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일배' 용산 유족 "미공개 수사기록 3천쪽 공개하라"
참사 반년 맞는 20일까지 정부 답변 최후통첩... "시신 안고 청와대로 갈 것"
▲ 용산 참사 유가족이 17일 오후 "미공개 수사기록 3천 쪽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 이경태
폭우가 쏟아진 17일 오후, 용산 참사 유가족이 "미공개 수사기록 3천쪽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며 삼보일배를 벌였다. 삼보일배 행렬에는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과 이수호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유족들의 요구는 분명했다. 고 양회성씨의 부인 김영덕씨는 "지난 6개월 동안 용산참사 '진상규명', '명예회복', '책임자 처벌' 세 가지를 계속 요구했지만 하나도 해결된 것이 없다"며 "이제 우리 유족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말했다.
"제헌절인 오늘 검찰이 법 어기며 공개 않나 생각해봐야"
▲ 17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수사기록 공개와 용산참사 해결을 촉구하며 용산 유가족과 민주노동당 이수호 최고위원, 이정희 의원이 삼보일배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현수막 뒤에 선 반절을 하며 오는 이들을 가로막았다. ⓒ 이경태
이 위원은 이어 "내일 모레면 용산 참사가 벌어진 지 벌써 6개월인데 참혹하게 살인을 저지른 이 정권은 사과는커녕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참사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처벌되어야 하고 고인들의 명예회복은 물론, 보상까지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희 의원 역시 "망루에 올라가고 싶은 심정"이라며 반년 가까이 어떤 해결점도 보이지 않는 현실에 답답해했다.
이 의원은 "지금까지 사과는 물론, 성의 있는 대화도 하지 않는 이런 나라는, 정부는 나라도 정부도 아니다"며 "지금이라도 정부와 서울시가 나서서 유족들이 편안히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오는 20일까지 정부의 성의 있는 태도와 답변을 촉구했다.
고 이성수씨의 부인 권명숙씨는 "우리는 큰 것을 바란 것이 아니다"며 "단지 용산 참사의 진상을 규명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권씨는 이어 "용산참사는 이렇게 귀 막고, 눈감아 덮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지금까지 힘들긴 했지만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김영덕씨도 "참사 반 년이 되는 오는 20일까지 진상규명 등 문제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고인의 시신을 안고 청와대로, 아니면 시청으로 나올 것"이라며 "하루 빨리 용산참사의 문제가 해결돼 고인들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용산참사 범대위는 오는 20일 '용산참사 반년, 범국민 추모의 날'을 맞아 국민분향 및 위령제, 범국민 추모대회, 추모 콘서트 등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이날 이들의 삼보일배를 철저히 통제했다.
100여 명의 경찰은 삼보일배가 시작되자, 유족들과 이정희 국회의원, 이수호 최고위원 등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을 막아섰다. 길을 가로막힌 이들이 광장 밖을 오가는 차를 향해 검찰의 미공개 수사기록 공개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펼치자 시민들이 보지 못하도록 원으로 둘러싸기도 했다.
▲ 경찰은 17일 용산참사 해결을 촉구하는 삼보일배가 시작되자, 유족들과 이정희 국회의원, 이수호 최고위원 등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을 막아섰다. 길을 가로막힌 이들이 광장 밖을 오가는 차를 향해 검찰의 미공개 수사기록 공개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펼치자 시민들이 그를 보지 못하도록 원으로 둘러싸 버리기도 했다.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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