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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구, 여태껏 람사르습지 아니었어?

환경단체, 등록 추진... 람사르사무국 아시아담당관 방문

등록|2009.07.20 16:35 수정|2009.07.20 17:48
국제 철새 도래지인 낙동강 하구를 '람사르습지'로 등록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람사르사무국 아시아담당관 류 영(Rew Young, 영국 출신) 박사가 오는 22일 부산광역시청을 방문하고, 24일 환경단체와 워크숍을 열 예정이어서 습지 등록 여부에 관심이 높다.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습지는 람사르당사국 협약에 따라 보호를 받게 된다. 해당 정부(자치단체)는 등록 습지의 관리·보전에 대해 람사르사무국에 보고해야 한다.

▲ 부산지역 환경단체들은 철새도래지인 낙동강 하구를 람사르습지로 등록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사진은 아미산에서 바라본 낙동강 하구의 모습. ⓒ 윤성효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려면 독특한 생물지리학적 특정을 가진 곳이나 희귀동식물종의 서식지, 또는 물새 서식지로서 중요성을 가져야만 한다. 낙동강 하구가 람사르 습지로 등록될 경우, 국제적 위상은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는 11곳이 람사르 습지로 등록돼 있다. 대암산용늪, 우포늪, 신안장도, 순천만, 물영아리, 두웅, 무제치늪, 무안갯벌에 이어 지난해 11월 강화도 매화마름 군락지, 오대산국립공원 습지, 제주도 물장오리습지가 추가로 람사르 습지에 등록됐다. 세계적으로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곳은 158개국 1782곳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정부는 낙동강 하구를 철새보호구역·문화재보호구역·천연기념물(179호)로 지정해 놓고 있다. 이곳은 세계적인 자연유산이면서, 이동성 물새들에 있어서는 국제적으로도 중요한 지역이다.

2000년 추진했다가 어민 반발로 무산

부산광역시는 2000년 낙동강 하구를 람사르 습지 등록을 추진했다가 어민들의 반발로 무산된 적이 있다. 부산시 환경정책과 관계자는 "당시 람사르 습지 등록을 추진했지만 어민들이 생존권 때문에 반대가 심했고, 죽기 살기로 반대했다"면서 "그래서 사실상 어민들의 눈치를 보는 실정이고, 시 입장에서는 람사르 습지 등록을 추진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낙동강 하구가 람사르습지로 등록된다면, 물새 서식지 보호를 위한 국제적인 노력에 동참하고, 습지 보전 정보를 서로 제공하고, 부산시민의 자연환경보전에 대한 의지를 국내외적으로 과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국제적으로 명성과 위상 제고를 통한 생태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습지보호구역 제외 지역까지 넓혀야"

김경철 습지와새들의친구 사무국장은 "2000년 부산시가 등록을 추진할 때 을숙도 남단만 하려고 했고, 당시 축소해서 등록하려고 해 반대한 적이 있다"면서 "지금은 습지 등록을 추진할 시기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낙동강 하구를 람사르 습지에 등록할 경우, 현재 지정되어 있는 습지보호구역 전체를 포함시켜야 하고, 습지보호구역에서 제외되어 있는 진우도와 신호녹산갯벌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경철 사무국장은 "순천만과 우포늪이 람사르습지에 등록되면서 인식이 많이 높아졌듯이 낙동강 하구도 등록할 경우 인식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지금까지 람사르습지 등록은 민원이 거의 없거나 적은 고산습지 위주였는데, 도심에 붙어 있는 낙동강 하구도 등록할 경우 반발도 있겠지만 그 의미는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습지와새들의친구는 국가습지사업단 낙동강시범지역관리단과 함께 오는 24일 오후 2시 을숙도 내 낙동강하구에코센터 1층 교육실에서 "낙동강하구 람사르습지 등록을 위한 워크숍"을 연다. 이날 워크숍에는 류 영 박사가 참여해 발제할 예정이다.

이 단체는 "낙동강하구는 천연기념물로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세계적인 자연유산이고, 이동성 물새들에게 있어서는 국제적으로도 중요한 지역이기도 하다"면서 "그러나 아직까지 낙동강하구는 람사르습지로 등록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습지와새들의친구는 "이번 워크숍을 통해 낙동강하구의 중요성을 재발견하고 람사르습지 등록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워 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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