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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셈법으로 미디어영향력 산출?

미디어행동 기자회견... "독재적 발상 최시중 물러나야"

등록|2009.07.28 13:56 수정|2009.07.28 13:56

▲ 미디어행동 소속 48개 단체 회원 대표들과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세종로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악법 강행추진하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1/2+1/3=2/5?


수학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셈법이다. 분수를 더하기 위해서는 분모를 통일해야 하기 때문에 1/2과 1/3을 더하면 5/6가 되어야 맞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날치기' 처리한 방송법 개정안의 셈법에 따르면 정답은 2/5가 될 수도 있다.

48개 시민·언론단체로 구성된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쟁취를 위한 사회행동'(미디어행동)이 28일 오전 11시 광화문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은 "한나라당은 방송법 개정안에서 신문구독률과 TV시청점유율을 더해 매체영향력 합산 지수를 산출하겠다고 하는데 분모가 총 가구수인 신문구독률과 분모가 총 TV시청시간인 시청점유율을 더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조 소장은 "그런데도 방송통신위원회가 무조건 시행령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1/2+1/3=2/5'라고 우기지 않으려면 법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도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기도 했다.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연 최시중 위원장은 "신문 구독률과 방송 시청률을 조사하는 것도 참으로 어려운 일이고 이를 합산해 하나의 시장점유율로 산출해내는 것도 쉽지 않다"며 "(매체영향력 합산 지수를 계산하는) 공식을 만들어 낸다면 세계 언론사에 새 장을 여는 일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야당 위원 반대하는데 시행령 만들어? 독재적 발상"

▲ 미디어행동 소속 48개 단체 회원 대표들과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세종로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악법 강행추진하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과 미디어행동 소속 회원 등 50여 명의 참석자들은 헌법재판소 판결 전에 방송법 개정안의 시행령을 만들겠다고 한 최시중 위원장의 사퇴를 강하게 촉구했다.

이들은 "헌재 판단 여부와 상관없이 종합편성채널 도입을 준비하겠다고 한 것은 헌법재판소마저 무시하겠다는 것"이라며 "또 야당 추천 위원이 헌재 결정이 나올 때까지 후속조치 논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음에도 기자회견을 통해 개인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전달한 것은 합의제 기구의 본질을 무시한 독선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의 '멘토'로 방통위원장 자리에 올라 모든 절차와 과정을 무시하고 권력을 행사하려는 것은 동아일보 출신인 최 위원장이 임기 중에 조중동에게 보은하기 위한 것으로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며 "국민과 국회와 헌재를 무시하는 최 위원장은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날 최시중 위원장을 항의 방문하고 나오던 민주당의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 5명도 기자회견에 자리를 함께 했다.

전병헌 의원은 "방통위는 최시중 위원장의 독단이 아니라 5명의 상임위원들의 합의로 운영되는 합의제 기구"라며 "2명의 야당 추천 위원이 헌재 결정 전까지 미디어법 관련 논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는데도 일방적으로 후속조치를 마련하겠다고 하고 TV에 홍보 광고까지 내보내는 것은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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