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대표 면담 어렵나?" - "대표가 동네 면장이냐"

쌍용차 가족대책위, 한나라당 기습농성... "남편 살려달라"

등록|2009.07.24 12:36 수정|2009.07.24 18:44

▲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 회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를 기습 항의 방문,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해 박희태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하자 경찰들이 현수막을 빼앗으며 가족들을 강제로 끌어내고 있다. ⓒ 유성호


▲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 회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를 기습 항의 방문,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해 박희태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경찰들의 저지로 무산되자 바닥에 주저앉아 울부짖고 있다. ⓒ 유성호


[기사 대체 : 24일 오후 3시]

쌍용자동차 노동자 가족들이 농성장내 의약품 및 식수·음식물 반입과 공권력 투입 철회 등을 요구하며 한나라당사를 기습적으로 항의방문했다.

24일 낮 12시 10분께, 쌍용차 조합원 부인 7명은 한나라당사 회의실로 들어와 박희태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제발 살려달라" "우리 남편들 죽이지 말아달라"며 울부짖었다. 청원경찰 20여명이 끌어내려하자 이들은 바닥에 주저앉거나 회의 테이블·의자 등을 붙잡은 채 "아이들이 아빠 언제 오냐고 한다" "우리가 오죽하면 여기까지 왔겠냐"고 소리쳤다.

한나라당 회의실은 가족들의 통곡 소리로 가득했다. 이들은 눈물에 목이 메어 발언도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다. 가족 중 한 명은 울다가 아예 드러누워버렸고, 사람들이 부축을 받고 일어서려다가 힘을 잃고 쓰러지기도 했다.

이상로 한나라당 대표실 팀장은 청원경찰을 회의실 바깥으로 내보냈지만, 박 대표를 부르지는 않고 대신 유기석 환경노동 수석전문위원, 김남석 행정자치 수석전문위원 등 관계자와의 면담 자리를 열었다.

"대표 면담은 어렵냐"는 기자 질문에 이 팀장은 "당대표가 동네 면장이냐, 아무나 만나게"라고 답해 가족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가족들이 "한나라당 들어오기가 하늘의 별따기다"고 하자 그는 "별 땄잖아요, 그러면 됐지"라면서 "경찰 불러서 들어낼까"라고 말했다.

가족들은 한나라당 전문위원들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민심을 돌본다고 하지 않았나, 우리는 이 나라 국민이 아니냐" "진압이 다가오고 있어서 더 기다릴 시간이 없다" "어제 우리 아이 생일이었는데 아빠도 없이 촛불을 껐다, 아이들이 무슨 죄냐"고 호소했다. 이들은 "국회에도 가보고 삼보일배도 해보고 할 건 다 했지만, 책임있게 쌍용차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은 정부 여당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play

쌍용차 가족 "남편 살려주세요" 한나라당 기습 농성 ⓒ 박정호


박희태 대표 면담은 성사 안돼... "동네 면장이냐, 아무나 만나게"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들과의 면담은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이루어졌다.

유기석 수석은 "법원이 2600명 정리해고를 명령한 것은 돌이킬 수 없고, 노사 문제에 정당이 '감 놔라 대추 놔라' 하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그래도 문제가 잘 해결되도록 집권 여당으로서 초미의 관심을 갖고 노동부와 얘기해보겠다"고 말했다.

김남석 수석은 경찰 폭력 논란과 관련 "경찰도 치안유지 책임이 있는데 상황이 악화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며서 "상황에 대해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쌍용차 가족들은 오후 2시께 "살인자에게도 밥을 주는데 파업을 한다고 노동자를 사지로 몰아넣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면서 "오늘 저녁부터라도 물이 나오도록 해달라"고 당부하며 당사를 떠났다. 수석 전문위원들은 "남편들을 (농성을 그치도록) 잘 설득해서 빨리 끝내달라"고 말하면서 이들을 배웅했다.

▲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 회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를 기습 항의 방문,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해 박희태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하다 울부짖으며 바닥에 쓰러지고 있다. ⓒ 유성호


▲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 회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를 기습 항의 방문, 쌍용차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현수막을 펼쳐 들고 있다. ⓒ 유성호


▲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 회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를 기습 항의 방문,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해 박희태 대표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