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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부'와 '남근'이 어우러진 은계폭포

'남근탕에서 멱 감으면 아들 낳는다'는 바람이 담긴 곳

등록|2009.08.03 16:52 수정|2009.08.03 16:52

은계폭포경기 파주시 감악산 자락에 숨어 있듯 자태를 감추고 있는 은계폭포는 자연의 신비함을 전해준다. ⓒ 최육상


은계폭포길 안내를 맞으신 분의 정보에 의하면 길이가 32m 정도에 달한다. 여성의 성기를 연상시키는 물줄기다. ⓒ 최육상


"아들 낳는 놈이 있으니 한 번 볼래요?"

계곡으로 내려가는 도중 길 안내를 맡은 분이 알 듯 모를 듯 묘한 말을 한다. 분명히 무슨 폭포를 보러 간다고 했는데…. 경사가 다소 심해 조심스럽게 한 발 한 발 내딛으며 밑으로 내려가니 눈앞에 장관이 펼쳐졌다.

콸콸콸. 폭포수가 시원한 굉음과 함께 쉴 새 없이 쏟아져 내린다. 얼마 전 내린 빗물로 인해 평소보다 수량이 많다고 한다. 무더위가 싹 가시는 게 자연의 힘은 위대하다. 경기도 파주시 감악산 자락에 위치한 32m 은계폭포가 빚어내는 신비로움이다.

폭포가 대개 그렇듯이 은계폭포 역시 여성의 성기를 닮았다. 바위를 미끄러지듯 타고 내리는 물줄기 모양은 여성의 그것을 연상시킨다. 영화 속 도인들이 수련하듯 가부좌를 틀고 온몸으로 폭포수를 떠받으면 어떤 기분일까. 일상의 모든 잡념과 세속에서 끼인 때들이 모두 지워지지 않을까.

그 때였다.

"이곳으로 와 봐요. 여기 그 놈이 있어요."
'대체 그 놈이 뭐라는 거지.'

별 기대 없이 자리를 옮기자 눈앞에 작은 못이 드러났다.

"이게 뭐예요? 크기도 별로고, 선녀탕 같은 건가요?"
"잘 봐 봐요. 그 놈이 안 보여요?"

허걱! 영락없이 '놈'이었다. 더욱이 그늘진 부분이 시커먼 것이 남성의 성기를 잘 다듬어 놓은 모양새다.

남근탕잘 보면 남성의 성기가 제대로 드러난다. 자연이 빚어낸 신비로움이다. 은계폭포 아래로 1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 최육상


"남근탕이에요. 잘 생겼죠."
"그러게요, 기가 막히네요. 아주 튼실하게 생긴 게 힘 좀 쓰겠는 걸요."
"요 놈이 저기 은계폭포에서 내려온 음기를 가득 품고 있어요."
"세찬 거품이 이는 걸 보니, 마치 절정에서 용솟음치는 정액을 연상시키는데요."
"남근탕에서 목욕을 하면 아들 낳는다는 전설이 있어요. 남자는 은계폭포 밑에서 멱 감고, 여자는 남근탕에서 멱 감고 합방하면 궁합이 딱 맞아요."

실은 '남근탕에서 목욕을 하면 아들 낳는다'는 말은 희망사항이란다. 그런 이야기거리라도 하나 있으면 관광객이 얼마나 많이 찾아오겠느냐는 바람이었다.

은계폭포 입구은계폭포는 멋진 모습을 지니고 있지만, 안전 문제와 관리 문제 등으로 입구가 닫혀 있다. ⓒ 최육상

그런데 이곳 은계폭포 입구는 파주시청이 울타리로 차단해 놓은 상태다. 관리 인력 문제도 그렇고, 안전사고도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자연을 훼손하거나 파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개가 된다면 많은 관광객들이 찾을 건 자명한 일. 그래서 주변 상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파주시청을 탓하고 있단다. 하지만 보존과 개방은 언제나 부딪치는 문제. 해결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아무튼 은계폭포에서 음기를, 남근탕에서 양기를 받으시고 무더위를 날려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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