나의 영화 시사회가 있지만 내 정서에 맞지 않는 애니메이션 상영회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좋지 않은 날씨에 취재소재 부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을 때, 시원한 소식이 들렸다. 경쾌한 음악을 소재로 관객에게 인기를 얻었던 <펌프보이즈>가 초연때보다 강력한 배우와 소재로 다시 문을 연다는 소식이다.

<펌프보이즈>는 2007년 초연 당시 홍록기가 주인공 'LM' 역할을 맡았던 작품이다. 하지만 이번 LM의 주인공은 임형준과 신인 황동현이 공동으로 맡았다. 사전 홍보자료에 의하면 '초연보다 더욱 섹시하게, 더욱 강한 웃음으로 무장' 했다는데, 과연 사실일까? 6일 오후 3시 대학로 예술마당에서 열린 프레스콜 현장을 가봤다.

이게 웬일? 음료수 서비스라니!

동영상 기자들을 위해 저희가 화이트밸런스를공연시작전, 관객들에게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을 나눠주는 '큐티보이즈' 서울예전 언영과 학생들이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동영상 취재기자를 위해 백지를 들어 화이트밸런스 조절을 도왔다 ⓒ 조재환



이 뮤지컬의 코드명은 "꽉채워요"다. 무더운 여름에 휴가도 못가는 관객들을 위해 시원한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의도다. 그러나 이 의도가 공연중에만 전달된다면 진실성을 못느낄 법. 공연 주최 측은 좀 더 차별화된 전략을 짰다. 바로 시원한 음료수와 아이스크림 그리고 맥주 등을 제공한다.

특별히 이날 기자들에게는 무료로 제공됐다. 그러나 본 공연이 시작되는 7일부터는 유료판매. 보통격인 공연 관계자가 판매하는 것이 아니었다. 공연측은 여성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꽃미남' 큐티 보이즈를 꾸몄다.

이들은 직접 기자들에게 "덥죠? 시원한 맥주, 음료수, 아이스크림 있는데 이걸로 더위를 푸세요"하며 친절하게 다가갔다. 공연 안내문을 보면 '흐뭇'한 훈남들이라고 한다. 일부러 이 사람들을 보러 관람료 5만원을 낼 관객이 있을듯?

주의 : 그냥 공연을 '보기만' 하려면 절대 안됨!

펌프보이즈의 공연모습

ⓒ 조재환



왜 공연을 보기만 하면 '안되는' 걸까? 그 이유는 이 뮤지컬이 관객의 참여를 중점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더블컵 시스터즈'의 고효진은 질의응답시간에서, 이 뮤지컬을 '화려한 경품'으로 칭할 정도다.

1막과 2막 사이의 휴식시간, 중간에 간단한 레크레이션 타임을 가졌다. 뮤지컬 팀이 보여주는 동작을 잘따라하는 기자나 초청관객들에게 생필품을 주는 것. 기자들은 취재의 목적을 위해서 대부분 배우들이 제시하는 동작을 따라하지 못했다. 그러나 배우들은 특유의 유쾌함을 살렸다. 취재하고 있는 사진기자를 무대로 불러오기도 하는등의 모습을 보였다.

7일부터 오는 9월 13일까지 이어지는 <펌프보이즈>의 핵심이 관객참여다. 관객이 이 뮤지컬의 주연도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냥 보기만 한다면 무리다. 뭔가 참여하고 싶고 몸이 근질거리는 관객에게는 적격인 공연이다.

두명의 'L.M' 확연하게 보이는 비교분석!

비교분석 'L.M'의 극과 극2막 LM 신인 황동현과 1막 LM 임형준 ⓒ 조재환



공연에서 '관객참여'가 중요하지만, 핵심 주인공 'LM'의 역할이 두 사람에게 나눠졌다는 것이 주목된다. 1막의 LM은 흔히 우리가 아는 배우 임형준. 그러나 2막의 LM은 완전 신인이다. 영화 <쌍화점>에서 조인성의 호위무사역을 맡았던 황동현이다.

이날 공연은 하이라이트 형식으로 치뤄졌다. 연출을 맡은 임철형 감독은 "기자분들이 공연의 핵심을 자세히 파악하고 지겨운 부분을 없애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하이라이트에 불과하지만 1막에서 임형준은 다소 코믹한 모습으로 보인 방면, 2막의 황동현은 재치있고 강렬했다.

두 LM을 한공연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다. 그러나 뮤지컬은 하나의 스토리. 상반된 이미지의 LM은 간혹 공연의 흐름이 끊길 수 있다는 점이다.

임형준은 간담회에서 "황동현과 많이 차이가 나지만, 서로 도우며 열심히 LM에 적응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황동현은 "뮤지컬 자체가 처음이다. 임 감독님에 의해서 오디션 통과된게 영광"이라고 했다. 많이 수줍은 모습이었다.

임철형 감독은 "하이라이트다 보니 흐름이 약간 머뭇거렸고 부족한 점도 있었다"며 "악기의 보충과 강렬한 액션으로 관객에게 웃음으로 다가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유쾌한 음악과 댄스로 여름을 날려버릴 <펌프보이즈>, 취재거리가 없었던 나에게 화창한 날씨같은 상쾌함을 불러일으켰다. 7일부터 9월 13일까지 대학로 예술마당 2관에서 열리는 이 공연. 남은 여름을 그들이 시원하게 관객들에게 전해줄까?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SBS U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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