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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와 평화를 안겨준 '수렵'

충남 예산 옥천저수지 지류에서 본 '수렵'

등록|2009.07.25 11:43 수정|2009.07.25 11:43

▲ 충남 예산 옥천저수지 지류의 수렵. ⓒ 임현철




"어 뭐하는 거지?"
"와우, 저거 천렵이잖아. 재밌겠다!"

충남 예산 옥천저수지 본류와 맞닿은 지류에서 어른과 아이가 물고기를 잡고 있습니다. 장맛비로 물이 불어 물고기도 넘쳐나나 봅니다.

이종현 군은 "어른들은 많이 잡았는데 저만 한 마리 밖에 못 잡았다"며 씩씩거리더니, 어망을 물 속에 집어넣었습니다. 호기심에 들어 올린 어망은 허탕입니다. 얼굴에 실망이 가득합니다.

이택종씨는 "시골서 이사한지 10여년이 되었다."면서 "1년에 한 번 고향에서 아이에게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는 중이다"고 너스렙니다.

침 삼키는 소릴 들었을까, 건너오던 '인심'

▲ 수렵에 열심인 종현군. ⓒ 임현철




한쪽에서 자리를 깔고 앉아 물고기를 굽고 있습니다. 돌을 놓고 번개탄 위에 올린 석쇠에는 빨간 옷을 입은 물고기가 익고 있습니다. 고소한 냄새가 코를 간질거립니다.

"디스토마 없어요?"
"날 것으로 먹지 않고 구워 먹으니 괜찮아요."

잡힌 물고기는 초고추장에 풍덩 빠진 후 석쇠로 이동합니다. 침을 꼴딱 삼기고 있을 밖에. 굽던 양반이 이를 눈치 챘는지 익은 고기를 한 점 집어 입어 넣어줍니다. 인심 하나 끝내줍니다.

그들의 여유로움에서 평화를 느낍니다. 이런 게 사는 재미겠죠? 하지만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인해 괜스레 눈살이 찌푸려집니다.

▲ 냄새 죽인다! ⓒ 임현철



덧붙이는 글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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