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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희생자 시신 사진 공개, 잠정 연기

"유가족들이 원하지만 종교계 우려 받아들여 재검토하기로"

등록|2009.07.16 09:48 수정|2009.07.16 10:01

▲ 용산대책위는 12일 오후 서울 한남동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사태해결을 촉구했다. 용산대책위는 "20일까지 정부가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희생자 시신을 메고 광장으로 나가겠다"고 밝혔다. ⓒ 박상규


용산범국민대책위원회가 16일 예정됐던 시신사진공개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사실상 '원점 재검토'다. 범대위는 당일 새벽 이 같은 결정을 내리고 기자들에게 회견 취소를 알려왔다.

홍석만 범대위 대변인은 "천주교와 기독교 등 종교계에서 시신 공개에 대해 윤리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고, 이를 받아들여 사진공개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2일 범대위와 유가족들은 희생자 빈소가 마련된 순천향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사 6개월까지 싸움을 마무리하기 위해서 시신사진을 공개한다, 그래도 이명박 대통령이 모르쇠한다면 반년이 되는 날 시신을 메고 청와대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홍석만 대변인은 "사건 초기부터 유가족들이 시신 공개를 주장했는데 범대위 활동가들이 이를 말렸다, 이번에 너무 그 뜻이 강해서 공개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유가족들은 고인의 시신을 접했을 때의 충격과 분노를 알리고 싶다는 자세다. 이들은 시신 상태에 대해서 "손목· 발목이 잘려나가고 내장이 들춰져있는 끔찍한 모습"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홍 대변인은 "이번 결정을 내리면서 투쟁 수위나 전략, 여론 효과 등을 고려하지는 않았다"면서 "유가족들의 의견을 다시 확인하고 오늘 저녁 대표자회의에서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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