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뉴욕타임스> "한국 실직자들, 수치 무릅쓰고 육체노동"

한국인들, 실업난과 수치라는 이중고 겪어

등록|2009.07.08 09:56 수정|2009.07.08 09:58

<뉴욕타임스> 인터넷 국내판과 국제판 톱기사로 다룬 한국의 실업문제.<뉴욕타임스>는 인터넷판과 인쇄판 모두에서 한국의 실업문제를 주요기사로 다루었다. 신문은 한국의 실업난으로 인해 1997년 금융위기 때보다 많은 관리직 종사자들이 노동현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 NYTimes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7일자에서 한국의 경제위기가 사무직들을 육체노동 현장으로 밀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실직자들, 수치를 무릅쓰고 육체노동 택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실직한 사무직들이 어쩔 수 없이 게잡이 어선과 때밀이 등의 고된 직업을 택하고 있지만, 경쟁과 사회적 지위를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수치심이라는 이중고까지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이 1997년 외환위기 이래로 최악의 실업을 겪고 있으며, 그로 인해 화이트칼라 사무직에 종사하던 실직자들이 육체노동자로 나서는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콘도개발업체 관리직으로 있다 실직하고 게잡이 배를 타게 된 이모씨의 실제 경험을 소개하면서, 생활고 때문에 준비되지 않은 육체노동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가족이나 친구에게조차 그 사실을 숨겨야 하는 고통을 언급했다.

<뉴욕타임스>는 소개업자의 말을 빌려, 어부보조직 지원 비율이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 높으며, 지원자들은 대부분 사무직 실업자나 대학등록금을 구하지 못한 대학생들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신문은 실직하고 목욕탕 때밀이가 된 40대 후반 가장의 일화도 소개했다. 현모씨는 50명을 거느린 건설업체 중견 관리였으나, 지난 1월 실직하고 목욕탕에 취직하기 위해 서울의 때밀이 학원을 찾아야 했다.

<뉴욕타임스>는 "사람들은 경제위기에도 변함없이 때를 민다"는 학원장 나씨의 말을 인용하면서, 그의 때밀이 학원 등록생들 수가 올 들어 1.5배 증가한 180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부모님이 이 사실을 아시면 슬퍼하실 것"이라는 게잡이 보조의 말로 기사를 끝맺었다. 그는 최근까지 통신사 직원으로 있다가 직장을 잃고 어선을 타게 되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