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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의 '위기를 기회로'

<전대신문> 분석을 중점으로

등록|2009.07.17 15:18 수정|2009.07.17 15:18
대학신문은 대학에서 그 구성원을 독자로 하고 주로 학생이 편집하여 발행하는 신문이다.
사실 보도와 비판이 중심 기능이라는 점은 일반 신문과 같으나, 그 대상이 대학에서의 연구 및 교육 활동이라는 특성을 지닌다. 또 대학신문은 대학여론 수렴장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독자의 관심이 점차 저하되어가고 상호간의 의사소통이 불가해지면서 대학신문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인력부족, 기자 개개인의 성실성 부족,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의 비활성화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전남대학교 학보사 전대신문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전대신문 역시 점차 독자들의 관심사에서 점점 멀어져가고 있고 2007년 3월 획기적으로 설립된 인터넷 홈페이지 mycong.com도 그러하다. 인력부족으로 인한 기사 질의 저하도 심각한 문제로 꼬집을 수 있어 대학신문의 존폐위기까지 치닫고 있다. 편집권조차도 학생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맞추어지지 않고 있으며 학생들의 편집권 사용에 대한 감각도 무딘 것이 현실이다.

기존의 대학신문이 거쳐 온 행보를 보면 한국 최초의 대학신문은 1912년에 미국의 선교사가 경영한 평양의 숭실학교 대학부에서 창간한 <숭대시보>이며, 8 ·15광복 후에 1946년 <경성대학예과신문>이 처음 간행된 뒤 오늘날에는 전국의 거의 모든 대학에서 신문이 발행되고 있다. 오늘날에는 대학의 규모가 커지고 구성원의 지향이 다양해짐에 따라 학생이 자체적으로 별도의 신문을 간행하는 경우도 늘어가고 있으며, 대학 외부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간행하는 신문도 나타나고 있다. 서양에서는 대개 외부의 간섭 없는 학생의 편집권이 보장되어 있으며, 대학 당국에서 발행하는 보도 중심의 기관지와 별도로 신문이 간행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학생이 사회개혁의 전면에 나서서 활동한 1960년대에는 대학신문의 역할과 자율권이 특히 강조되었으며, 대학당국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기획 편집에서 운영까지 학생이 담당하여 재원을 광고 수입으로 충당하고 거리에서 일반 판매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전대신문>을 통해 앞으로 대학신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전대신문의 역사, 신문의 지면구성, 신문사 조직구성 및 주요업무에 대한 연구를 기자들 심층면접, 전대신문 관련 자료 조사를 통해 알아보기로 했다. 특히 전대신문은 개교 60주년을 맞아 축쇄판을 발행해 이를 참고했고 특별기획 책자 및 인터넷 홈페이지 mycong.com의 분석을 실시해 좀 더 세밀한 연구를 했다. 전대신문의 역사를 알아보기 위해 전남대학교 신문방송사에서 발간한 2008 활동보고서를 참고했고 신문의 지면구성을 분석하기 위해 직접 전대신문에서 발간한 신문을 참고했다. 또 심층면접은 전대신문 기자들을 직접 만나 일상적 취재활동 전반과 조직운영상의 문제, 기사생산에서 발생하는 문제점 등을 조사해 알아보았다.

전대신문은 1954년 6월 1일 <전남대학신문>이라는 이름으로 타블로이드판 4면이 발행된 이후 2009년에 창간 55주년을 맞았다. 전대신문은 1979년 <전대신문>으로 제호를 변경, 현재 주간 12면 체제 및 8면체제로 발간하여 2009년 7월 현재 1439호를 발행했다. 전대신문은 주간 단위 신문제작을 통해 학내 및 사회 이슈에 대한 보도와 여론을 수렴, 전달하고 있으며 1만8000부의 발행규모를 보이고 있다. 매주 월요일에 발행되고 방학 중에는 휴간함으로써 연간 22~24회 발행하고 있다.

조직현황을 보면 전대신문이 전남대신문방송사로 통합됨에 따라 전대방송, Chonnam Tribune, 전남대학교와 통합된 여수분원의 전대신문, 전대방송을 전남대학교 총장이 발행인을 담당하고 있다. 그에 따라 주간, 부주간, 편집/제작위원학생기자 및 국원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 중 전대신문 학생기자 수는 12명으로써 편집장, 대학부, 사회부, 문화부, 사진부로 각 기자들이 배치되어 있다. 편집장은 신문사 조직원들의 관리자임과 동시에 실질적인 신문제작의 책임자이며 대외적으로 전체기자를 대표한다. 대학부는 대학의 주체인 교수, 학생, 교직원의 활동을 일상적으로 취재하고 지면화한다. 사회부는 대중의 자주성과 관련한 정치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보다 본질적인 취재와 해설 및 분석을 한다. 문화부는 학내의 다양한 문화활동을 담당하고 학내 문화의 다양하고 자주적인 문예활동의 활성화를 위해 기여한다. 또 학내 불건전한 문화풍토를 비판하고 건강하고 근실한 문화풍토를 일구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사진부는 사진을 찍고 면별로 해당 기사에 맞게 필요한 사진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부서이다. 이러한 개괄적인 조직으로 전대신문은 운영되고 있는데 사실상 학생들의 전대신문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전남대학교 대학문화 창달을 위한 재학생 의식조사'(2007년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중 전대신문 구독 정도 및 발행주기는 전체 응답자 562명의 14.8%만('매주 한번' 3.9%와 '2~3주에 한번'10.9%)이 발행주기에 맞춰 구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1) 또, 전대신문의 발행주기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응답자는 전체의 40%('매주 한번'33.0%, '2~3주에 한번'7.0%)였다. 한편 '잘 모르겠다'는 응답자가 42.2%로 높은 것은 전대신문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신문사 내의 조직운영상의 문제점은 없는지 해당 기자들의 심층면접을 실시한 결과, 「문화부 A기자 : 솔직히 현재 전대신문을 제대로 발행하려면 많은 인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에요. 한주에 12면, 8면 제작하는 것은 얼마 되지 않긴 한데 공부하면서 취재활동하고 기사쓰기란 쉽지만은 않거든요. 요즘 수업이 다들 발표/토론하는 수업이라 학생 한 명이 준비할 것들이 많은데 매주 취재 및 기사쓰기를 하면 이러한 것을 제대로 준비하기란 상당히 벅찬 일이죠. 그래서 이 때문에 취재부족으로 기사의 질이 좋지 못하나 봐요.」 문화부 A기자는 학생기자 활동을 하면서 학생의 본분을 다하기가 많이 힘들고 이 때문에 취재부족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12명의 기자로는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기자 개개인의 성향의 차이가 질 좋은 신문 발행을 저해한다고 볼 수 있다.

「대학부장 B기자 : 각 기자들의 성향이 다르다 보니까 취재한 내용들이 당초 기획했던 것과 다른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다시 취재처로 돌려보내면 또 반복되기 일쑤죠. 대학부라면 대학에 관한 전반적인 일상을 취재해야 하는데 제가 생각한 대로 후배 기자들이 따라주지 않아 많이 힘들어요. 그리고 신문사 내에서도 공동체 의식이 많이 약해져서 청소나 기자재 관리 등이 미흡하고 심지어 물품을 잃어버리거나 없어져도 관심이 없는 게 사실이에요. 신문사 와서 기사쓰기보다 있는 컴퓨터로 각자 일을 하는 게 우선인 거죠.」 학생들의 편집권이 점차 도태되고 있고 편집권 사용에 대한 의식 부족도 심각했다.

「편집장 C기자 : 예전에 비해 학생들의 편집권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에요. 그만큼 학생들의 자율성과 자립성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해주고 있죠. 전대신문이 전남대신문방송사로 통합됨으로써 편집장의 위치는 많이 약해졌어요. 그리고 편집장뿐만 아니라 다른 기자들도 주간교수와 편집위원의 편집에 별다른 물의를 두지 않고 본인 할 일만 할 뿐이죠. 제도적인 개선과 각 기자들이 지속적인 관심이 없으면 해결되지 않을 문제라고 여겨지네요.」
 
전대신문은 전남대신문방송사 인터넷 홈페이지 mycong.com에도 실시간으로 기사를 올릴 수 있도록 해놨는데 앞서 말한 전대신문의 그러한 특성 때문에 홈페이지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가 되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을 막기 위해 인터넷 기자도 도입했으나 현실적으로 조직 없이 운영되는 객원 기자는 신문기자들보다 책임감에 있어서 약한 것이 사실이다.

「대학부 D기자 : 마이콩 닷컴은 1439호 기사 이후로 몇 개의 기사만 업데이트 되어 있고 나머지는 그대로 현상 유지되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기사의 댓글을 다는 독자의 수도 거의 없을 뿐더러 독자관리 또한 따로 하지 않아 독자들은 금방 싫증을 내고 말아요.」

전대신문의 이와 같은 문제점이 지적됨으로써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첫째, 학보는 우선 학보다운 고유한 기능과 역할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대학신문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고 원론적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둘째, 독자를 생각하는 신문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배포하는' 신문이 아니라 학내 구성원들을 배려하는 신문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콘텐츠의 개발이다. 기사의 질적인 개선과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기자교육의 중요성이다. 본연의 업무에 대한 이해력을 두는 데 힘쓰고 무엇보다 성실성을 밑바탕으로 둘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다섯째, e-book시스템의 적극적 활용이다. 전대신문 마이콩 닷컴은 PDF 서비스를 실시해 독자들에게 온라인상에서 오프라인 신문을 보는 것과 같은 효과를 주고 있다. 급변하는 시대에 부상하는 인터넷 세대가 인터넷 뉴스에도 관심을 기울이도록 아낌없는 제작 지원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학뿐 아니라 전반적인 사회이슈도 다루는 신문이 돼야 한다. 전반적인 사회의 변화 속에 일반 사회문제에 대한 기사가 많이 늘어났으며, 정치문제에 집중되었던 내용은 문화와 환경문제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 신문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며 학생들의 정치의식 함양에 힘써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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