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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이주여성들의 '빵빵'한 이야기

등록|2009.07.28 10:56 수정|2009.07.2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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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 "직접 만든 빵 맛있어요" ⓒ 오명관



대한민국 최초,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제과제빵을 교육시키는 곳이 익산에 있어 그들의 '빵빵'한 이야기들 들으러 찾아가 봤다.

지난 27일 오후 2시부터 익산 전북제과직업전문학교(학교장 김판식)에서 이주여성 약 40여 명이 옹기 종기 모여 앉아 김판식 학교장의 설명을 노트에 필기하며 열공하고 있었다.

러시아, 몽골, 베트남, 중국, 필리핀 등에서 온 이들은 지난 5월부터 같이 교육을 받아서 그런지 친구가 됐고 한국어로 대화하며 빵 만들기에 들어갔다.

반죽하고 사과를 깎고 잼을 만들고 빵을 만드는 등 좀처럼 쉬기 힘들지만 표정만큼은 싱글벙글이다. 또한 러시아에서 온 한 이주여성은 같이 온 딸과 함께 칠판에 그림을 그리며 놀아주기도 한다.

이렇게 만드는데 걸린 시간은 약 2시간 정도. 빵이 오븐 속으로 들어간 뒤 약 30분이 지나자 잘 구워진 '사과파이'가 눈에 들어온다. 그러자 이들은 자신이 만든 빵을 들고 사진을 찍는 등 매우 뿌듯해 하기도 했다.

드디어 시식하는 시간. 한 잎 베어 문 이들은 매우 행복한 표정으로 그 맛을 음미했고 같이 온 자녀들에게 그리고 본 기자에게도 빵을 주며 먹어보라고 권하기도 했다.

처음 만들어 본 빵이지만 그리고 러시아에서 만들어 본 빵이지만 한국에서 만든 빵을 바라보며 고향생각도 집생각도 잠시 잊고 그 행복함에 젖어 있는 듯 보였다.

러시아에서 온 율리야씨는 "러시아에서도 만들어봤고 빵 만드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며 "러시아와 한국에서 빵 만드는 방법이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별 차이는 없다"고 밝히면서 러시아 빵을 직접 만들어 오기도 했다.

베트남에서 온 띵티란씨는 "빵을 처음 만들어 봤는데 좋고 재미있다"고 말했고 필리핀에서 온 다이즈 마리셀이씨는 "(빵은 처음 만들어 보지만) 필리핀에서도 주식으로 빵과 함께 쌀밥을 먹는다"고 밝혔다. 이어 "필리핀에서 먹어 본 빵의 맛과 별 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 행사를 준비한 김판식 학교장은 "소외계층을 잘 추스리는 교육 프로그램인데 외국에서 한국까지 온 이주여성들이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마음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안정을 시키고 더불어 한국사람들이 결혼 이주여성들에게 많은 도움과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심어주기 위해 개설했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이주여성들이 만든 빵을 지역아동센터나 기타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주며 더불어 살아가는 한국의 따뜻한 정을 심고 싶다"는 뜻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번 프로그램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공모한 결과, 익산 전북제과직업전문학교가 선정돼 올해부터 실시하는 것으로 국가에서 70%를 지원하고 나머지 30%는 학교에서 부담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익산시민뉴스, 서울방송 유포터, 다음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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