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사사오입' 개헌은 애교로 봐줄만 일사부재의 원칙은 초등 교과서에도 나와"
[인터뷰] 역사학자 한홍구 교수 눈에 비친 '언론악법' 날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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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홍구 교수 "어떻게 일식있는 날 저런 법을 처리" ⓒ 김윤상
"박정희 정권 때도 날치기는 있었지요. 하지만 그때는 중계방송은 없었습니다. 전국으로 생중계되는 상황에서 날치기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대단한 자들입니다. 창피한 줄도 모르고 아주 당당하던데요.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거지요."
▲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 남소연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어이가 없다는 듯 손사래를 쳤다. 지난 22일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언론악법'을 날치기 통과시킨 것에 대해서다.
그는 이어 "초등학교인가, 중학교 교과서에는 일사부재의의 원칙이 나와있는 데 어제는 투표종료 선언 뒤 바로 재투표 했다"면서 "그 회기에서 바로 의결 못하고 부결됐으면 부결된 것인데 불성립이라는 말도 안되는 어거지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의 행태는 대의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다수의 횡포"라면서 "민주당 의원들이 사직을 하든 안 하든 장외 투쟁이 장기화 될 수밖에 없다, 국민뿐 아니라 국회의원까지 밖으로 내몰고 거리의 정치를 나오게 됐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날치기 법안 처리에 대해 이 같이 분석했다.
"우린 언론 통제 당했던 역사적 경험이 있습니다. 하나의 목소리로 통제해서는 안 된다는 국민적 공감이 있고 심지어 한나라당 내에서도 법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민주주의의 기본 룰은 지켜가면서 하자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정권은 마구 밀어붙이기만 합니다. 단기 승부에만 집착하는 것입니다. 남은 3년 반 동안 단물만 쏙 빨아먹고 나가겠단 거지요. 그 이후에 대한민국이 어떻게 되는지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 족속들이 정권을 잡고 밀어붙이니까, 환장할 노릇이지요."
하지만 그는 "우리 국민은 그런 폐해를 무력화시키는 정치를 할 것"이라면서 "가령 3당 합당 하면 일본의 자민당처럼 50년 집권할 줄 알았겠죠, 그 때 민자당 의석은 약 220석이나 됐습니다, 결국 양당제 구도가 됐지만 국민이 7년 만에 정권교체 하지 않았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쫄았는데 49재를 넘기고, 6.10 범국민대회를 넘기니 '아! 이제 됐구나'라고 생각한 것 같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하지만 슬픔은 끈적하게 오래가는 것입니다. 바로 폭발하지 않죠. 대한문 앞 시민 분향소에 많은 시민들이 추모의 글을 남겼는데 그 중에서 제일 와 닿는 것이 '평생 꼭 투표하겠습니다'라는 글귀였어요. 정권을 잘못 뽑으면 이렇게 골치 아픈지 알게 된 거죠."
그는 "국민들은 지금 잘못 산 집(이명박 정권에 대한 비유)에 대한 계약을 당장 파기할 수 없어서 거리로 몰려나오고 있는 데, 현 정권은 제발 계약 파기해달라고 고사를 지내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덧붙이는 글
최재혁 기자는 오마이뉴스 10기 인턴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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