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국회 재투표는 바둑 '일수불퇴', 고스톱 '낙장불입' 어긴 것"

25일 저녁 '언론악법 원천무효, 국민선언 촛불문화제'

등록|2009.07.27 08:16 수정|2009.07.27 08:16


언론악법 원천무효 국민선언 촛불문화제이날 참석자들은 한나라당과 이명박정권의 국회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 무효를 외치쳤다. ⓒ 김철관



정치인·언론인·목사·법조인·학생·노동자 등이 한데 모여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촉구했다.
25일 저녁 7시 '방송장악, 장기집권획책, 의회폭거, 이명박-한나라당 정권규탄 등 언론악법 원천무효 국민선언 촛불문화제' 서울역 광장 모인 1만 5000여명 시민들은 지난 22일 한나라당 의원들이 직권상정한 미디어법(방송법)의 불법성을 지적하며 원천무효를 주장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민생민주국민회의, 민주주의를위한시민네크워크, 미디어행동 등이 공동 주최한 '언론악법 무효, 국민선언 촛불문화제' 참석한 촛불 시민들의 얼굴은 비장감마저 감돌았다.

먼저 언론악법 저지를 위해 지난 21일부터 4박 5일 동안의 언론노조 파업을 주도한 최상재 언론노조위원장이 단상에 올랐다. 이날 모인 촛불시민들을 향해 그는 이렇게 외쳤다. "국회의원들이 대리투표를 하는 것을 내버려 두겠습니까. 나라의 운명이 걸린 미디어법 직권상정 강행을 내버려 두겠습니까. 법을 따지기 전에 상식적으로도 잘못 처리한 법을 그냥 놔두겠습니까." 촛불시민들은 한결같이 "아니요."라고 화답했다.

최상재 언론노조위원장맨 먼저 단상에 오른 최위원장은 14글자 '언론악법 원천무효 열명에게 전파'를 휴대폰 메시지로 전국민에게 보내 운동을 확산시키자고 호소했다. ⓒ 김철관



또 최 위원장은 "언론악법 원천무효 완전폐기 투쟁으로 가야한다"면서 "언론악법 날치기 처리과정에서 분노할 또 하나의 문제는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채널에 외국자본 진입을 허용했다. 바로 조중동에게 뒷돈을 돼주기 위한 방법이라는 소문이 들린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는 휴대폰 메시지로 '언론악법 원천무효 열 명에게 전파'라는 14글자의 메시지를 가족, 친구, 동료 등에게 날려 전 국민에게 언론악법 무효 확산운동을 전개하자고 촉구했다.

 이어 발언을 한 정세균 민주당대표는 "언론악법 처리의 핵심은 재투표이며, 결정적인 하자있고, 확실히 무효"라면서 "국회법 절차에 명시되지 않는 제2의 사사오입법이고, 96년 12월 26일, 국민이 반대하는 신한국당 의원들의 노동법 날치기에 버금가는 대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앞으로 언론악법 원천무효 투쟁을 이어가기 위한 행동 방안 3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모든 개혁정당과 시민사회단체, 민주시민들의 연대 둘째, 투쟁이 고통스럽고 어렵더라도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승화 셋째, 여름휴가 반납 등 모든 것을 걸고 싸울 것 등이었다. 그는 방송법 국회 재투표를 두고 "고스톱에서 '낙장불입'이라고 하고, 바둑에서는 '일수불퇴'라고 한다"면서 "재투표는 낙장불입, 일수불퇴를 어겨 원천무효"라고 강조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이날 재투표를 두고 "바둑의 일수불퇴, 고스톱의 낙장불입"을 위반했다고 했다. ⓒ 김철관



강기갑 민주노동당대표는 "한나라당은 국민여론을 무시하고 오만불순한 태도로 악질적으로 의회를 짓밟았다"면서 "그래도 온몸으로 돌진해 막아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미안하다. 미디어법을 지키지 못해 사죄를 한다"고 큰절을 올렸다. 강 대표는 "이제 모든 국민들이 함께 손잡고 이명박 정권을 퇴진시키는 것만이 확실히 언론자유를 지키는 것이고 민주사회를 지키는 것"이라면서 "이명박 정권 퇴진과 한나라당 해체만이 우리국민이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는 "전국이 장마로 재난 투성이다. 그리고 전국은 사방이 온통 가시밭길이다. 이명박 정권 들어서 600년 전통의 숭례문이 불타더니, 노대통령이 벼랑 끝에 몸을 날렸다. 용산 철거민과 쌍용자동차 대참사 등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나라 자체가 어지러운 것이 아니라 잘못된 지도자가 등장해 어지러운 것이다. 잘못된 지도자 때문에 국민이 고통 받고 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희망, 중산층과 서민들의 희망, 남북통일의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전체가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청와대, 여당, 강경부패세력들이 국회까지 유린했다. 이번 미디어법 부정처리는 3.15부정선거와 사사오입제에 못지않은 대사건이다"라고 강조했다.

공연이날 행사 중간중간에 공연이 펼쳐졌고, 영상물도 상영했다. ⓒ 김철관



언론악법 원천무효 촛불문화제이날 맨 앞자리에 4당대표와 언론노조 위원장이 나란히 앉았다. ⓒ 김철관



그는 "나쁜 지도자, 나쁜 여당, 나쁜 신문이 결탁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입을 틀어막으려 하고 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구시대 CEO라는 민간독재 유전자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지난 7월 22일 한나라당의원들이 직권상정해 신문, 방송, IPTV, 금융지주회사법 등 4개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래서 이렇게 우리를 뭉치게 했다. 네 골은 분명 자살골이다. 우리가 4:0으로 이겼다"면서 "김형오 의장은 자살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디어악법은 조중동을 위한 법이다. 조중동을 대변하지 않고 재집권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통과시켰다"면서 "쌍용자동차도 용산참사 투쟁도 함께 살자고 하는 투쟁인데 너만 죽으라고 하는 것이 이명박 정권"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디어법을 직권상정 처리한 7월 22일 11시 48분에 달이 해를 75.8%를 가리는 개기일식이 있었으나 날이 어두워지지는 않았다. 달이 3/4의 해를 가려도 대낮이었다. 그래서 태양은 위대하다. 바로 태양이 민심이다. 78%의 태양을 가려도 세상은 어두워지지 않듯이, 한나라당 등 보수국회의원 68%의 나쁜 세력이 승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는 민심이 승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촛불소녀들이날 고등학생으로 보인 학생들도 참석해, 직접 만든 손피켓을 선보이고 있다. ⓒ 김철관



지난 23일부터 서울 종로5가 기독교회관에서 단식 기도회를 하고 있는 정진우(목사)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상임대표는 "MB정권이 작살낸 용산참사의 6명의 영혼을 잊을 수 없다. 민중의 지팡이라고 하는 대한민국 이명박 정권의 경찰이 그들을 죽였다.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라 민중의 몽둥이로 둔갑했다"면서 "한나라당이 7월 22일 다수 국민들이 반대하는 미디어악법을 날치기 통과시켰다. 어제부터 함께하는 목사들이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국회에서 메뚜기같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광분했다. 국민을 두렵게 생각하지 않고 조중동을 두렵게 생각했다. 민주공화국 국회를 거부하고 족벌언론의 국회를 스스로 자청했다"고 주장했다.

고대녀 김지윤 학생은 "이명박 정권이 밝힌 국민의 성공시대는 조중동의 성공시대, 재벌의 성공시대다. 4대강 살리기에 들어간 22조를 쌍용차노동자들에게 투입하면 고용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용산참사, 쌍용차 등 끔찍한 진실을 가리기 위해 언론을 장악하려고 언론악법을 처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해야 할 근원적 처방은 평범한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이명박 정권을 퇴진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주민 민변 변호사는 "미디어법 재투표는 일사부재의원칙에 어긋난다"면서 "국민의 독립화 된 헌법기관에서 위임해도 대리투표는 성립되지 않는다. 너무 허접한 표결이다. 원천무효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결의대회이날 민주당 결의대회에서는 당보가 배포됐다. 당보에서는 이명박 정권의 날치기 폭거에 전면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 김철관



언론악법 원천무효이날 촛불문화제에 앞서 열린 민주당 결의대회에서 민주당의원들이 나와 언론악법 원천 무효라고 쓴 대형 고무풍선을 하늘로 날려보내는 상징의식을 거행했다. ⓒ 김철관



이날 참석자들은 ▲언론악법 원천무효 촉구 ▲대리 투표 및 재투표 규탄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 국회 폭력 규탄 등을 외쳤다.

 행사 마지막 순서로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고 민주주의를 유린한 7.22 의회 폭거를 규탄하면서 백척간두에 선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을 되살리기 위한 ▲언론악법 불법처리 원천무효 및 부정투표 언론악법 폐기 ▲방송장악 장기집권 획책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 음모 규탄 ▲ 김형오 의장 이윤성, 안상수, 고흥길 의원 등 민주주의 유린 언론악법 원흉 사퇴 ▲ 언론악법 원천무효 국민행동 동참 ▲범국민 선거참여운동으로 한나라당 심판 ▲분노와 좌절을 넘어 국민의 힘으로 희망 운동 전개 등 6대 국민선언을 채택했다.

촛불문화제가 끝난 후 일부 참석자들은 신촌일대에서 거리행진을 하면서 '언론악법 원천무효, 이명박 정권 퇴진' 등을 연방 외쳤다. 언론악법 원천무효 국민선언 촛불문화제에 앞서 민주당의 언론악법 부정투표 결의대회가 열렸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