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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장마後 풍경

홍제천을 휩쓸고 간 장마의 마수(魔手)

등록|2009.07.12 09:53 수정|2009.07.12 09:53

장마후 홍제천의 모습엄청난 장맛비가 내리친 후의 홍제천의 모습 ⓒ 정원철


장마후 홍제천의 모습2장맛비가 거세게 홍제천에 몰아친 후 비둘기가 평화를 만끽하고 있다. ⓒ 정원철


제가 사는 서울 홍은동 동네 중심에는 홍제천이 흐르고 있답니다. 얼마전까지 개보수 공사를 완료해 이제는 아주 깨끗하고 친환경적인 장소로 탈바꿈 되었답니다. 광화문에 청계천이 있다면 우리 동네에는 홍제천이 있답니다. 마을 한복판에 무엇보다 서울이라는 대도시 속에서 자연하천을 이웃에 두고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인 거 같습니다.

이런 홍제천에 마무리 공사로 바닥에 창포를 심었답니다. 창포는 옛날 여인들의 머릿결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 사용된 식물인데 하천 속에서 물을 더욱 맑히고 깨끗케 정화시키기 위해 심은 거 같았습니다.

그런데 창포를 심은 뒤 얼마 지나지도 않아 장맛비가 세차게 몰아쳤답니다. 그날 하룻동안은 그동안 내리지 않은 비까지 한데 모두어 내리는 지 마치 쓰나미를 보는 듯 거세게 빗줄기가 퍼부어 댔답니다. 하천 위로 뿌리가 뽑힌 나무가 실려 내려가고 하천 다리 위로 물살이 거세게 올라올 정도였으니까요.

그리고 그 다음날 장마가 일시로 그친 날 홍제천 앞을 지나게 되었는데 장마 후(後) 풍경이 참으로 처참했답니다. 하천의 토사(土沙)들이 인도로 넘쳐 흘러들어 와 있었고 그렇게 소중히 심어 놓았던 창포마저 다 쓰러져 있었답니다. 그런 창포 옆에서 평화로이 먹이를 찾고 있는 비둘기의 모습을 보니 왠지 서글픔이 느껴지더군요.

하지만 얼마 있지 않아 거친 물살에서 더욱 단련된 창포가 다시금 제모습으로 일어날 줄 믿으며 그때를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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