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V자 경기 회복 맞는 거야?"
[주장] OECD 기업·소비자 신뢰지수 과도하게 해석한 <연합뉴스>
한국경제 전망을 장밋빛으로 그려낸 한 통신사의 경제 기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 기사 제목은 '한국, 기업·소비 전망도 OECD 1위'.
한국의 급속한 경기회복을 OECD가 평가해?
지난 7월 30일 <연합뉴스>는 "우리나라의 '기업신뢰지수' 및 '소비자신뢰지수'가 기준치(100)를 초과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가운데 최고"라며 "올해 말에 이르면 한국의 소비가 급속하게 늘어 'V'자형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기업신뢰지수와 소비자신뢰지수는 어떤 국가의 기업과 소비자들이 각각 6개월 뒤의 경기를 예측한 수치. 100 이상이면 경기 상승을 점치는 전망이 우세한 것이고, 100 미만이면 경기 하향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한다.
<연합뉴스>의 기사 내용 중 한국의 기업신뢰지수와 소비자신뢰지수가 100을 넘겼다는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두 지수의 절대값만을 통해 'V'자형 경기 회복을 점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OECD에서 지난 7월 23일에 발표한 소비자신뢰지수 관련 기사를 보자. 소비자신뢰지수 그래프 중 색칠되어 있는 구간이 경제 침체기인데 소비자신뢰지수가 100을 넘더라도 경제침체기인 시기가 있는가 하면, 100에 못 미치더라도 경제침체기로 분류되지 않는 구간이 존재한다. 지수가 100을 넘거나 혹은 넘지 못하는 것의 의미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셈이다.
그렇다면 기업신뢰지수와 소비자신뢰지수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걸까.
누리꾼 '호두와인'은 자신의 게시물에서 OECD 기사의 영어 제목이 'Consumer confidence remains low but signs of improvement appear(소비자신뢰지수가 비록 낮게 유지되고는 있지만 개선의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라며, "지수의 절대치보다 변화하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준치인 100을 넘어서든 안 넘어서든 지수가 상승하는 추세라면 경기 회복, 하강하는 추세라면 경기 침체라는 얘기다. 지수의 절대값만 가지고 비교한 <연합뉴스>의 기사가 다소 무리스러워 보이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최근 반년간 OECD의 통계치로 그래프를 그려 보면 한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계속 상승해왔지만 기업신뢰지수는 오히려 계속 하강하는 추세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이란 소비자는 점점 긍정적으로, 기업은 점점 비관적으로 하반기 경기를 전망하고 있다는 것 뿐이다.
실제로 얼마 전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일제히 예상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내놓아 화제가 되었지만 이는 원화를 기준으로 한 실적 발표. 달러화로 환산할 경우, 오히려 지난해에 비해 실적이 매우 저조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하락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을 감안해보면 2분기의 실적 상승이 3, 4분기에는 고스란히 실적 악화로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또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제지표 해석과 관련해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 금융위기에 휘말리면서 4분기 성장률이 -5.1%까지 내려갔다. 이런 상태에서 1분기에 +0.1%, 그리고 2분기에 +2.3%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 성장률도 조기 예산 집행과 자동차 세제 혜택 등에 기댄 측면이 있다.
상황이 이러니 하반기 한국의 V자형 경기 회복을 점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인 셈이다. 그런데 <연합뉴스>는 위의 자료를 근거로 기사에 아래와 같은 해설을 덧붙인다.
"한국 정부는 올 하반기 정책을 기업 투자와 민간 소비 촉진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같은 노력이 실물경제에 점차 반영되면서 급속한 경기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OECD가 평가한 것이다."
누리꾼 "객관적으로 기사를 써야 하는데..."
기사를 본 누리꾼들의 비판은 신랄하다.
"어제 뉴스에서 현재 흑자는 수입이 대폭 줄어서 생긴 불황형 흑자이고 하반기에는 원자재값이 상승하고 환율이 떨어지고 소비가 살아나지 않아 경제 전망이 어둡다고 전문가가 말하던데…"(누리꾼 '쥐박멸')
"(기사) 마지막에 기획재정부 관계자 멘트가 눈에 띈다. '하반기에도 더욱 적극적인 기업 규제 완화와 소비 촉진책을 동원할 것'."(누리꾼 '밤하늘아래')
한편 누리꾼 'qqqr'은 "다른 언론사의 소스가 된다는 점에서 객관적으로 펜을 놀려야 할 사람들이 참 할 말 없게 만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는 국내 언론사에 기사를 제공하는 통신사 중 하나다. 실제로 이번 OECD의 발표에 대해 국내 대부분의 언론이 <연합뉴스>와 비슷한 보도를 내보냈다. 국내 최대의 통신사에 무리 없는 분석 기사를 기대하는 것이 무리한 바람일까. 기사 아래에, "직접 원문 자료를 찾아봐야겠다"고 달아놓았던 한 누리꾼의 댓글이 떠오른다.
한국의 급속한 경기회복을 OECD가 평가해?
지난 7월 30일 <연합뉴스>는 "우리나라의 '기업신뢰지수' 및 '소비자신뢰지수'가 기준치(100)를 초과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가운데 최고"라며 "올해 말에 이르면 한국의 소비가 급속하게 늘어 'V'자형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기업신뢰지수와 소비자신뢰지수는 어떤 국가의 기업과 소비자들이 각각 6개월 뒤의 경기를 예측한 수치. 100 이상이면 경기 상승을 점치는 전망이 우세한 것이고, 100 미만이면 경기 하향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한다.
<연합뉴스>의 기사 내용 중 한국의 기업신뢰지수와 소비자신뢰지수가 100을 넘겼다는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두 지수의 절대값만을 통해 'V'자형 경기 회복을 점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OECD에서 지난 7월 23일에 발표한 소비자신뢰지수 관련 기사를 보자. 소비자신뢰지수 그래프 중 색칠되어 있는 구간이 경제 침체기인데 소비자신뢰지수가 100을 넘더라도 경제침체기인 시기가 있는가 하면, 100에 못 미치더라도 경제침체기로 분류되지 않는 구간이 존재한다. 지수가 100을 넘거나 혹은 넘지 못하는 것의 의미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셈이다.
▲ OECD에서 발표한 소비자신뢰지수(CCI)와 경기 침체기 그래프. 위가 OECD평균, 아래가 미국 CCI그래프다. 지수의 수치보다는 경향이 경제침체기와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 OECD
그렇다면 기업신뢰지수와 소비자신뢰지수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걸까.
누리꾼 '호두와인'은 자신의 게시물에서 OECD 기사의 영어 제목이 'Consumer confidence remains low but signs of improvement appear(소비자신뢰지수가 비록 낮게 유지되고는 있지만 개선의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라며, "지수의 절대치보다 변화하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준치인 100을 넘어서든 안 넘어서든 지수가 상승하는 추세라면 경기 회복, 하강하는 추세라면 경기 침체라는 얘기다. 지수의 절대값만 가지고 비교한 <연합뉴스>의 기사가 다소 무리스러워 보이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최근 반년간 OECD의 통계치로 그래프를 그려 보면 한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계속 상승해왔지만 기업신뢰지수는 오히려 계속 하강하는 추세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이란 소비자는 점점 긍정적으로, 기업은 점점 비관적으로 하반기 경기를 전망하고 있다는 것 뿐이다.
▲ OECD에서 발표한 우리나라의 최근 5개월간의 기업신뢰지수 및 소비자신뢰지수. ⓒ OECD
실제로 얼마 전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일제히 예상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내놓아 화제가 되었지만 이는 원화를 기준으로 한 실적 발표. 달러화로 환산할 경우, 오히려 지난해에 비해 실적이 매우 저조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하락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을 감안해보면 2분기의 실적 상승이 3, 4분기에는 고스란히 실적 악화로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또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제지표 해석과 관련해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 금융위기에 휘말리면서 4분기 성장률이 -5.1%까지 내려갔다. 이런 상태에서 1분기에 +0.1%, 그리고 2분기에 +2.3%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 성장률도 조기 예산 집행과 자동차 세제 혜택 등에 기댄 측면이 있다.
상황이 이러니 하반기 한국의 V자형 경기 회복을 점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인 셈이다. 그런데 <연합뉴스>는 위의 자료를 근거로 기사에 아래와 같은 해설을 덧붙인다.
"한국 정부는 올 하반기 정책을 기업 투자와 민간 소비 촉진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같은 노력이 실물경제에 점차 반영되면서 급속한 경기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OECD가 평가한 것이다."
누리꾼 "객관적으로 기사를 써야 하는데..."
기사를 본 누리꾼들의 비판은 신랄하다.
"어제 뉴스에서 현재 흑자는 수입이 대폭 줄어서 생긴 불황형 흑자이고 하반기에는 원자재값이 상승하고 환율이 떨어지고 소비가 살아나지 않아 경제 전망이 어둡다고 전문가가 말하던데…"(누리꾼 '쥐박멸')
"(기사) 마지막에 기획재정부 관계자 멘트가 눈에 띈다. '하반기에도 더욱 적극적인 기업 규제 완화와 소비 촉진책을 동원할 것'."(누리꾼 '밤하늘아래')
한편 누리꾼 'qqqr'은 "다른 언론사의 소스가 된다는 점에서 객관적으로 펜을 놀려야 할 사람들이 참 할 말 없게 만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는 국내 언론사에 기사를 제공하는 통신사 중 하나다. 실제로 이번 OECD의 발표에 대해 국내 대부분의 언론이 <연합뉴스>와 비슷한 보도를 내보냈다. 국내 최대의 통신사에 무리 없는 분석 기사를 기대하는 것이 무리한 바람일까. 기사 아래에, "직접 원문 자료를 찾아봐야겠다"고 달아놓았던 한 누리꾼의 댓글이 떠오른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