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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부활하고 있습니다"

[리뷰] <탄생-'바보 노무현 바보 세상' 바로보기>

등록|2009.07.12 20:32 수정|2009.07.12 20:33
뛰어내렸어요. 당신은 무거운 권위주의 의자에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으로   뛰어내렸어요. 당신은 끝도 없는 지역주의 고압선 철탑에서 버티다가 눈물이 되어 버티다가   뛰어내렸어요. 당신은 편 가르고 삿대질하는 냉전주의 창끝에서 깃발로 펄럭이다 찢겨진, 그리하여 끝내 허공으로 남은 사람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중-'안도현'  

'작가마을'바보 노무현 바보 세상 바로보기-탄생 ⓒ 작가마을

  시간이 흐를수록 고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는 정말 어떤 대통령이었을까. 거목과 같은 그의 푸른 정신의 그늘에서 함께 했던 사람들은 어쩜 그를 정말 잘 알 수 없을 지도 모르겠다. 어쩜 그를 한번도 만난적이 없거나, 멀리서 국민으로서 그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느낀 소시민들의 입에서 터져나오는 평가가 가장 참된 소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고 노무현 대통령, 그는 누군가의 말처럼 그가 법률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훌륭한 변호사로 생각되고, 그가 기계를 만지면 엔지니어 같고, 신체를 논하면 의사같고, 밀짚 모자에 삽을 들고 있으면 농부 같고, 또 신을 이야기하면 성직자 같은 사람은 아니었을까. 그는 이렇게 대한민국 국민이 원하는 대통령으로 살다 갔다.  

당신은부활하고 있습니다. ⓒ 송유미

  고 노무현 대통령의 추모 열풍은 전국 출판가에서도 다르지 않다. 고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집과 그를 기리는 추모의 글이 담긴 책들이 앞다투어 발간 되고 있다. 지난 5월 23일 서거한 고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는, <노무현 추모시 추모글> 모음집이 '작가 마을'에서 발행됐다.   책 제목이 길다. <탄생-바보 노무현 바보 세상 바로보기>. 이 추모 모음 책에는 강은교, 신경림, 유시민, 안도현, 송진 등 전국 각지의 유명 시인들과 송기인(신부), 이규정(소설가,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 하성란(소설가), 전강수(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장은주(영산대학교 교수), 김헌일(소설가), 배재경(시인) 등 총 29 편이 게재되어 있다.   고 노무현 추모문집 기획위원회는 '국민의 마음을 대변하여 표출시킨 문학인들의 글들이 아주 소중한 역사적 통분의 자료적 가치를 갖고 있다고 판단하여 몇몇 문학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추모문집을 펴내기로 하였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무현 ⓒ 송유미

연민의 실타래와 분노의 불덩어리를 품었던 사람 모두가 이로움을 좇을 때 홀로 의로움을 따랐던 사람 시대가 짐지운 운명을 거절하지 않고 자기 자신밖에는 가진 것 없이도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갔던 사람 그가 떠났다   스무 길 아래 바위덩이 온 몸으로 때려 뼈가 부서지고 살이 찢어지는 고통을 껴안고 한 아내의 남편 딸 아들의 아버지 아이들의 할아버지 나라의 대통령 그 모두의 존엄을 지켜낸 남자 그를 가슴에 묻는다   내게는 영원히 대통령일 세상에 단 하나였던 사람 그 사람 노무현 <서울역 분향소에서>-'유시민'  



슬픈무궁화 ⓒ 송유미

  나는 여상 출신 내 세울 것 하나 없었지만 그가 유일한 '빽'이었다 벌써 나는 그가 그립다 <작별의 순간, 삶이 반짝였다> 중 '하성란'

당신과아름다운 사랑은... ⓒ 송유미


<탄생-바보 노무현 바보 세상 바로보기>에는 기성시인, 작가, 교수의 글도 있지만 동래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배윤정 학생이 쓴 '대통령 할아버지, 부디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쉬세요'라는 비뚤비뚤한 글씨가 눈길을 끈다. 이외 '추모의 거리' 풍경을 담은 다양한 기록 사진과 고 노무현 대통령의 살아생전 모습 등 기존의 칙칙한 분위기의 추모문집과 달리 화사하게 편집되어 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란 유서처럼, 그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에 영원히 살아 있는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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