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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고의 글래머 모델을 찾아라

2009 미스 하와이안 트로픽 한국예선대회 현장

등록|2009.07.13 10:51 수정|2009.07.1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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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고 글래머 모델을 찾아라지난 10일 오후, 이화여대 앞 yes apm 6층 스토리라운지 아트홀에서 열린 2009 미스 하와이안 트로픽 한국예선대회 현장. ⓒ 문성식


지난 10일 오후, 글래머 모델 선발대회인 2009 미스하와이안 트로픽 한국예선이 이화여대 앞 yes apm 6층 스토리라운지 아트홀에서 열렸다.

미스하와이안 트로픽 선발대회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열리는 대회이지만 지난 90년대에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플레이보이 모델이 된 이승희를 배출한 적이 있고 오바마 대통령 대선시 오바마 걸로 유명해진 엠바 리도가 이 대회 출신이라고 한다.

이 대회의 주요 특징으로는 미혼, 기혼 여부를 따지지 않으며 나이제한도 만 18세~34세까지로 상당히 완화되어 있는 점이다. 본 대회의 주요 목적인 '글래머러스한 모델'의 자격조건만 충족하면 된다는 것.

따라서 이 대회의 지원자들도 10대 여고생에서부터 30대 아줌마까지 상당히 다양하게 이루어졌고 또 지원 목적도 참 다양했다. 아나운서를 꿈꾸는 대졸 취업 준비생으로부터 세계적인 모델이 되겠다는 앳된 여고생에 이르기까지.

하지만 이런 모델 선발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감수해야만 하는 것들이 있다. 모델은 궁극적으로 무언가를 팔기 위해 먼저 자기 자신부터 팔아야 하는 직업이다. 스스로 최고의 상품이 되어야만 한다.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최고의 상품이 되어야 한다.

최고의 상품이 되기 위해서는 일단 얼굴과 몸매부터 가꾸어야 한다. 간단한 자기소개에 이은 장기자랑이란 단지 대회 자체가 지루하지 않게끔 하는 일종의 양념일런지도 모른다.

특히 대회에 나와 심사위원 앞에 서서는 마치 우시장에 팔려나온 소처럼 수영복을 입고서 자신의 신체 라인 전부를 보여주어야 하며, 목 선까지 더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해 머리채를 들어올려 보여주기까지 해야만 한다.

목선을 확실하게 보여주기2009 미스 하와이안 트로픽 한국예선대회 2부인 수영복 심사에서 심사위원들에게 목선을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해 머리채를 위로 잡아당겨 올리는 모습 ⓒ 문성식


"앞으로 본선이 열리게 될 1주일 안에 과연 몇 킬로그램까지 뺄 수 있겠느냐?"라거나 "글래머 대회라는 걸 알았을텐데 왜 태닝은 안 하고 왔느냐?"라는 질문, 또 어떤 지원자에게는 "가슴이 너무 빈약하다. 수술이라도 해야 되는 것 아니냐?"라는 식의 심사위원 말을 듣는 지원자들의 심정은 과연 어떠하였을까?

꼭 이 대회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최고의 모델 선발대회라는 슈퍼모델선발대회라든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역시 마찬가지일것이다. 최고의 여성성을 지닌 인간 상품을 발굴해 내고 만들어내는 것에 대회의 목적이 있을테니.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모델 선발대회는 어쩔 수 없는 필요악

하지만 일부 여성단체들의 주장처럼 여성의 성상품화를 조장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대회들을 마냥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 자본의 가치가 지배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좀 심하게 말하자면 인간의 인격까지도 상품이 될 수 있다. 그것이 도덕적으로 바람직하냐와는 별개의 문제다.

여성을 상품화하는 이런 모델 선발대회들을 비록 공중파에서는 볼 수 없지만 여전히 케이블TV 등에서는 얼마든지 볼 수 있다. 굳이 패션산업의 최고 핵심인 런웨이나 패션잡지의 광고 등을 예로 들지 않아도 우리 주위의 수없이 많은 광고물들이 이들을 필요로 하는 한 '하와이안 트로픽'을 비롯, 언제까지나 수많은 모델 선발대회는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2009 미스 하와이안 트로픽 한국예선 1부, 자기소개 및 장기자랑 시간 ⓒ 문성식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졸업한 학교까지를 소개한 한 아나운서 지망생에게서 "나,  이대 나온 여자야!"라는 영화 대사가 생각난 것은 어쩌면 기자의 지나친 생각일런지도 모른다. 그 아나운서 지망생이 굳이 어느학교 출신인지 밝히지 않겠다. 하지만 이 대회는 글래머 선발대회다. 하버드대면 어떻고 서울대 출신이면 또 어떠랴? 어차피 자신의 신체 가꾸기가 가장 중요한 것일 뿐인데.

이번 하와이안 트로픽 선발대회는 오는 7월 18일 '2012 여수세계박람회' 특설 이벤트장인 디오션리조트 파라오션 워터파크에서 진행되며 우승자는 1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릴 세계대회 진출권이 주어진다고 한다.

2009 미스 하와이안 트로픽 한국예선대회

ⓒ 문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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