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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억 들인 인공해수욕장 '골치'

"인공해수욕장 모래 유출 오염 심각" VS "모래 유출 없고 오염 아니다"

등록|2009.07.10 18:59 수정|2009.07.10 18:59

▲ 지난 9일 여수시 웅천 인공해수욕장 현장평가답사가 실시됐다. ⓒ 임현철


예산 84억을 쏟아 부어 만든 인공해수욕장이 말썽이다.

여수시민협 등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지난 9일 여수시가 관광도시 인프라 구축을 위해 가막만 내에 만들고 있는 '웅천 인공해수욕장사업' 현장평가 답사를 실시했다.

여수시가 '웅천지구 해변 친수공간조성사업'으로 추진 중인 인공해수욕장 사업은 연장 360m 폭, 60~100m, 면적 36,870㎡, 잠제공 285m 규모로 올 1월 완공을 목표로 진행됐으나, 개장은 내년으로 미뤄진 상태다.

이날 답사에서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혈세 84억원을 투입한 인공해수욕장의 모래 유실과 오염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시민단체, 인공해수욕장 모래 유출과 오염 심각

▲ 모래 유출로 인해 드러난 데크와 파래 등 현장 확인. ⓒ 임현철


▲ 모래 밑에 깐 천을 드러내자 악취와 함게 검게 변한 흙이 드러났다. ⓒ 임현철


여수시민협 김태성 사무국장은 "인공해수욕장에 들어갈 전체 모래가 7만㎥에 비용만 13억 6천만 원이다"면서 "현재 모래는 3만8천㎥가 들어갔고, 비용은 약 10억1천만 원이 들어갔으나 눈으로 봐도 모래 유출이 심각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국장은 또 "여수에 해수욕장이 13개나 있는데도 불구, 어족자원 보고인 가막만에 인공해수욕장을 만드는 걸 이해할 수 없다"며 "여수시가 시민 혈세를 제멋대로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희망자치세상 주철희 연구원은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07년 기준, 가막만에서 어업하는 세대는 5,031여 세대, 어업 인구는 13,929명이고, 2006년 가막만 수산물 생산량은 약 83,750M/T, 수산물 생산 금액은 약 1,909억원이다"면서 "인공해수욕장이 오염되면 가막만 전체가 위험할 수 있어 환경안전대책 수립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삽으로 모래를 조금만 파도 검게 변한 바닥이 드러난다"면서 "여름철 수온 상승에 따른 부영양화로 인한 산소부족으로 적조 등이 우려돼 지금까지 100년을 먹고 살았고, 앞으로도 100년을 먹고 살아야 할 가막만이 썪고 있어 걱정이다"고 밝혔다.

이날 인공해수욕장 바다 밑을 탐사한 여수환경운동연합 박근호 이사는 "지난 6월 10일과 25일, 오늘 등 세 차례 수중 탐사를 한 결과 바다 속 시야가 너무 흐리고 어류와 바지락은 없이 고동만 살고 있는 실정이다"고 소개했다.

▲ 오염된 흙을 지켜보는 사람들. ⓒ 임현철


여수시, "모래 유출 없고 오염 아니다"

이와 관련, 여수시 관계자는 "올해 계속 기계로 측정한 바, 모래 유실은 없다"면서 "모래 유실을 막기 위해 인공해수욕장 앞 바다에 'ㄱ'자로 잠제시설을 설치했고, 아직 모래를 절반 밖에 깔지 않은 상태라 괜찮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오염에 대해 "모래를 깔기 전에 이 넓은 해안을 어떻게 다 청소를 하고 깔 수 있겠냐?"면서 "모래 한 삽 떠 냄새가 조금 나는 걸 갖고 오염됐다고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민 김광욱씨는 "해수욕장은 물이 맑고 깨끗해야 하는데, 지금처럼 이렇게 물이 흐린데 어떤 관광객이 오겠냐?"면서 "인공해수욕장을 만들어 놓고 해수욕을 하지 못하는 게 문제다"고 우려했다.

시민 양광철씨는 "이왕 일이 이렇게 그르쳐 있으니 잘못을 지적하면 분열만 일어난다"면서 "시민단체와 여수시가 머리를 맞대 잘못된 것에 대한 보완책을 만들자"고 말했다.

▲ 인공해수욕장 현장 답사 후 여수시 관계자들의 현장 설명이 이어졌다. ⓒ 임현철

덧붙이는 글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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