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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정족수 못채워 외통위 파병안 처리 무산

민주당 불참한 가운데 한나라당 의원 5명도 불참

등록|2009.07.09 21:51 수정|2009.07.09 21:51
여야가 오는 15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레바논 파병연장 동의안을 처리키로 합의했지만 9일 소관 상임위인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의결 정족수 미달로 의결에 실패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파병연장안은 359명 규모의 동명부대를 오는 19일부터 내년 12월31일까지 약 1년6개월간 파견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외통위를 거쳐 18일 이전에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비정규직법·언론관계법 등 여야가 극단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형오 의장의 중재로 여야가 레바논에 주둔한 동명부대 파병 기간을 1년6개월 연장하는 '레바논 파병연장 동의안'을 의결키로 한 '원포인트 국회'에 여야가 어렵사리 합의한 상태였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18일까지 동의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국군의 파견 자체가 위헌적 상황에 놓이는 중대한 사태를 맞게 되는 만큼 국익을 위해서 반드시 시한 내에 처리돼야 한다"고 파병 동의안 처리를 강조했으며, 결국 여야는 원포인트 본회의를 전제로 오는 15일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합의했었다.

민주당은 이미 상임위 소집을 거부해 전원 불참을 예고했으나, 정작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상당수 불참해 의결정족수가 미달했다. 이날 전체 29명 가운데 14명만 출석,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더욱이 이날 파병동의안 의결을 위해 한나라당이 소집한 회의였다.

민주당의 불참도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는 없지만 '파병 동의안' 처리를 강력히 요구해온 한나라당의 일부 의원들이 불참해 상임위 의결이 무산된 점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외통위 소속인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얼이 빠져도 한참 빠졌다"며 "도대체 국회의원이 어디 가서 무엇을 하길래 과반수 이상을 확실하게 넘는 의석을 차지하고도 의결정족수를 하나 못채우나"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박 대변인은 "의결정족수 하나 채우지 못하면서 무슨 낯으로 등원 거부하는 민주당을 비판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외통위 소속 한나라당 정몽준, 남경필, 정의화, 이범관, 윤상현 의원이 불참했다.

이날 외통위 산회 이후 현안 브리핑을 위해 국회 정론관을 찾은 외통위 소속 윤상현 의원은 기자들에게 한나라당 행사인 국정보고대회에서 안보강사 강연으로 외통위 참석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윤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민주당이 제기한 '사이버북풍 시도 의혹'을 거론하며 "전쟁이 벌어졌는데, 한 마디로 아군을 향해 총질을 해대는 것과 다름 없다. 명색이 10년간 집권을 했다는 정당 치고는 국가 안보에 대한 인식이 참으로 무지하다 못해 몰염치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레바논 파동 동의안' 처리를 그토록 요청해왔던 한나라당이 자당 일부 의원들의 불참으로 의결이 무산된 데에는 언급 자체가 없었다. 안보를 중요시하면서 국가적 위헌 상황을 맞을 수도 있는 파병 문제에는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는 듯 하다.

외통위는 오는 13일 전체회의를 다시 열어 파병동의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나 민주당은 또 다시 전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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