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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어도 딸은 처갓집에 큰 도둑이다

한우 농민 큰 처남 화이팅!!.

등록|2009.08.09 09:58 수정|2009.08.0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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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만난 한우들과 이야기를한우 농장을 하고 있는 강화에 사는 큰 처남댁을 방문하여 돌아본 한우 농장 이야기와 세딸들의 사진 이야기를 담아 봅니다. ⓒ 윤도균



입추가 지났는데도 아직 불볕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며 기승을 떤다. 그 바람에 365일 일년내내 새벽 2시 퇴근하여 잠을 청하는 나는 극성을 떨고 있는 무더위로 제대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이리 뒤척 저리 뒤척거리며 잠을 설치고 있는데 새벽들이 느닷없이 요란스럽게 울려오는 아내에게 온 휴대전화 소리에 잠을 깨 통화하는 소리를 들으니 오늘이 강화에서 한우 농장을 운영하는 큰 처남 생일이라고 휴가철이라 강화에 몰려드는  피서객들로 인하여 늦으면 도로가 정체 될 것 같으니 언니 새벽 일찍 떠나서 큰 처남 생일에 다녀오자고 안산에 사는 처제에게서 전화가 온다.

이때 시간이 아직 채 새벽 5시도 안되었는데 말이다. 그러면서 처제 왈 안산에서 지금 출발하면 반 시간이면 언니네 집에 도착할 수 있으니 언니 형부 빨리 준비하고 나와서 기다리라는 통보를 받고 아니 나이 어린 처남 생일에 늙은 매형이 새벽부터 달려가야 하느냐? 난 빼고 당신이나 처제와 함께 다녀오라고 하니 아버지 어머니의 이야기 소리를 잠결에 전해 들은 큰 아들이 아버지 오늘 제가 휴무이니 제가 학원 문 열고 있을테니 두 분 함께 다녀오세요 하는 소리에 더는 아뭇소리도 못하고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안산에서 우리 집 부평까지 5시 40분경에 도착한 처제와 손자 아이를 태우고 이른 아침이 되어 일체의 정체현상 없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강화 고인돌" 지역 인근에 사는 큰 처남댁에 도착하니 7시가 채 안되었다.

그런데 벌써 처남과 대학생 조카 아이는 우리가 온다는 소리를 듣고 한우 아침 사료와 축사 청소를 마치고 우리 일행들을 반가이 맞이 한다. 그런데 동탄에서 오기로 한 막내 처제네 가족은 원당에 살고 계시는 장인 장모님을 모시고 오는 관계로 아직 도착 전인데 아내와 큰 처제는 벌써 도착 즉시 큰처남댁을 앞장 세우고 그 넓은 텃밭에 주렁주렁 열린 단호박, 옥수수, 고추, 가지를 따기 위하여 이 잡듯 밭을 뒤지고 있다. 각자 집에 챙겨갈 속셈으로 말이다.

그러다 보니 큰 사위 처지에서 보면 물론 집에 가져가면 요긴하게 가족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으니 내심 속으로는 쌍수는 아니어도 잘하는 짓이라 환영을 하면서도 또 한편 마음으로는 '다 똑같은 여자 입장인 처남의 댁 생각을 하면 여름내 그 불볕더위속에 농사짓느라 얼마나 고생을 하며 애지중지 가꾸었는데 느닷없이 시누이라는 사람들이 새벽들이 몰려와 밭작물을 아예 싹쓸이 하고 있으니 시누이들이라 차마 말은 하지 못하고 얼마나 마음 한편 속으로 속이 상하고 난감한 일일까 걱정이 된다. 그런데 다행히 큰 처남의 댁은 언제 한 번 싫은 내색 안 하고 시누이들을 이 밭 저 밭 안내를  하며 데리고 다니면서 형님들 모처럼 오신 김에 가지고 가실 수 있을 만큼 많이 따 가져 가시라고 하며 당신이 앞장서 고추, 단호박, 옥수수, 가지를 따 한곳에 모으니 처남댁 앞마당 커다란 평상 마루가 수북하게 쌓인다.

▲ 처남과 처남의 댁이 맘껏 따 가라고 하니 얼마나 많이 땄던지 낑낑 거리며 단 호박을 나르는 셋 딸들 ⓒ 윤도균



그런데 더 웃기는 것은 막내  처제와 동서가 장인 장모님을 모시고 10시 반경 늦게 도착을 하더니 막내처제 근데 언니들이 안 보인다고 두리번거리더니 평상 위에 수북이 쌓인 갖  가지 농작물을 보더니 언니들 벌써 챙겨갈 것들 이렇게 많이 따 모아 놓았다고 하며 자신도 소쿠리 하나를 들고 달리기라도 하듯 밭으로 뛰어가 닥치는 데로 옥수수, 가지, 고추, 단호박을 따는데 정말 이 집 세 딸들 하는 모양새를 보니 "옛말에 딸년들은 도둑"이라고 한 말이 새삼 실감이 날 정도로 완전히 친정 동생네 집 거덜내려고 맘먹고 온 도둑들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안면 몰수하고 욕심껏 얼마나 많이 땄던지 심지어 단 호박은 둘이서 마주 들 수 없을 정도로 수십 개나 따 모아 놓고 형부에게 지원 사격을 요청하지만 "쪽제비도 낯짝이 있지." 큰 사위란 놈까지 가세하여 큰 처남댁 피해를 준다는 생각이 은연중 들어 못 들은척 하고 한우농장을 돌아보고 있다. 

그런데도 큰 처남과 처남댁은 조금도 싫은 내색 하지 않고 웃으며 누나들 가지고 갈 수 있으면 실컷 따 가라고 한 수를 더 뜨니 얼마쯤 계속 허욕과 욕심을 부리던 세 딸들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있는지 언니 이젠 그만 하자고 자제를 하며 욕심껏 따온 옥수수, 단호박, 고추, 가지, 양파를 삼분 타작 나누기를 하느라 혈안이 되어 혹시라도 누가 더 큰 것을 가지면 서로 자기가 큰 것을 가지고 가겠다고 욕심을 내는 세 딸 모습을 물끄러미 보시던 장모님 야 너희 동일이(큰처남)네 것은 하나도 안 남기고 다 가져 가는 것이냐고 하시면서 내심 '큰아들 큰 며느리 땀 흘려 고생한 농작물' 을 다 가져간다는 안타까운 마음을 엿보이시는가 하면 장인 어르신께서는 하도 기가 막히신지 그래 다 덜 가저가라 하시면서 큰아들 내외에게 당신 딸년들 하는 짓이 면목 없으신 듯 하늘만 바라보신다. 이런 분위기도 세 딸들은 눈치코치 아랑곳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서로 한 개라도 자기가 더 챙겨 가져가려고 혈안이 되어 신경전을 부릴 정도이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처남의 댁께서는 소쿠리 가득 옥수수를 찌고 참외를 깎아 평상 위에 차려 내시니 이 대단한 강릉김씨 세 따님들 큰 처남의 댁 앞에서 맛있게 먹으며 ' 시중에서 사먹는 옥수수 참외보다 어쩌면 이렇게 맛이 다르냐고' 마치 '곰 재주 부리듯' 누가 물어보지도 않는데 너스레를 떨면서 격에 어울리지도 않게 그 큰 덩치를 흔들어 대며 큰 처남댁에게 치하 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보고 있자니 명색이 큰 사위 입장에선 웃음이 나오는 것을 억지로 참고 '정말 이 집 세딸들의 고도로 계산된 도둑놈 심보' 한번 정말 대단하다고 놀라며 하도 큰 처남과 처남댁께 면목없어 그 자리를 피해 큰 처남의 한우농장을 돌아보는데 지난해까지 재래식 축사에 한우를 키우며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일 년 사이에 새로운 현대식 축사로 개량하여 150여 두의 한우를 키우고 있는데 그 옛날 나도 32살까지 농촌에서 농사를 지으며 한우를 키워본 경험 시각으로 보는 이곳 처남댁 한우농장 한우들 어쩌면 그렇게 하나같이 우상들이 사람으로 따지면 미인으로 잘 생겼으며 무엇보다도 불그스레한 한우 특유의 윤기나는 털이 탐이 날 정도로 아름답다.

▲ 송아지들이 단체 사진 찍어 준다니까 이렇게 의젓하게 포즈를 취해 줍니다. ⓒ 윤도균





▲ 아저씨 우리들 이쁘지요 우리 주인님은 우리들이 지켜 드립니다. 아저씨 걱정 하지 맘세요 ⓒ 윤도균



어디 그뿐인가 이 미인 소들 내가 카메라를 들고 사진과 동영상을 찍으려 자세를 취하고 소들에게 "포즈"하고 주문을 하면 이 순진한 한우들 나란히 단체로 모습을 취해 주기도 하고 심지어 어떤 소는 반갑다는 듯 내게 다가와 내 자꾸만 핥아 주기도 하고 이상하게 생긴 시커먼 디카에 관심을 보이면서  자꾸 그 커다란 코로 디카를 건드리며 장난을 걸어오는데 왜 있잖아요? 우리나라에 전해오는 성씨에 대한 유래 (김씨는 도깨비, 최씨는 돼지, 노씨는 개, 그리고 윤씨는 소)라고 내가 살던 시골에서는 불렀는데 마침 내가 윤가여서 인지는 몰라도 이날 큰 처남댁 한우농장에서 만난 한우들 일면에서 나와 같은 동족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더욱 애착심이 가며 하나같이 소들이 잘생기고 착하고 듬직하던지요 킥킥킥 이렇게 한우 농장 모습을 돌아보며 큰 처남에게 요즘 많이 힘들지? 하고 물으니 큰 처남 뜻밖에 매부 아녀요 요즘 예년과 달리 한우 값이 좋아 할만하다고 하는 처남의 소리를 들으니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요.

▲ 우리 한우가 우리나라의 미래이고 경쟁력이다. ⓒ 윤도균



그래서 내친 김에 근래 들어 전국 곳곳에 여행하다 보면 "한우마을"이란 상호를 내 걸고 한우를 지역 특산물로 전문적인 판매를 하는 곳이 많은데 이런 판매 전략이 성공을 거둬 '우리 한우고기' 판매량이 증가 원인이 된 것 아니냐고 질문을 하니 '매부 말이 바로 정답'이라고 하는 처남 이야기 소리를 들으며 앞으로 나도 자주는 아니어도 꼭 한우 고기를 될 수 있으면 많이 이용하는 것이 바로 내 처남은 물론 축산 농민을 돕는 일이라 생각을 하며 처남댁 앞에 다가오니 

▲ 아저씨 저 얼굴 좀 이쁘게 박아 주셔요 정말 귀엽네요 ⓒ 윤도균



세상에 우리 장모님 세 딸들 그리고 사 윗놈들이 아예 작당질 하고 와서 큰 처남네 집 거덜낼 것처럼 보여 미꽝머리가 서러우셨던지 난데없이 호미를 들고 마당 아래 텃밭 김매기를 하시니 차라리 큰 사위 종 철이 아범이 밭좀 매게 하고 시키셨으면 좋았을 텐데 장모님이 솔선수범을 보이시니 어떻케 멀쩡한 사위란 놈들이 가만히 있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러다 수 십 년 만에 찌는듯한 폭염아래 밭 매기 체험을 하는데 땀은 비 오듯 하지요, 뙤약볕은  따끈따끈 하지요, 생각 같아서는 당장 그만두고 싶지만, 무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솔수수범 보이시는 장모님 앞에 꼼짝 못하고 작은 밭 한 뙈기 밭매기를 마치고 나니 큰 처남의 댁 모처럼 시누이와 시누 남편들 온다고 전날부터 미리 푹 삶아 준비해둔 여름철 최고의 보양식 메뉴를 장만하시어 마루 가득히 펼처놓고  포식을 합니다.

▲ 뙤약볕 아래 밭 매시는 장모님과 처제 그리고 조카딸 모습입니다. ⓒ 윤도균



그리고 이런저런 가족 이야기하다 귀가하려니 여름철이라 밖에 걸어놓고 한 솥 가득히 끓여 낸 보양탕을 실컷 먹었는데도 불구 또 집집이 커다란 그릇 가득히 담아 차에 실어주시고 세 집 골고루 된장, 고추장, 간장, 무슨무슨 장아치, 바리바리 쌓아 일일이 나눠 주시는데 정말 처남에게는 말할 것도 없지만, 처남에 댁의 그 큰 맘 씀씀이에 얼마나 고마운 생각이 들던지요. 아니 내 가 엊그제 갓 결혼한 신세대 사위라면 모르겠지만, 어영부영 6학년 6반으로 내일 모래면 고희를 바라보며 9살 손자까지 둔 우리 집까지 싸 주시는 큰 처남 댁의 모습을 보면서 아 역시 큰 며느리는 어디가 달라도 다른 것 이구나 생각을 하며 돌아오는 차에서 아내와 처제에게 처남의 댁은 당신들보다 나이도 어린 데 어떻게 그렇게 의연한 모습을 보이실 수 있는지 정말 그 마음 씀씀이가 대단하다 말을 하니 아내도 큰 처제도 자신들도 여자지만 자신들은 그렇게 올케처럼 잘할 자신 없다고 하면서 "대유 성유 엄마" 정말 대단하다고 감탄을 하며 귀가하여 큰 처남과 처남의 댁께 감사를 드린다.

▲ 처남네 현대식 한우 축사 모습 ⓒ 윤도균



▲ 한우의 미래는 밝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한우입니다. ⓒ 윤도균

▲ 농장주인 큰 처남이 작업을 마치고 귀가중이다. ⓒ 윤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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