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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혁명가, 죽음으로 다시 부활하다"

트리니티, 노무현-팔메-아옌데의 민중국가의 꿈

등록|2009.07.28 18:00 수정|2009.07.28 18:00

미완의 아름다운 혁명가 '바보 노무현'사람이 주인되는 세상을 꿈꾸었던 이 시대 진정한 휴머니스트 대통령. ⓒ 이정민





"강과 바다가 수백 개에 이르는 산골짜기 물줄기의 복종을 받는 이유는 그것들이 항상 낮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트리니티(trinity), 삼위일체의 뜻으로 신학에서 다루는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설을 뒷받침해주는 용어, 끝까지 국민을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기꺼이 내놓고서야 그 진정성을 기반으로 민주주의 정치의 등불을 밝히는 희망의 메신저로 그 의미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스웨덴의 국가 운영방식과 테러로 암살당한 전 수상 팔메 총리를 자주 언급하였답니다. 노 대통령은 "스웨덴 팔메 수상이 국민을 믿고 신뢰받는 총리로 거듭나다 결국 권위와 위엄을 떨쳐 내려는 모습으로 경호원을 동반하지 않은 상태에서 극장에 갔다가 암살당했다. 하지만 당시 스웨덴 정부는 비상계엄이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들의 자발적인 애도행렬과 국정운영의 도움을 받아 원만히 국가를 운영할 수 있었다"고 회고하였습니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 꿈꾸고 희망했던 1인 통수권자의 절대권력 정치가 아닌 참여와 토론문화와 국민을 위한 정치로 국민과 행정수반,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운영되는 주체적 행정시스템과도 일치되는 것이었습니다.

"2004년 3월 12일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심판으로 두 달간 업무가 정지되었을 때, 공무원들은 대통령이 없는 상태에서도 우왕좌왕하지 않고 평상시와 같이 행정업무를 처리해 나갔다. 그들은 'e-지원'시스템을 통해 업무를 처리하고 보완하며 결재를 했다. 대통령이 없어도 크게 동요하거나 달라지는 일은 없었다. 이로 인해 대통령의 믿음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청와대 사람들은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 '바보 노무현' 중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동과 서, 남과 북, 가진 자와 못가진 자 ,높은 자리와 낮은 자리의 사람들이 서로에게 좀 더 관용을 가지고 대한다면, 그리고 서로를 용납한다면 갈등의 벽을 허물어뜨릴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바람으로 독선과 아집의 일방통행을 멈추고 소통의 문화를 강조했습니다.

"정치는 제도화의 장입니다. 그러나 제도화 이전에 공론이 만들어져야 하고, 그 공론을 만드는 과정에서 시민과 정치권력, 시장권력이 각기 자기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치열하게 다투는 곳이 소통의 마당입니다.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의 마당입니다. 정보의 소유와 소통을 통해 사람의 생각이 바뀌고 , 그 생각이 운동이 되어 사회변화를 추동해 나가고, 그것이 역사가 되기 때문입니다."- 2007년 집무실 회의에서.

코포라티즘 국가 스웨덴, 기업가-노동조합-국가의 삼위일체의 노동자 존중을 원칙

82년 사회민주노동당의 당수였던 팔메 총리는 복지국가론을 내세우며 총리로 당선, 베트남 전쟁을 비판하며 미국주도의 경제, 군사력 착취의 제국주의 정책을 지적하여 심각한 외교관계의 마찰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팔메 총리는 원칙과 신념을 굽히지 않고 민중을 향한 열정으로 평화와 복지, 인류애를 강조하였고, 경제권이 국민 전체의 수중에 분배되고 모든 자유인이 평등한 지위에서 힘을 합해 공동체 건설에 노력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회주의인터내셔널의 주요 정책을 스웨덴 국민들과 함께 하나 둘씩 일궈나갔습니다.

누구보다도 국민을 위하고 권위와 위엄, 형식을 파괴하였던 젊은 총리는 여성의 정치참여, 양성평등, 국제난민 수용정책, 약소국 원조나 환경 문제에서 토론과 참여 문화를 촉진시켰으며 이로 하여금 국민들로부터 무한한 신뢰를 얻기에 충분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던 수상, 국민들이 손을 내밀면 닿을 곳에 있던 지도자, 보통 사람이 대접받는 세상을 향해 스스로 보통 사람이 되고자 했던 팔메 수상."

죽음으로써 칠레 국민들의 민주주의 열망을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아옌데 대통령

"73년 칠레의 산티아고 도심 특히 모네다 궁을 중심으로 한 거리는 항상 노동자들이 아옌데와 인민연합을 지지하는 시위를 하는 장소로 거리를 가득 메웠다. 그리고 부르주아 세력에 저항하다 숨진 노동자 대표의 추모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편한 삶을 살 수도 있었을 텐데 젊은 시절부터 사회주의자로서 오직 한 길만을 달려온 아옌데 대통령은 파블로 네루다와 함께 칠레와 남미 대다수의 민중들로 하여금 미완의 혁명가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옌데 대통령은 빈민들의 질병을 통해 사회의 모순을 보았고, 민중의 육신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의 정신을 치유해야 한다고 믿었다. 또한 식민착취와 왜곡된 경제구조를 바로 잡고 심각한 빈부격차를 극복하여 진보와 개혁을 통한 민중이 바로 서는 세상을 위해 목숨을 기꺼이 바쳤던 것입니다.

"내가 이제 박해받게 될 모든 사람들을 향해 말하는 것은, 여러분들에게 내가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이야기하기 위한 것입니다. 나는 민중의 충실한 마음에 대해 내 생명으로 보답할 것입니다. 나는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우리나라의 운명과 그 운명에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다른 사람들이 승리를 거둘 것이고, 곧 가로수 길들이 다시 개방되어 시민들이 걸어 다니게 될 것이고, 그리하여 보다 나은 사회가 건설될 것입니다.

칠레 만세! 민중 만세! 노동자 만세! 이것이 나의 마지막 말입니다. 나의 희생을 극복해내리라 믿습니다. 머지않아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보다 나은 사회를 향해 위대한 길을 열 것이라고 여러분과 함께 믿습니다. 그들은 힘으로 우리를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무력이나 범죄행위로는 사회변혁 행위를 멈추게 할 수는 없습니다. 역사는 우리의 것이며, 인민이 이루어내는 것입니다. 언젠가는 자유롭게 걷고 더 나은 사회를 건설할 역사의 큰 길을 인민의 손으로 열게 될 것입니다."

이에 칠레 민중들은 대통령궁 광장에 모여 다음과 같이 화답하였답니다.
'아옌데 대통령이여, 칠레의 국민들이 당신을 지켜 주리라.'

죽음은 또 다른 생이 되어 민중의 등불로 부활하리라

짧은 재임기간이었지만 누구보다 더 치열하고 열정적이었으며 수십 년 동안 갇혀 있었던 제왕적 통치자의 프레임을 걷어내고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위해 남다른 정치를 녹여냈던 노무현 대통령은 이제 '인간도 자연의 일부일 뿐'이라며 자연의 품,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하였듯 미완의 민중 세상의 혁명을 이루지 못한 채 이름만이 아닌 그들이 꿈꾸고 이루고자 했던 '사람답게 사는 정직하고 아름다운 세상'의 시대정신의 가치와 의미를 남겨둔 채 떠났습니다.

죽음으로써 지키고자 했던 우리 님의 참세상을 향한 열정과 민중을 향한 뜨거운 사랑은 언제나 가슴속에 남아 희망의 등불로 들불처럼 번져 나가리라는 믿음을 아로새겨 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여,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당신을 영원히 지켜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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