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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인드 웨딩, 정말 짱이에요!

50년 만에 되살려본 풋풋한 신혼의 프러포즈 느낌들

등록|2009.07.19 16:48 수정|2009.07.20 10:20
노인들의 평생교육욕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여성노인들도 비문해, 컴퓨터, 문화예술교육, 스포츠교육 등의 기본소양교육을 많이 받고 있다. 각 복지관과 노인대학의 과반수는 여성노인들이다.

이러한 기본소양교육을 거친 노인들은 시니어클럽을 통한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하거나, 지역 어린이집 등의 일일교사, 혹은 지자체와 공기관, 민간기관들에 자원봉사동아리로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여성노인들의 활발한 사회참여가 긍정적인 점도 많지만, 뒤늦게 평생 표현하지 않고 참고 살았던 내면을 자유롭게 표출하면서 황혼이혼 등으로 이어지는 경향도 있다. 최근의 황혼이혼은 청장년층의 이혼율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황혼이혼을 예방하고 새로운 신노인문화의 모델링을 개발하고자 청노교육문화센터가 지난 3개월 동안 추진한 것이 멋진 황혼의 프러포즈 교실이다. 금슬좋은 노부부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닌 갈등 중인 노부부도 있고, 아내, 남편의 성화에 마지못해 참여한 어르신들도 있다. 그리고 다방면에 활동력이 좋아 기획자의 요청으로 특별히 참여한 부부도 계셨다.

프로그램의 내용은 주로 부부갈등관리와 늙어가는 몸이지만 지혜로운 '노년의 성(性)'을 통해 새롭게 서로의 매력을 발견하여 원만하고 건강한 황혼부부가 되도록 하였다.

그리고 또한 아들, 딸, 손주들의 생일에 직접 만들어 줄 수 있는 생크림 케이크 만들기도 진행하여 가족들을 위한 노부부의 생활속의 정성이 깃든 선물을 하여 화목한 가정만들기 이벤트도 직접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마지막 시간인 지난 금요일(17일)에는 '리마인드 웨딩'을 통해 평생 잊지못할 신혼의 풋풋한 초록빛 감성을 살려 프러포즈하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는 굉장히 쑥스러워하셨지만 20대의 느낌이 살아난다면서 서로의 모습들에 대해 멋지다고 탄성을 내지르면서 주름가득한 얼굴들이 선홍빛으로 물들어갔다.

황혼의 프러포즈황혼의 프러포즈에 참여한 한 노부부의 프러포즈 장면 ⓒ 청노교육화센터


자식농사를 지으면서 서로의 다른 면들을 화성에서 온 여자와 금성에서 온 남자처럼 맞지 않아도, 가족의 화목을 위해 삶의 가파른 고개를 살아온 황혼부부들이었다. 세월의 흐름에 밀려서 희미한 옛 느낌은 뒤로 하고 살았지만 이번의 리마인드 웨딩을 통해서 함께 하는 마음과 몸을 통해 신혼의 느낌을 만끽해서 너무 좋았다고 하셨다.

"리마인드 웨딩으로 이 나이에 생각지도 못한 옥빛 드레스를 입고 하니 내 모습과 우리 여감의 모습이 천상사람처럼 정말 달라보이고 참 설레요. 짱이에요!"

어르신들을 인터뷰하니 이구동성으로 모두 평생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을 가지게 된 것 같아 너무 좋다고 하셨고, 담당사회복지사는 적은 예산으로 리마인드 웨딩을 진행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지역에서 후원을 연계하느라 고생한  그동안의 몸과 마음의 피곤이 한 방에 사라진 것 같다고 하였다.

황혼의 멋진 프러포즈황혼의 멋진 프러포즈에 참여한 부부들 ⓒ 청노교육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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