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남자들이여~ 이승기와 지진희 만큼만 입어라!

[아줌마 드라마 뒤집기 64] 드라마 속 남성 패션 이승기 VS 지진희

등록|2009.07.21 10:37 수정|2009.07.21 10:37
요즘 남성들도 패션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남자배우도 패셔니스타가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드라마 속 남자배우들의 패션으로 이어지면서 시청자들이 그들의 패션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몇 년간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이승기와 지진희가 남자시청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 승기Look를 만들어내며 남성시청자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 SBS



승기 Look 실생활에서 활용가능 패션!

이승기는 <찬란한 유산>에서 다양한 패션을 소화하며 '이승기 LooK'을 만들어내기까지 했다. <찬란한 유산>이 종반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시청률 40%를 돌파하며 국민드라마로 칭송받고 있어 더욱더 이승기 패션은 남성시청자들의 교과서 역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승기가 <찬란한 유산>에서 선우환으로 분한 캐릭터부터 살펴봐야 할 것이다. 선우환은 진성설렁탕 후계자로서 부족한 것이 없이 자란 도련님, 그야말로 이제껏 드라마 속에 등장한 까칠한 재벌 2세 역할이다. 물론 극중에서 캐릭터 변화를 통해 멋진 남성, 사랑스러운 남성으로 변화에 따라서 패션도 변화했다.

그래서 드라마 속 패션의 감각은 남다르다. 경제력이 뒷받침되어 주었기 때문인지 그가 입는 패션은 그야말로 귀족풍이다. 그리고 그 귀족풍을 몇 가지 아이템으로 빛을 내고 있다. 그리고 꼭 경제력이 없더라도 보통 평범한 남성도 약간의 몸매와 조그마한 노력으로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패션이다. 그래서 멋진 이승기 Look은 일반 남성시청자들과의 거리감까지 고려해 스타일링했다는 점에서 매력을 가지기에 충분하다.

승기 Look은 정통 남성 스타일에서 조금 변주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극중 초반 싸가지 재벌 2세를 표현하기 위해서 주로 정장을 선호했다. 원버튼, 투버튼 스타일의 슈트를 통해 완성했지만 점점 선우환이라는 캐릭터 변화에 따라서 실용성을 택했다.

그리고 슈트대신 PK티셔츠(반팔티)와 반팔셔츠, 베스트로, 프레피룩(흔히 말하는 스쿨룩)으로 변주되었다. 사실상 멋진 남성하면 제 아무리 더운 여름에도 긴 셔츠와 자켓을 갖춰입는 것이 정석이었다. 그래서 대부분 드라마 주인공 남성들이 자동차를 활용한다고 해도 어떻게 더운데 슈트를 입을까 고민했는데, 승기 Look은 실용성을 택하며 PK셔츠와 반팔셔츠를 과감하게 입고 등장했다.

하지만 여기서 PK티셔츠를 활용한 것은 보기에 따라 정장스타일로 캐주얼스타일로 보이게 만드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었다. 대부분 캐주얼하면 라운드, 브이넥 티셔츠를 입는 반면 선우환은 PK셔츠로 하의에 따라서 때와 장소에 다르게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몇 해 전부터 유행하던  PK셔츠 패션의 정점을 찍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극중에서 멋지게 소화해내고 있다. 

더 나아가 라운티 티셔츠를 입을 때는 베스트를 입어 캐주얼한 느낌을 가감시킬 줄 아는 센스를 보여주었다. 베스트는 사실상 셔츠와 받쳐 입는 것으로 인식되었으나 최근 들어 캐주얼에서 소화할 수 있도록 정장스타일의 베스트를 변형시켜 왔다. 그래서 셔츠에 캐주얼한 베스트를 갖춰 자칫 딱딱한 정장스타일을 조금 가감시키기 위해 활용했던 것에 반면 선우환은 반대로 너무 캐주얼한 느낌을 희석시키기 위해 베스트를 활용한 점은 칭찬할 만하다.

여기에 PK셔츠를 입었을 때 자칫 단조로운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스카프를 활용한 점도 주목할만 하다. 사실상 스카프는 아직까지 남성이 공유하기엔 부담스러운 아이템이다. 그래서 여전히 여성들이 선호하는 편인데, 선우환은 단조로운 티셔츠에 스카프를 매치시켰고 부담스러운 아이템을 한층 친숙한 아이템으로 바꾸어 놓았다.

또한 정장을 주로 선호했던 초반에서 성격 변화에 맞춰 프레피룩을 활용해 까칠하지만 자유분방한 성격을 표출해내며 다시 한 번 프레피룩의 유행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흔히 들어보던 스쿨룩이 프레피룩인데 다시금 선우환에 의해 재창조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이승기는 드라마 속에서 다양한 패션을 선보이면서도 몇 가지 아이템으로 실생활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한 모습을 선보여 남성시청자들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 <결혼 못하는 남자>에서 3040대 패션을 대변할 수 있는 패션을 선보이고 있는 지진희. ⓒ KBS



초식남 스타일의 룩을 펼치는 지진희

그렇다면 이제 <결혼 못하는 남자>의 지진희의 스타일을 살펴보자. 요즘 이승기 패션에 도전장을 내민 지진희. 사실상 연령 차이가 나는 이들이 패션 경쟁이 될까 생각되지만 지진희는 드라마 속에서 초식남 스타일 전형을 만들어내는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드라마 속 조재희(지진희)는 나이 마흔에 결혼에는 관심없는 초식남이다. 자신의 패션, 취미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지만 연애는 무관심하다. 더 나아가 결벽증까지 보이는 딱 떨어지는 사각형 스타일의 성격을 갖춘 조재희. 하지만 옷 만큼은 성격에 맞춰 입되, 변주를 하는 센스를 발휘하고 있다.

조재희 패션도 역시 정통 정장 스타일과는 조금 거리가 멀다. 선우환이 직장인이 아니었다면 조재희는 직장인이지만 건축가라는 직업 특성을 살려 정통 비즈니스맨의 느낌이 아닌 클래식과 캐주얼을 적절하게 혼용하고 있다.

조재희도 역시 선우환처럼 PK셔츠를 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다른 점은 조재희는 외출용이 아닌 집에서 입는 홈패션으로 등장한다. 선우환과 나이차를 보여주는 대목인데, 선우환은 PK셔츠를 입고 외출을 해도 용인이 되지만 조재희는 나이가 마흔이라는 점에서 PK셔츠는 너무나 캐주얼한 느낌을 준다. 결국 조재희는 집에서 PK셔츠를 활용하며 대부분 편안하게 추리닝을 입는 일반 남성들을 자극하고 있다. 물론 그러한 옷을 입는 것은 극중에 캐릭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외출 시에는 클래식한 셔츠를 활용한다. 물론 여기서 긴 셔츠 대신 반팔셔츠로, 또한 자칫 회사원의 느낌을 줄 수 있는 것을 가감시키기 위해서 컬러로 그것을 무마시킨다. 컬러풀한 클랙식 셔츠에 보타이로서 무거운 느낌을 바꿔준다. 또한 하의는 롤업팬츠를 과감하게 입으며 선우환과는 또다른 멋을 연출한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조재희 패션은 빅백과 슈즈를 꼽을 수 있다. 선우환이 20대 초반의 남성들이 따라 잡을 수 있다면 조재희의 패션은 30~40대가 따라하기에 좋은 패션이다. 남성의 멋은 백과 슈즈라고 말을 했던가.

조재희는 그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조재희는 완벽한 준비를 스스로에 주문하는 성격의 소유자다. 그래서 건축가인 그에게는 항상 빅백이 들려있다. 사실상 보통 남성들이 빅백을 선호하는 일은 패션에 관심이 많은 남자를 제외하고는 드물다. 하지만 매회 조재희는 컨버스부터 가죽까지 다양한 빅백을 선보이며 패션을 완성시키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빅백은 다양한 아이템을 담을 수 있는 활용도가 높은 가방이다. 그래서 선우환과는 달리 빅백으로 멋을 내는 조재희의 패션은 워킹맨들이 따라하기에 좋은 패션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조재희는 슈즈에 정성을 보인다.

롤업팬츠에 어울리는 옥스퍼드 슈즈부터 격식있는 로퍼, 스니커즈까지 옷의 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슈즈를 선보이고 있다. 사실상 선우환이 슈즈에 많은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에 비해 나이 마흔이지만 늙어 보이지 않으면서도 젊어 보일 수 있는 슈즈를 정확하게 선택해 일반 남성이 따라할 수 있도록 선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두 배우가 실제로 나이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자신만의, 캐릭터에 어울리는 패션으로서 남성 시청자들에게 패션 교과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조만간 남성 패셔니스타로 대한민국 남성들의 패션감각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것이 아닐까 기대된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