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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이회창-'2인자' 심대평 갈등 수습될까?

이 총재측, 심 대표 '발언'에 조기수습 나서

등록|2009.07.17 17:05 수정|2009.07.17 17:49

▲ 지난 1월 30일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자유선진당 창당 1주년 기념식에서 이회창 총재(가운데)와 심대평 대표(왼쪽 두번째) 등 당 지도부가 축하떡을 자른 뒤 박수치고 있다. ⓒ 남소연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의 "땜질식 정치" 발언에 이회창 총재측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조기수습에 나섰다. 

자유선진당 대변인실은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심 대표의 발언이 마치 이회창 총재에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처럼 보도한 것은 진의가 왜곡된 확대해석"이라고 반박했다.

보도자료를 '대변인실' 명의로 냈긴 하지만 이 총재의 지시에 따른 조치여서 사실상 이 총재의 의중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유선진당 "총재에게만 의지하는 당의 체질 성찰하는 취지"

진의가 왜곡됐다는 발언은 심 대표가 어제(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하루하루 땜질식으로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을 가리킨다. 이 자리에 이 총재는 참석하지 않았다.

심 대표의 발언은 "자유선진당=이회창당 한계를 지적했다" "이회창 총재의 사당화에 반기를 들었다" 등의 해석이 뛰따랐다. '오너' 이 총재와 '2인자' 심 대표 사이에 보이지 않는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대변인실은 "이 발언들의 진의는 '이회창 총재가 주요 현안과 이슈에 대해 주요당직자회의 등을 통해 입장을 천명할 때마다 당이 유기적이고도 순발력 있게 정책적인 뒷받침을 하지 못하고, 하루하루 총재에게만 의지하는 듯한 당의 무기력한 체질을 깊이 성찰해 적극적인 역량을 발휘해 나가자'는 독려의 취지를 담고 있다"고 해명했다.

대변인실은 "따라서 지적한 언론의 보도 내용은 사실이 왜곡됐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며, 심대평 대표의 발언에 대한 더 이상의 억측과 확대해석을 경계하고자 한다"고 파장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 

대변인실이 이렇게 조기수습에 나선 것은 "언론보도에 해명하라"는 이 총재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5역회의에서 심 대표는 "당의 정책기능을 활성화하자는 게 발언의 취지였다"고 해명했고, 이에 이 총재는 "심 대표의 뜻은 잘 알겠지만 언론에 대한 해명은 해야 할 것 같다"며 "대변인이 필요한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

여권의 '심대평 총리기용설' 놓고 내부 갈등 잠복

이 총재측의 조기수습에도 내부갈등은 여전히 잠복돼 있다. 조만간 이루어질 청와대·내각 개편과 관련, 심 대표의 총리기용설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여권은 심 대표의 총리 기용 등을 통해 '충청권 연대'를 성사시킬 계획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총재는 이미 지난 13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여권 사이에 정책공조, 정책연대의 틀이 생기면 모르되 한 두 사람이 총리나 장관으로 가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심대평 총리 기용설'을 일축한 바 있다. 

논란을 불러온 심 대표의 발언은 자신의 총리기용설을 공개적으로 일축한 이 총재에 대한 반기의 성격을 띤다는 것이 당 안팎의 해석이다. 결국 '심대평 총리 기용'이 현실화될 경우 이 총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내부갈등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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