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유학생' 아들, 20억 주식대금 어디서 났나
호재성 공시 앞두고 OCI 주식 대량 매입... 민주당 "철저 조사" 요구
▲ 한승수 국무총리(자료사진) ⓒ 남소연
20일 <한겨레21>에 따르면, 한 총리 아들 부부는 지난 2007년 12월 12일 OCI(옛 동양제철화학) 주식 3500주(주당 28만4514원, 9억9570만9000원)와 3490주(주당 28만4703원, 9억9361만3470원)를 각각 취득했다. 부부가 합쳐 20억원 가까운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한 총리의 며느리(30)는 이수영 OCI 회장의 조카다. 따라서 얼마든지 기업 내부정보를 얻을 만한 '특별관계자' 위치에 있다.
'유학생-무직' 아들 부부, 20억원 어디서 났나
<한겨레21>은 한 총리 아들 부부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샀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 총리 아들 부부의 주식매입 대금 출처가 어디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 총리 아들 부부는 지난 2006년 7월부터 미국 필라델피아에 거주하고 있는데, 한 총리 아들은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에 재학중이고 며느리는 무직이다. 두 사람 모두 2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동원할 만한 능력이 없다는 뜻이다.
더구나 지난 2008년 2월 인사청문회에서 한 총리는 아들이 서울 용산구 원효로 주변 12억원짜리 아파트를 매입한 것과 관련해 "돈을 빌려서 집을 샀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05년 12월 대출 받아서 12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었던 아들 부부가 어떻게 20억원의 주식 매입대금을 조달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인사청문회 당시 한 총리 아들 부부는 지난 2004년 10월 혼인 이후 분가해 독립된 생계를 유지해 왔다는 이유로 재산신고를 거부했다.
회계사 출신인 조승수(진보신당) 의원실 이종석 보좌관은 <한겨레21>과 한 인터뷰에서 "주식 매입대금의 출처가 명확하지 않다면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재산취득자금 등의 증여추정' 대상에 해당된다"며 "과세당국이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자금 출처를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 총리 아들 부부가 주식 매입대금 20억원 출처를 밝히지 못한다면 증여받은 것으로 볼 수 있고, 증여세를 내야 한다는 얘기다. 만약 한 총리 아들 부부가 재산을 상속받은 것이라면, '증여세 포탈'에 해당돼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민주당 "관계당국 철저히 조사하라"-한 총리 사돈 "저축은행 대출 받은 돈"
한 총리 아들 부부의 미공개 정보 활용 주식 매입 의혹이 불거지자 민주당은 즉각 해명을 요구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이날 오후 공개브리핑에서 "당시 유학생이던 아들 부부가 돈이 어디 있어서 20억원 어치의 주식을 살 수 있었는지 아리송할 따름"이라며 "(인사청문회 당시 한 총리가) 아들의 재산신고를 거부한 이유가 막대한 재산을 숨기기 위한 것은 아니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관계 당국은 한 총리 아들 부부의 주식거래에 불법은 없는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며 "한 총리도 명확하게 해명하는 것이 최고위공직자로서의 당연한 의무"라고 주장했다.
파문이 커지자 한 총리의 사돈(한 총리 아들의 장인)인 이화영씨가 회장을 맡고 있는 (주)유니드가 해명에 나섰다.
이 회사는 이날 오후 늦게 보도자료를 내고 "주식거래 자금은 이 회장이 보유하던 주식을 담보로 저축은행에서 사위와 딸 명의로 대출받은 것"이라며 "자금 출처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당시 미국 유학중이던 사위(한 총리 아들)는 주식거래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혀졌고, 이 회장이 매입 의사결정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영 OCI 회장의 동생인 이 회장도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이 회장도 미공개 중요 정보를 활용한 적 없고, 이후 검찰 수사에서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주가가 당시 매입가보다 낮아 이득을 본 사실이 전혀 없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한겨레21>은 한 총리 아들 부부 외에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과 이수영 회장의 장남 이우현(OCI 총괄사업본부장)씨 등도 주식 불공정거래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