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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실패한 인생은 없다

등록|2009.08.02 12:02 수정|2009.08.02 12:02
저는 산에 오르기를 좋아합니다.

▲ le Mont Blanc, 프랑스. ⓒ 이안수




하지만 숨가쁘게 등반하여 좀 더 단축된 시간에 정상에 오르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여러 잡목들 사이 길을 걸으면서 주변의 키 낮은 풀들이 피운 소박한 꽃을 살피는 것이 좋고, 한 발짝 한 발짝 산봉우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그 높이에 따라 달라지는 발 아래의 풍경이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산을 오르면서 길섶을 살피는 것을 더 좋아하고 오히려 앞을 보고 오르기보다 온 길을 뒤돌아보길 더 좋아합니다.

산의 정상만을 향해 내닫는 것은 마치 설정된 욕망의 실현을 위해 미래로만 질주하는 것 같은 생각이며, 뒤를 돌아보는 것은 미래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앞으로만 나아가느라 바빴던 나머지 잃어버린 웃음과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소담한 대화의 기회를 회복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등산함에 있어 산의 정상까지 오르거나 오르지 못하거나는 제게 대수로운 문제가 아닙니다.

인생은 목표를 성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성취와 관계 없이 그 과정을 음미하는 즐거움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실패'라고 단정할 인생은 없습니다.

▲ 유럽 자동차 여행중, 폭우를 뚫고 네덜란드에서 벨기에 국경으로 접어들면서. 우리는 간혹 고속도로를 달리면서도 한 치 앞이 보이지않을 만큼의 폭우를 만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폭우때문에 잠시뒤 쾌청한 하늘을 볼 수 있습니다. ⓒ 이안수




덧붙이는 글 모티프원의 홈페이지
www.motif1.co.kr과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포스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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